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과잉 홍보가 되레 ‘의구심’ 유발, 삭제도 여의치않아
“‘엣지’의 잡다한 기능들, 웹브라우저 가득 채워” 불만도
‘크롬’은 상승, 브라우저 시장 압도, 사파리·파이어폭스도 소폭 하락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엣지’(Edge)가 웹 브라우저 시장의 점유율을 잃고 있다. 6개월 만에 사용자 4분의 1이 감소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거의 ‘추락’이라고 할 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가 일각에선 “그다지 놀랍지는 않다”며 이미 그간 상황을 보면 충분히 예상된 일이란 반응도 있다.
스탓카운터(Statcounter) 통계에 따르면 엣지는 지난 5월 이후 줄곧 사용자가 줄어들고 있다. 그 바람에 9월 들어선 마이크로소프트 엣지의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이 10.37%로 떨어졌다. 반면에 구글 크롬(Chrome)은 무려 73.81%의 점유율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데스크톱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MS 엣지의 인기는 계속해서 급락하고 있는 반면, 구글 크롬은 오랜만에 점유율이 상승했다.
엣지는 지난 8월에 비해서도 1.36%나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수치 자체보다 ‘흐름’이다. 스탓카운터 추정치에 따르면 엣지는 매우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그야말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모양새다.
크롬의 상승은 상대적으로 다른 브라우저의 하락세를 부추겼다. 9월 기준으로 3위인 사파리(Safari)도 6.34%에서 5.69%로 하락했다. 파이어폭스(Firefox)는 4위를 차지했지만, 4.93%에서 4.45%로 하락했다. 그러나 특히 ‘엣지’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엣지는 지난 5개월 동안 데스크톱 브라우저 점유율이 거의 3.3%, 그러니까 자사의 점유율 전체의 4분의 1이 감소한 것이다. 올해 최고치인 13.64%에서 10.37%로 3.3%나 감소한 것은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렇게 추락하는 이유가 뭘까. 물론 이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스탓카운터 통계에 대해 또 다른 시장분석기관 ‘트랜스포마 인사이트’는 “문제는 엣지 자체에 있다”고 했다.
엣지에 대한 과잉 홍보가 오히려 소비자들로 하여금 일말의 의구심을 갖게 한데다, 이를 삭제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점이 불만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많은 사용자들로선 엣지가 쓸데없는 기능들을 과잉 출시, 브라우저를 가득 채우는 것도 불만이다.
“엣지, 쓸데없는 기능들 불필요하게 많아”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11(또는 윈도우10)에서 엣지 브라우저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트랜스포마’는 “어떤 식으로든 홍보가 지나칠수록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수년간 계속해서 무언가를 강요당하면 많은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의심을 품기 마련”이라고 했다. 즉 “왜 그렇게 엣지를 강요하는 걸까? 왜 계속 엣지를 기본 브라우저로 설정하라고 하는 걸까? 엣지에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이렇게까지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가?”와 같은 불신을 심어준다는 지적이다.
앞서 유럽의 경우 EU의 데이터 규제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지 윈도우 11 사용자에게 엣지를 삭제하는 등의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 사용자에게는 그런 특권이 없다는 점도 일부 사용자에게는 불만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람들이 엣지를 떠나는 또 다른 이유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 추가 기능들로 브라우저가 가득 차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는 좀 더 까다로운 문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들어 이 문제를 인지하고 간소화 조치를 시행해 왔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 AI 추진의 일환으로 브라우저에 더 많은 AI 기능을 추가하고 있는데, 이는 일부 사용자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물론 ‘트랜스포마’는 “정확한 이유를 명확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엣지를 과잉 홍보하는 것이 이러한 이탈의 근본 원인이며, 브라우저에 대한 다양한 광고와 프로모션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다른 접근 방식을 시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소위 ‘잔소리’를 줄이고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엣지에 대해 동일한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즉 모든 사용자들에게 엣지를 삭제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언뜻 보면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엣지를 삭제하는 것이 논리에 어긋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실제로 “사용자들의 인식을 의미 있게 바꾸고, 엣지에 그 어떤 ‘불순한 의도가 없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