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암모니아 운반선 개발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국내 조선사들이 친환경 연료를 활용한 선박 기술을 넓히며 암모니아와 LPG를 함께 싣는 선형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국제 규제가 더 엄격해지고 선주들도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선박을 찾으면서 새 연료 기반 선박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HJ중공업이 중형급 LPG·암모니아 운반선 설계를 마치고 영국 로이드선급(LR)에서 기본설계승인(AiP)을 받았다.
HJ중공업이 개발한 선형은 약 4만5000㎥ 규모의 화물창을 갖춘 중형급 운반선이다. 길이는 약 190m, 폭은 약 30m로 설계됐다. LPG와 암모니아 외에도 염화비닐모노머(VCM)를 실을 수 있어 운항 방식에 따라 다양한 화물을 한 선박에서 처리할 수 있는 구조다. 선주들이 선박 운영 계획을 세울 때 선택 폭이 넓어진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암모니아는 독성과 부식성이 강해 안전 기준이 까다롭다. HJ중공업은 누출 여부를 바로 감지하는 장치와 자동 환기 시스템을 배치하고, 낮은 온도에서도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특수 강재를 탱크에 적용했다. 선체 구조도 하중을 고르게 분산하도록 조정해 안전성을 높였다.
로이드선급은 선박 설계와 탱크 구조를 검토한 뒤 국제해사기구(IMO)의 가스선 규정(IGC Code)에 맞는 조건을 충족했다고 보고 AiP를 부여했다.
조선업계는 LNG 중심의 친환경 선박 개발에서 더 나아가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으로 기술 범위를 넓히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각국 정부가 탄소 감축 기준을 강화하면서 해운사들도 대체 연료 기반 선박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도 기술 확장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HJ중공업도 메탄올 추진선과 이중연료 추진선, 수소선박, 암모니아 추진선까지 다양한 친환경 선박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이번에 얻은 AiP를 기반으로 향후 발주 시장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HJ중공업 관계자는 “국제 기준을 통과하면서 설계 역량을 다시 한번 보여줄 수 있었다”며 “친환경 선박 기술을 꾸준히 강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 키우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