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반 투자상품 출시늘듯

국내 최초로 강화학습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한 펀드가 출시됐다. AI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일반인이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AI로는 AI 스피커, AI 비서 서비스, 챗봇(chatbot) 정도가 전부다. 하지만 금융업계에서는 다르다. IT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하는 동시에 기존 업체들의 AI활용이 늘면서 인공지능이 업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AI 알고리즘 적용 펀드 출시

신한금융투자가 국내 최초로 강화학습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한 ‘신한 NEO 펀드랩’을 선보였다. 신한 NEO 펀드랩은 신한금융그룹의 AI 투자자문 자회사인 ‘신한 AI’가 개발한 인공지능 투자자문 플랫폼인 ‘네오(NEO)’가 데이터들을 심층학습(딥러닝) 함으로서 고객에게 펀드를 선택해주는 랩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는 신한 AI의 포트폴리오 자문을 활용하는 동시에 인간의 판단이 배제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해 각 시장 상황에 가장 적합한 펀드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NEO는 철저한 모델검증을 통해 과거 30년 이상의 글로벌 빅테이터 학습을 수행 43만개의 정형 데이터, 1800만건의 비정형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실시했다. 또 전 세계 약 26만개의 펀드를 분석해 우수한 펀드를 선별 글로벌 투자 기회를 포착한다.

신한 NEO AI 펀드랩은 인간의 감정 개입을 최소화하고 일관성 있는 원칙을 유지하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펀드 풀 정기 점검 및 업데이트를 시행한다. 이에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5일 인공지능(AI) 학습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신한 AI 플랫폼'을 구축 했다고 밝혔다. 이 플랫폼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자체 클라우드 환경을 활용해 AI 서비스 개발부터 운영까지 일괄적으로 자동 처리하는 프로세스다. 이로써 AI 개발과 서비스를 위한 자원의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며 다양한 업무에 신속히 적용될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은 이번 플랫폼 구축을 통해 AI를 활용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AI 상담 서비스 '오로라'의 성능개선 및 로보어드바이저 ‘쏠리치’의 포트폴리오 정확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의 AI기술 적용 경쟁

NH투자증권은 카카오의 인공지능(AI)과 모바일 기술을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적용하고 고객 대상 혁신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디지털혁신 및 AI 활용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NH투자증권은 내부 커뮤니케이션 효율화와 디지털 워크 플레이스 전환을 추진한다. 음성인식, 텍스트 분석 같은 AI 기반 기술력을 확보하는 등 디지털 혁신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높은 AI 기술력을 금융투자 역량에 적용해 시너지 창출에 나설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인 ‘엠올(m.ALL)’을 통해 모바일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엠올 주요 서비스로는 전 금융회사 통합자산조회, 거래 금융회사 간편 찾기, 소비·지출관리, 보유 부동산 시세 조회, 빅데이터 상품추천 등이 있다. 은행(20개), 증권(12개), 보험(35개), 카드(16개)사의 자산과 거래정보뿐만 아니라 국세청 현금영수증 등록 내역, 부동산 국토부 실거래가 조회까지 가능해 고객이 보유한 모든 금융자산과 부동산까지 한번에 모아볼 수 있다. 빅데이터 상품추천은 서울대학교와 산학연계를 통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춘 상품을 제안하는 서비스다. 국내외 주식투자뿐만 아니라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연금투자까지 다양한 자산을 투자아이디어로 제시한다.

카카오, 토스 등 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증권업에 진출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존 증권사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특히 중형 증권사들도 인공지능(AI) 알고리즘·빅데이터 등을 폭넓게 활용하면서 미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유안타증권과 IBK투자증권은 금융 IT서비스 전문기업 코스콤으로부터 받은 빅데이터에 기반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코스콤과 함께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을 둔 증권 투자정보 서비스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초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반 SMD 분석정보-티레이더 상호업무협약(MOU)’을 맺고 서비스를 개발해왔다. 유안타증권의 ‘티레이더’는 유망 종목을 발굴해 상승·하락 구간과 매매 타이밍을 제시하는 AI 기반의 투자자문 시스템이다. 유안타증권이 수년간 축적한 AI 투자분석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와 빅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분석 방식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IBK투자증권 또한 지난 2017년부터 코스콤으로부터 빅데이터에 기반한 SMD를 제공받고 있다. IBK투자증권 임직원과 고객은 SMD 분석정보를 투자참조 정보로서 활용할 수 있다. IBK투자증권은 이를 통해 매일 주식시장 개장 전 전날 이슈 종목을 선별한 ‘종목랭킹 톱10’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해 투자자에게 유망 종목을 발굴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작년 8월 출시한 빅데이터 기반 주식거래 서비스 ‘MINE’을 출시한 데 이어 이 서비스에 적용된 3가지 최신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MINE은 증권업계 내에서 최초로 시도된 빅데이터 기반 주식거래 서비스다.

 

AI가 바꾸는 금융

AI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AI가 산업 현장에서 실전 배치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실제 도입됐더라도 대다수의 경우는 시범 단계,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그러나 오히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실제 수익을 창출하는 기술로 과감하게 AI를 활용하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에서 AI가 실제 사업에 도입돼 수익을 창출하는 분야가 바로 금융시장인 셈이다. AI가 투자하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가 대표 사례다. 자산관리부터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활용이 늘고있다. 업계는 자산관리 서비스 물론 핀테크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투자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는 AI를 활용해 개개인의 성향, 행동패턴 등을 분석해 개인화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초범을 맞추고 있다. 개인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추세다. 현재 단계에서 AI를 활용한 자산관리 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투자상품과 로보어드바이저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상담사인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은행마다 자체 알고리즘을 토대로 고객의 투자 성향과 자산 규모, 연령대, 현재 시장 상황 등을 분석해 맞춤형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해 준다. 이미 국민은행(케이봇쌤), 하나은행(하이로보), 우리은행(하이브리드 우리 로보-알파), 농협은행(NH로보-프로) 등은 AI를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를 운용 중이다.

AI 투자는 로보어드바이저라는 이름으로 익숙하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어드바이저(투자전문가)의 합성어다. 빅데이터, 머신러닝, 알고리즘 기술이 동원됐다. 자동화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AI가 투자 종목을 판단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데이터를 조합하고 학습한다. 거시경제 지표 데이터로 장기 수익률을 분석한다. 소비자 투자 성향, 금액과 같은 각종 조건을 반영한다. 글로벌 데이터 전문 기업들이 제공하는 고가의 경제 데이터를 실시간 취합하기도 한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비용 절감을 꼽을 수 있다. AI가 전문 인력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건비가 절감되고 수수료가 저렴해진다. 또한 AI는 알고리즘을 토대로 시장 변수를 계산·전망한다.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 종목과 비중을 조정한다. 방대한 데이터를 AI는 쉬지 않고 빠르게 처리한다.

 

AI 금융의 미래

투자 상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역시 수익률이다. 설사 수수료가 저렴하고 오류가 없더라도 수익률이 시장 평균치를 하회한다면 소비자의 반응을 끌어 낼수 없다.

지난해 코스콤은 로보어드바이저 33개 투자유형별(안정추구, 위험중립, 적극투자) 평균 수익률을 기간별로 분석했다. 먼저 3개월 수익률에서는 안정추구형(1.54%), 위험중립형(1.76%), 적극투자형(1.89%) 모두 코스피200 수익률(0.37%)보다 우수했다. 6개월 수익률에서는 위험중립형과 적극투자형 성적표가 우수했다. 각각 7.90%, 10.20%로 집계됐다. 코스피200 지수 수익률 5.92%를 상회했다. 안정추구형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5.71%로 코스피200 지수 수익률을 하회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년 평균 수익률이었다. 코스피200 수익률이 -7.40%를 기록할 때 로보어드바이저는 손실을 모면했다. 안정추구형은 2.96%, 위험중립형은 2.23%, 적극투자형은 0.97%를 기록했다. 일단 좋은 평가를 내릴수 있지만 아직 판단을 내리기는 이르다. 우선 표본이 너무 적다. 로보어드바이저 역시 손실 위험성은 상존한다. 시중 로보어드바이저 가운데 실제 손실을 낸 상품도 있었다. 방대한 데이터, 정밀한 알고리즘으로 무장해도 100% 성공을 보장하진 못한다. 그만큼 시장 예측은 어렵다.

AI 투자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정부도 로보어드바이저의 판 키우기에 나섰다. 지난해 로보어드바이저의 펀드 재산 직접 운용이 허용됐다. 로보어드바이저업체가 펀드·일임 재산을 위탁받아 로보어드바이저로 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까지는 자산운용사를 비롯해 라이선스를 보유한 업체에만 펀드의 직접 운용을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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