종합적 지원체계 구축 절실

정부의 6G 준비 착수
정부가 6G 이동통신에 대한 준비에 착수했다. 2028년 이후에나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지금부터 준비해야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6G 이동통신 연구개발(R&D)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위한 첫 관문인 기술성평가를 거쳐 내년부터 2025년까지 총 2천억원 규모의 예산을 6G 연구에 투입하기로 했다.

5년간 6G 기술개발·국제표준·연구 및 산업기반조성에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세계 최고 수준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은 물론 국제 표준·특허를 선점한다는 목표다.

(출처=www.mobileworld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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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중점분야, 10대 전략과제가 정해졌다. 6대 중점분야는 초성능, 초대역, 초정밀, 초공권, 초지능, 초신뢰다.'초성능'은 1테라비트(Tbps)급 전송속도 실현이 핵심이다.

'초대역'은 그 전송속도를 실현할 100㎓ 이상 고대역 주파수 대역 활용이 목표다. '초정밀'에선 인체 반응속도 수준으로 지연속도를 단축하는 기술을 확보한다. '초지능' 분야에서는 네트워크 전 구간에 AI 기술을 적용해 자동화 및 지능형 시스템을 갖추고 '초신뢰'에선 6G 설계 단계부터 보안기술을 내재화한다.

핵심 기술 확보만큼이나 중요환 과제가 국제 표준 및 특허 선점이다. 이 때문에 특허 전략도 수립했다. 표준특허 확보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집중 발굴하기 위해서다.

6G 연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진행한다. 2025년부터 6G 핵심기술 요구 성능을 검증하고 6G 핵심부품·장비의 국산화 기반 확보를 위한 시제품을 개발한다.

5G에 이어 6G에서도 조기 상용화를 통해 원천기술 국제표준과 특허를 확보, 스마트폰 점유율 세계 1위, 핵심표준특허 보유 세계 1위, 장비시장 점유율 세계 2위 이내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5G와 6G
이동통신 기술은 10년 주기로 세대가 전환된다. 3G의 경우 2001년 일본이 첫 서비스를 시작했고 LTE는 유럽에서 2009년 첫 전파를 탔다. 5G는 지난해 4월 한국이 세계 최초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6G는 2028년께 상용화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G도 한계가 있다. 5G는 무선구간에 대한 지연시간만 1ms로 단축했다. 최대 20Gbps의 5G 전송속도로는 다수가 이용하는 자율주행, 초실감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초고속 융합서비스를 보편화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

인공지능(AI)도 제한적인 도입만 가능하다. 커버리지 또한 지상으로부터 최대 120m 높이까지 단말만을 지원하기 때문에 앞으로 등장할 공중 비행체에 적용할 수 없다. 6G는 5G에 이은 차세대 통신 인프라다. 이론상으로는 5G가 4G(LTE)에 비해 전송 속도가 20배 빠르고 6G는 다시 5G보다 무려 50배 이상 빠르다

6G 기술은 1Tbps급 전송 속도, 공중 10km까지 확대된 통신 커버리지 등 5G를 뛰어넘는 기술적 진화가 이뤄진다. 실시간 원격수술, 완전 자율주행차와 플라잉카 등 고도화된 융합서비스의 대중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차세대 6G 비전에 따르면 2030년경 본격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6G 시대에는 △초실감 확장 현실 △고정밀 모바일 홀로그램 △디지털 복제 등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G 시대 주요 트렌드로는 ▲커넥티드 기기의 폭발적인 증가 ▲AI 활용 통신 기술 확대 ▲개방형 협업을 통한 통신망 개발 ▲통신 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격차 해소와 지속가능한 발전 등이 제시됐다.

치열한 경쟁
기술 선점을 위한 글로벌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우리가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이 앞다퉈 기술 선점에 나선 상태다. 국가 주도의 R&D에 착수한 상태다.

미국은 5G 경쟁력에서 중국에 뒤처졌다는 판단 아래 일찌감치 6G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미국은 2017년 5월 6G 연구기관을 설립하고 3000억원의 R&D 예산을 투입했다.

2017년부터 퀄컴 등이 참여하는 R&D가 시작됐다. 특히 미국 AT&T는 이동통신 표준화를 이끌고 있다. 미국은 국방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핵심기술을 개발, 민간산업에 이관하는 미국의 산업기술 혁신 패턴을 따르고 있다.

중국도 지난해 11월 정부 주도의 6G R&D 전담기구를 출범시켰다. 역시 화웨이가 첨병 역할을 한다. 유럽에선 EC가 스마트 네트워크와 서비스 분야 연구와 혁신을 포함한 '전략적 유럽 파트너십' 구축을 목표로 6G 기초기술 개발과 투자를 가속화할 것을 제안했다.

EU는 에릭슨·노키아 등 글로벌 통신장비 제조사를 보유한 강점을 활용, 6G를 계기로 글로벌 통신시장 주도권을 되찾고, 미래 디지털 경제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핀란드는 대학과 기업, 연구센터가 협업체계를 구축해 보안기술 내재화 기반 6G R&D에 착수했다. .

일본도 속도를 내고 있다. 1월 민관연구회를 발족한데 이어 '6G 실현 종합전략을 마련,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일본은 5G에서는 한국·중국에 비해 상용화가 늦었지만, 6G에는 선제적인 전략으로 대응해 동아시아 지역 통신 패권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소니, NTT 도코모가 미국 인텔과 6G R&D 파트너십을 체결, 협력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일본은 6G 인프라 시장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30%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국제표준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6G 표준화는 내년부터 시작된다. ITU가 내년 6G 국제표준 개발에 착수, 6G 비전/요구사항 및 6G 후보 기술 제안·검증·승인 과정을 밟는다.

기업들의 움직임
현재 예상대로라면 6G는 내년부터 개념 및 기술 요구사항 논의를 시작으로 표준화가 착수되고, 이르면 2028년부터 상용화에 들어가 2030년 본격적인 서비스가 이루어 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6G R&D 전략을 마련한 것은 미래 네트워크 주도권을 선점하고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되는 비대면․디지털화에 대응, 미래 신산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 등 당장 민간 투자가 어려운 분야에 투자를 집중한다.

핵심기술개발(2021~2025년), 상용화 지원(2026~2028년) 등 2단계로 나누어 대응할 계획이다. 기업들도 6G 선점을 위해 적극적인 기술개발 및 관련 기업과 협업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5G 경쟁력 강화와 6G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5G 상용서비스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초 6G를 꺼내들었다.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6G 연구센터를 설립,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지난해 6월 삼성전자와 6G 진화 기술 공동 연구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삼성전자 이외에 에릭슨, 노키아 등과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6G 백서를 공개했다.

KT도 지난해 6월 서울대학교와 6G 통신 공동연구 및 자율주행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6G 표준기술 경쟁에 나섰다.

민관 협력체계구축이 필요
이동통신 분야는 가입자가 많고 신흥시장의 성장잠재력이 높아 대규모 단말·장비 시장 선점을 위한 표준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다. 세계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발 앞선 기술개발과 표준 선점이 필수다.

6G는 흔히 무선 네트워크가 AI 기술을 기반으로 데이터 수집, 처리, 소비 등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 이용자 상황과 요구를 스스로 인식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로 정의한다. 초연결 네트워크 인프라는 앞으로 국가 경제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성이 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6G 연구는 미래 통신, 디지털뉴딜 주도권을 확보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다. 6G 기술은 아직 개념 설계 단계다. 5G 성능을 10배가량 높이고, 인공지능(AI)과 위성통신 등을 적용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노키아, 화웨이, 에릭슨 등 주요 통신기기 사업자 중 6G 관련 백서를 공개한 곳은 삼성전자가 최초다.

글로벌 주요 국가와 경쟁·협력으로 6G도 확고한 글로벌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과 선제 투자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2012년 5G포럼을 결성해 기초연구를 시작해 2019년 상용화할 수 있었다. 2020년 6G 기초연구 시작은 늦은 것은 아니지만 빠른 것도 아니다. 미국·중국·일본·EU 등 주요국들의 연구체계 정비는 이미 끝났다.

연구에 투입하는 금액도 우리나라를 압도한다. 6G는 불확실성이 높은 고위험의 도전적인 분야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 주도의 장기 연구 체계가 필수적이다. 민관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R&D 생태계를 선점하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단편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민간기업들의 6G 연구 작업을 체계화하고 기초연구 단계에서부터 정부의 적절한 역할을 찾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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