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윈도우 이어, AMD 구형 라데온, RDNA 지원중단 ‘번복’ 소동
애초 “Radeon 5000 및 6000 시리즈 GPU 지원 중단, 축소” 방침
사용자들 거센 반발에 ‘철회’…MS ‘윈도우10’ 지원 중단 사태 방불

AMD의 최신 RDNA 4 아키텍처의 라데온 9000 시리즈. 최근 이들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라데온 5000이나 6000 등 구 버전의 제품 지원을 중단키로 했다가 다시 번복하는 소동이 일었다. (이미지=AMD)
AMD의 최신 RDNA 4 아키텍처의 라데온 9000 시리즈. 최근 이들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라데온 5000이나 6000 등 구 버전의 제품 지원을 중단키로 했다가 다시 번복하는 소동이 일었다. (이미지=AMD)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AMD가 애초 Radeon 5000 및 6000 시리즈 GPU에 대한 지원을 중단, 축소하기로 했으나, 사용자들의 반발로 이를 사실상 철회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이는 앞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11 전환을 앞두고 윈도우10 지원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가, 다시 재개한 사태를 방불케 한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구버전 밀어내기’와, 무리한 ‘신제품 코스프레’를 재연한 것이란 비판이 따르고 있다.

엔비디아 비교한 비판 목소리 높아지자 ‘번복’

사용자들 간에는 “엔비디아는 2019년부터 2022에 걸쳐 출시된 GeForce RTX 20이나 30 시리즈 GPU를 계속 지원하고 있다”며 비교하는 목소리도 높다. AMD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지원 종료는 통합 그래픽을 탑재한 게이밍 핸드헬드와, 저가형 PC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다.

결국 “이대로 뒀다간 결코 마케팅에 이롭지 않다”고 판단한 나머지 AMD는 당초 입장을 번복했다. Radeon 5000 및 6000 시리즈를 비롯, RDNA 1, RDNA 2 아키텍처 등 구 버전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빅테크들이 으레 그렇듯이, 이번 소동은 신제품 전략의 일환으로 구 버전 제품을 퇴장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앞서 지난 주, AMD는 Radeon GPU용 ‘Adrenalin 드라이버 패키지’ 버전 25.10.2를 출시했다. 버그 수정과 게임 성능 향상을 포함한 일반적인 드라이버 출시로 여겨질만 했다.

그러면서 AMD는 당시 “Radeon RX 5000 시리즈 및 6000 시리즈 GPU, RDNA 1, RDNA 2 아키텍처에 대한 지원을‘유지 관리 모드’로 전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2019년 처음 등장한 RDNA는 AMD가 개발한 GPU 마이크로아키텍처와 수반되는 명령어 세트 아키텍처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술이다.

RDNA2 아키텍처의 라데온 6000 시리즈 이미지. (출처=AMD)
RDNA2 아키텍처의 라데온 6000 시리즈 이미지. (출처=AMD)

AMD의 이런 발표는 2022년 출시된 일부 전용 그래픽 카드를 포함한 여러 GPU들은 새로 출시된 게임에 대한 최신 수정이나 성능 최적화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런 소식은 ‘탐스하드웨어’, ‘아즈테크니카’ 등 주요 기술매체들에 의해 널리 전파되었다. 그러자 이에 대한 사용자들의 거센 반발이 일기 시작했다. 당황한 AMD는 이에 다시 여러 차례 입장을 바꿨다.

결국 “구형 GPU는 ‘시장 요구’에 따라 새로운 기능이나, 버그 수정, 게임 최적화 지원을 계속 받을 것”이라고 밝혔디.

“구형 GPU 아키텍처, 별도의 드라이버 경로로 이동”

AMD는 이후 또 다시 별도의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25.10.2 드라이버 릴리스가 곧 RDNA 1 및 RDNA 2 지원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구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통합 및 전용 GPU는 새 릴리스(게임)에 대한 지원, 안정성 및 게임 최적화, 보안 및 버그 수정을 계속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AMD는 다만 “구형 GPU 아키텍처가 별도의 드라이버 경로로 이동되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는 최신 RDNA 3 및 RDNA 4 기반 GPU에 적용된 수정 사항과 기능으로 인해 RDNA 1 및 RDNA 2 GPU의 작동이 의도치 않게 중단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게시물에서 AMD는 또 “이제 ‘RX 5000 및 RX 6000 시리즈’ 제품은 수년간의 튜닝과 최적화를 기반으로 구축된 ‘안정적인 전용 드라이버 브랜치’를 활용하게 되었다.”고 애써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최신 아키텍처를 위해 설계된 급격한 변경 사항으로부터 이전 세대 GPU를 보호하면서도, 동시에 더욱 부드럽고 일관된 게임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코드 경로를 분리함으로써 엔지니어들은 RDNA 3 및 RDNA 4의 새로운 기능을 더욱 빠르게 개발할 수 있고, RDNA 1 및 RDNA 2는 나름대로 현재는 물론, 향후 출시될 게임에 최적화되면서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논리다.

구형 RDNA 이미지. (출처=AMD)
구형 RDNA 이미지. (출처=AMD)

애초 지원 중단 ‘윈도우 10’ PC도 다시 포함

AMD는 애초 ‘25.10.2 Adrenalin’ 릴리스 노트에선 윈도우 10을 ‘호환 운영 체제’ 목록에서 제외하고, 윈도우11 21H2 이f상만 포함시켰다. 그러나 사용자들의 반발이 거세자, 다시 ‘Windows Latest’에 “드라이버 패키지가 당분간 윈도우 10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또 처음엔 릴리스 노트에 윈도우 10이 나열되지 않았던 이유도 애써 해명했다. 즉 “마이크로소프트가 비록 기술적으로 ‘윈도우 10’ 지원을 종료했지만, PC에서 윈도우 10을 실행하는 일반 사용자들은 비교적 쉽게 1년 추가 보안 패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다른 회사인 MS의 방침을 이유로 들었다. 앞서 MS는 최소 2028년까지 기업, 학교 및 기타 대규모 조직에서 윈도우 10에 대한 지원을 계속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RDNA 2 아키텍처는 게이밍 PC의 통합 GPU에 오랫동안 꾸준히 사용되어 왔다. 사실 AMD와 인텔의 저가형 칩 중 상당수는 기존 실리콘의 리브랜딩 버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AMD는 RDNA 2 GPU를 탑재한, ‘무늬만의 신제품’을 계속해서 출시하고 있다. 그런 관행에 안주하며, 안일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다가, 되레 큰 봉변을 당한 셈이다. 그래서 “이번 사태는 다른 기술기업들에게도 반면조사의 교훈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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