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까지 협상...협의 불발 시 과기부 중재안 따르기로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CJ ENM과 딜라이브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재로 '블랙아웃(방송 송출중단)' 사태를 막았다.

양사는 지난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재에 따라 딜라이브와 2020년 방송채널 프로그램사용료 수준에 대해 3가지 사항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선 CJ ENM과 딜라이브는 프로그램사용료 수준에 대해 8월 31일까지 신의성실에 입각해서 원만히 합의할 수 있도록 협상하기로 했다. 이어 8월 31일까지 양 사 간 프로그램 사용료 수준에 대해 서면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양 사는 과기정통부의 중재안에 따르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양사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방송채널을 계속 송출하며, 정부의 중재에 성실히 임한다는 데 합의하기로 했다. 

실제로 ‘블랙아웃’이 단행되었다면 CJ ENM은 절대적 시장지위를 보유한 MPP로서의 책임을 피하기 어려웠으나 과기정통부의 중재로 블랙아웃의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 양사가 과기부 중재안에 따르면서 수도권 가입자 약 200만 명의 딜라이브 가입 시청자들이 CJ ENM 채널을 볼 수 없게 되는 사태는 피했다. 

CJ ENM은 PP(Program Provider·프로그램공급자)다. 이 PP들은 콘텐츠를 제작해 유료방송 송출권을 가진 딜라이브와 같은 SO(System Operator· 종합유선방송국)들에게 제공한다.

이번 CJ ENM과 딜라이브의 갈등은 지난 3월 CJ ENM이 딜라이브 측에 프로그램 사용료 20% 인상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딜라이브 측은 CJ ENM으로부터 받아야할 홈쇼핑 송출 수수료가 작년 하반기부터 일방적으로 깎이면서 그만큼 받지 못한 미지급금을 상계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냈다.

딜라이브에 따르면 CJ오쇼핑(CJ ENM과 2018년 합병한 홈쇼핑 업체)은 작년 7월부터 딜라이브에 내는 송출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20% 인하해 지급하고 있다. 딜라이브 입장에선 CJ오쇼핑으로부터 받을 송출 수수료가 깎인 만큼 CJ오쇼핑과 한 회사인 CJ ENM에 지급할 프로그램 사용료를 동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어 5월에 CJ ENM측이 다시 10%대 인상률로 하향 요구했으나 협상이 결렬되면서 오는 7월 17일 CJ ENM 계열 13개 채널 송출을 중단하는 ‘블랙아웃’이 예고됐다. 

업계는 오히려 이번 분쟁이 CJ ENM 콘텐츠의 가치가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콘텐츠 제 값 받기’라는 명분에 있어서도 CJ ENM은 유리한 국면이며 높은 시청점유율을 다수 보유 중인 CPI 상위 콘텐츠 및 광고시장 영향력 측면에서도 우위라는 평가다. 

하지만 이 같은 양사의 힘겨루기에 피해를 보는 쪽은 결국 시청자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고려해야 한다. 이번 과기부의 중재로 이 사안이 해결되었지만 아직 두 회사가 핵심쟁점인 수수료 인상 여부에 대한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은 만큼,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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