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MS 엔지니어이자 ‘작업관리자’ 대부 데이브 플리머의 ‘저격’
“‘가드레일 구현, 복잡한 도구를 숨기는 방식’은 효율성·제어기능 저해”
“숙련된 전문가 모드 따로 만들어야”, 유명 권위자 비판에 업계 ‘충격’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전직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엔지니어이자 ‘작업 관리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이브 플러머가 MS 윈도우를 공격하는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에 윈도우에 대한 상세한 비판 글을 게시하며, 사용자들에게 “윈도우는 한 마디로 말해 ‘엉망’”이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MS 등 빅테크의 전직 사원이나 간부, 임원들이 ‘친정’에 대한 뒷담화나 험담을 한 일은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번엔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OS라고 할 수 있는 ‘윈도우’를 그 근본에서부터 뒤집고 부정하는 발언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다른 사람도 아닌 ‘작업 관리자’ 부문의 최고 권위자로서, 심지어는 해당 기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 윈도우 자체를 부정하고 나서 충격마저 주고 있다.

플러머는 윈도우의 효율성 자체를 부인했다. 즉, “OS의 핵심(커널)이 강력하고 견고하다고 (사용자들이) 생각하지만, 실제론 사용자들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계층이 오히려 효율성과 제어 기능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MS는 가드레일을 구현하고 복잡한 도구를 숨기는 방식으로 “최대한 많은 사용자에게 윈도우 경험을 원활하게 한다”는 취지로 나름의 개선 작업을 수년 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플러머에 의하면 이런 방식은 초보자에게는 적합하지만, 숙련된 사용자의 작업 속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플러머는 “숙련된 사용자는 곧 아마추어 사용자를 돕고 기술에 대한 여론을 형성하는 사용자”라며 “운영 체제가 숙련된 사용자를 무시한다고 느낄 때, 사용자들은 으레 리눅스나 맥OS(macOS)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플러머는 그러나 ‘친정에 대한 애증’의 감정 탓인지, 그냥 비난만 퍼붓지 않았다. 전문가로서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즉, “이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선 윈도우 ‘프로페셔널 모드’(전문가 모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 모드’에선 운영 체제가 모든 프로모션 알림이나, 광고, 불필요한 프롬프트를 비활성화한다. 대신 모든 제어 기능을 단일 위치에 통합한 것이다. 또 윈도우 터미널(Windows Terminal)이나 오픈SSH(OpenSSH)와 같은 고급 도구를 표준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즉, 윈도우에서 리눅스 환경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사용자가 시스템 사용에 따른 불편함을 덜 느끼므로 워크플로우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플러머는 또한 “MS가 설치 시 각자의 ‘로컬 계정’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용자를 존중해야 한다”며 “MS 계정을 사용하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DirectX’나 ‘Active Directory’와 같은 기능 덕분에 윈도우 플랫폼의 핵심 기능은 게임, 개발, 비즈니스에 적합한 OS가 되었다”면서도 “그럼에도 숙련된 사용자에게는 제어 기능과 ‘방해받지 않는 환경’이 분명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선 물론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OS에서 사용자들이 절실히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옵션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MS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플리머의 비판과 고언에 MS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란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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