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5년 내 저렴하고 효율적인 ‘우주 데이터센터’ 가능” 주장
젠슨 황 “비행체, 방사선 대응 AI가속기 재설계 등 ‘불가능’” 반박
‘우주 데이터센터’ 문제로 ‘희대의 인물’ 양자 간 미묘한 신경전
[애플경제 이지향 기자] SpaceX CEO 일론 머스크가 “앞으로 5년 후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우주 데이터센터를 구축, 엄청난 용량의 AI 컴퓨팅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꿈같은 이야기”라고 일축, 양자 간에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는 하드웨어 비용 외에도 발전, 송전, 냉각 요건은 향후 몇 년 동안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의 주요 제약 조건이 되고 있다는 문제 의식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이에 머스크는 20일 “향후 4~5년 안에 궤도에서 대규모 AI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지구에서 동일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주로 무료 태양열 발전과 비교적 간편한 냉각 때문이다. 그러나 젠슨 황은 이에 대해 “기가와트 또는 테라와트급 AI 데이터 센터가 앞으로 직면할 과제라는 점엔 동의하지만, 우주 데이터 센터는 현재로서는 꿈에 불과하다”고 했다.
현재 테라와트급 AI 데이터센터는 지구상에서는 불가능하다. 이에 “전기 비용, AI, 그리고 우주의 비용 효율성이 지금까지 지상의 AI보다 훨씬 더 좋을 것”이라고 머스크는 전망했다. 그는 “4~5년 안에도 AI 컴퓨팅을 가장 저렴하게 구현하는 방법은 태양열 AI 위성을 이용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엿다.
이에 대해 젠슨 황은 “현재 엔비디아 GB300 랙에 장착된 컴퓨팅 및 통신 장비는 전체 무게에 비해 매우 작다”고 지적했다. 전체 구조(2톤 중 약 1.95톤)가 사실상 냉각 시스템인 현실을 의식한 발언이다.
머스크는 또 “컴퓨팅 클러스터가 성장함에 따라 전력 공급 및 냉각에 대한 요구 사항이 지상 인프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증한다”면서 “연간 200GW에서 300GW에 달하는 연속 출력을 목표로 하려면 대규모의 고비용 발전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에 따르면, 현재 지상의 전력망 상황에선 1테라와트에 가까운 안정적인 AI 관련 수요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머스크는 “그 정도 규모의 (1테라와트의 연속 출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우주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우주에서는 지속적인 태양열을 얻을 수 있다. 우주는 항상 맑기 때문에 배터리가 필요하지 않다. 유리나 프레임도 필요 없고 냉각도 복사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태양광 패널은 실제로 더 저렴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린다. 지구에서 AI에 필요한 전력을 충분히 생산할 수 없다는 지적이나, 우주가 대규모 AI 컴퓨팅 구축에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선 수긍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AI클러스터를 우주에 배치하는 데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이것이 젠슨 황이 “현재로서는 꿈”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더욱이 우주 공간의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 구축은 말처럼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메가와트급 GPU 클러스터는 적외선 방출만으로 열을 방출하기 위해 거대한 라디에이터 날개가 필요하다. 즉 머스크가 지적했듯이 복사 방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여러 기가와트 시스템당 수만㎡의 배치 가능한 구조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는 현재까지 비행했던 그 어떤 것보다 훨씬 더 큰 규모다.
“이런 규모의 비행체를 발사하기 위해선 스타십급 비행이 수천 번 필요하지만, 머스크의 4~5년 계획으로는 비현실적이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는게 또 다른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그런 측면에서 젠슨 황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또한 블랙웰이나 루빈과 같은 고성능 AI 가속기와 관련 하드웨어는 강력한 차폐 또는 완전한 방사선 내성 재설계 없이는 우주공간의 방사선을 견뎌낼 수 없다. 이에 맞게 재설계하기 위해선 클럭 속도를 크게 저하시키거나, 성능보다는 복원력에 최적화된 완전히 새로운 공정 기술을 요구할 것이란 지적이다. 그런 이유로 “우주 공간에 AI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건 현재로선 비현실적”이란 주장이다.
머스크의 의견에 비판적인 전문가들은 “게다가 지구와의 고대역폭 연결, 자율 서비스, 파편 회피, 그리고 로봇 유지보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아마도 이것이 젠슨 황이 이 모든 것을 현재로선 ‘꿈’이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은 언젠가 이뤄진다”는 희망섞인 기대를 하는 시각도 적지않아 두고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