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은, SPV에 대한 대출 8조원 의결

정부가 신용등급이 다소 낮은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매입하기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 산업은행이 공조해 채권매입기구를 설립, 지원하기로 했다. 한은은 원활한 채권 매입을 위해 해당 기구에 8조원의 자금을 대출해주기로 했다.

17일 한국은행은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한은법 제80조에 따라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에 대한 대출 8조원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한국은행-산업은행은 앞서 지난 5월 20일 제4차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논의를 거쳐 10조원 규모의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CP 매입기구(SPV) 설립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이 지난 6월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위, 금감원, 한국은행,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6월 중 기업 시장성 차입과 금융업권의 리스크 등을 점검하는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진행한 모습. (제공=금융위원회)

이번 매입기구는 정부 재정-중앙은행-정책금융기관이 공조하여 새로운 위기대응협업 모델을 마련한 것으로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위험흡수 재원 지원, 한은은 유동성 공급, 산은은 매입기구 운영 등 역할분담을 맡았다. 

유관기관들은 그동안 이번 매입기구의 운영·투자 방안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마무리하였고, 7월14일자로 ‘기업유동성지원기구(이하 SPV)'가 공식출범했다. 지난 7월8일, 산업은행은 이사회를 개최하고 SPV 출범을 위한 자회사 설립 승인을 의결하였으며, 이에 따라, 7월14일자로 SPV의 법인 설립등기를 완료했다. 그리고 1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한국은행법 제80조에 따라 SPV에 대한 대출 8조원을 의결했다. 

(제공=금융위원회)
(제공=금융위원회)

SPV는 다음주중 1차 재원을 조성하고 회사채·CP 매입을 본격적으로 개시될 예정이다. SPV 재원을 우선 3조원 규모(출자 1조원+대출 2조원)로 조성하고, 나머지 7조원은 capital call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V는 7월24일(잠정)부터 산은이 시장안정 차원에서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13일까지 선매입해 온 비우량채를 포함한 회사채·CP를 매입할 계획이다. 

SPV의 매입대상·조건은 이미 발표한 설립 방안에 따라, 신용등급별로는 투자 등급인 비금융회사 발행물을 모두 포함하도록 하되, 비우량채(A~BBB등급) 위주로 매입한다. 매입증권 만기는 회사채의 경우 만기 3년 이내, CP의 경우 만기 3~6개월이다. 매입기간은 SPV 설립일로부터 6개월(2020년 7월 14일~2021년 1월13일)간 매입한다. 매입가격은 SPV가 시장의 투자수요를 구축하지 않고 기업들의 시장조달 노력을 유도하도록 시장금리보다 낮지 않은 적정 금리수준으로 설정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SPV가 본격 가동될 경우, 최근 회사채시장 여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투자수요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저신용기업의 자금조달이 원활해지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채권시장안정펀드, P-CBO, 회사채 신속인수제 등 시장안정장치간 연계지원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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