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엔비디아 GPU AI프로세서 속도의 1천배” 주장
6인치 실리콘 웨이퍼에 1천개 광학 부품 ‘모노리식’ 설계로 집적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엔비디아 칩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며 공급난을 겪고 있다. 반면에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계기로 최근 자국 기업들에게 “엔비디아 칩 자제령”을 내리고, 대신 칩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칩 공급난 극복의 또 다른 방법으로 양자컴퓨팅 칩도 주목을 받곤 했다.
특히 중국이 최근 “AI 워크로드 처리 속도가 엔비디아 GPU보다 1,000배 빠르다”며 ‘광학 양자 칩’을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 관심을 끌고 있다. 해당 업체는 연간 웨이퍼 12,000장을 생산할 것이라도 했다. 물론 중국업체의 이런 발표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도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기술 기반의 칩’을 발상한 점만으로도 큰 관심을 사고 있다.
실제로 이미 엔비디아도 유사한 수준의 광학 양자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양자 컴퓨팅 플랫폼 활용한 최초 사례”
물론 양자 컴퓨팅이 주류 기술이 되기에는 갈 길이 멀다. 그렇기에 중국 기업이 세계 최초로 ‘산업용’으로 확장할 수 있는 ‘양자 칩’을 개발했다는 사실은 더욱 놀라운 것이다. 중국측은 “완전히 새로운 광학 양자 컴퓨팅 칩”임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탐스하드웨어 등에 따르면, 중국의 광학 칩 기술업체 ‘CHIPX’라는 곳에서 엔비디아 GPU보다 AI 작업이 ‘1,000배’ 빠르다는 칩을 개발했다. 이 업체는 이미 “항공우주나 금융 등 일부 산업에서 이를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업체에 의하면 이 칩은 광자 및 전자 장치를 위한 새로운 공동 패키징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양자 컴퓨팅 플랫폼을 널리 활용한 최초의 사례라는게 업체의 주장이다. 핵심은 집적도가 높은 웨이퍼 기술이다. 즉 “해당 광자 칩은 6인치 크기의 작은 실리콘 웨이퍼에 1,000개 이상의 광학 부품을 ‘모노리식’ 설계로 집적했다”는 것이다. 기존 양자 컴퓨터에 비해 매우 ‘컴팩트’(조밀)하다는 평가다.
기존 양자 컴퓨터를 구축하는데는 대략 6개월 가량이 걸린다. 그러나 CHIPX의 양자 칩을 탑재한 시스템은 단 2주 만에 구축이 가능했다고 한다. 또한, 이런 설계 덕분에 AI GPU처럼 칩들이 서로 연동해 작동할 수 있다. 확장도 쉽게 함으로써 100만 큐비트의 양자 처리 능력을 지원할 수 있다.
‘물질’ 대신 ‘빛’(또는 광자)을 기반
CHIPX의 광학 양자 칩은 물질 대신 빛(또는 광자)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빛을 큐비트의 정보 전달 매개체로 사용한다. 빛은 컴퓨터 처리에 있어 전기보다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물리적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열을 발생시키지 않으며, 전기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전달된다.
특히 이는 AI로 인해 전력 소비가 급증하는 데이터센터의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즉 광 컴퓨팅은 전기 연결을 대체할 수 있는 잠재적인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CHIPX가 공표한 것과는 달리, 당장 신형 양자 칩의 대량생산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사용되는 소재가 너무나 정밀하고 섬세하기 때문이다. 이 칩을 생산하는 시설은 연간 12,000장의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다. 웨이퍼 하나에서 대략 350개의 칩을 생산한다. 이는 일반적인 반도체 팹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생산량이다.
또한 해당 양자 칩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대량생산이 쉽지 않은 문제 외에도 또 다른 애로점들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양자 컴퓨팅 역량에서 서구 국가들을 앞지르겠다”는 중국의 각오와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美 등 서방세계에 또 다른 ‘위협’
물론 “엔비디아 GPU보다 1,000배 빠르다”는 주장이 대내외적으로 검증된 바는 없다. 그럼에도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양자 컴퓨팅 부문에서도 중국이 미국과 서방세계에 위협적 존재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양자 컴퓨터는 본질적으로 기존 컴퓨터로는 이해하기 힘든 속도로 방정식을 풀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까진 미국과 유럽 국가들엔 이번 CHIPS 광 양자 칩처럼 작거나 확장 가능한 양자 컴퓨터가 등장한 적 없다. 다만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이 양자 컴퓨팅 분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런 와중에 중국이 이같은 광 양자 칩을 공표, ‘제2의 딥시크’ 사건에 비교될 만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