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AI로 인한 대체율 1% 미만, “1~3차산업혁명때와 비슷”
일자리 대체 대부분은 “AI가 아니라, 경제 전반 상황 때문”
‘정보·미디어 부문은 비교적 영향 커, 금융 부문도 다소 영향
예일대 연구,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 미칠지 예측하기엔 일러”

참관객들로 붐빈 '2025 서울모빌리티쇼' 모습으로 본문과는 직접 관련이 없음. (사진=애플경제)
참관객들로 붐빈 '2025 서울모빌리티쇼' 모습으로 본문과는 직접 관련이 없음. (사진=애플경제)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일부 반론에도 불구하고,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란 사실은 상식이 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외에서 콜센터나 고객 부서는 물론, 심지어 AI 개발자에 이르기까지 해고와 AI자동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전 직종과 직업을 보면, AI가 아직까진 누구의 일자리도 빼앗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해서 관심을 끈다. 이는 기존의 통념이나 일부 사례와는 상반된 의외의 결과다.

실제 최근 미국 예일대 조사에 의하면 이, 퇴사, 취업 측면에서 챗GPT 출시 이후 변화 속도가 종전과 1%p 미만의 차이를 보였다. 해당 연구는 “생성 AI가 노동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은 알 수 없다”고 결론지으며 이같이 밝혔다.

“노동 시장에서 AI의 의미 있는 영향 없어”

사실 챗GPT 출시를 발화점으로 생성 AI는 지난 33개월 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 기간에 AI가 미래의 일자리나 업무 방식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를 두고 많은 추측이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세일즈포스, 클라나, 듀오링고 등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업들은 인력을 감축하는 대신 생성 AI를 활용한다고 홍보해 왔다. 그러나 오픈AI CEO 샘 앨트먼은 평소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크게 침해하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런 추세를 반박했다. 특히 최근엔 신뢰할만한 예일대의 새로운 연구에서도 역시 “노동 시장 전체에서 AI가 의미 있는 효과를 내지 못하고, (인간 대신)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힌 것이다.

사진은 실리콘밸리 직장인들로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출처=펙셀)
사진은 실리콘밸리 직장인들로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출처=펙셀)

해당 연구진은 몇 가지 요인을 조사했다. 첫째는 챗GPT 출시 이후 33개월 동안의 변화 속도가 과거 (20세기 이전 산업혁명마다 있었던) 초기 기술 변화 시기와 다른가 하는 것이다. 다음으론 경제 전반의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증거 유무를 조사했다. 그런 다음 연구진은 특히 이러한 변화를 ‘(1990년대) 데스크톱 컴퓨터가 직장에 도입되고 인터넷이 등장한 시기’와도 비교했다.

그 결과 이직, 퇴사, 취업 상황 등을 보면, 챗GPT 출시 이후 AI의 일자리 대체 속도가 ‘컴퓨터와 인터넷 출현 시기’보다 약간 높았음에도 불구, 1%p 미만의 변화(일자리 대체 비율)를 보였을 뿐이다.

“퇴사, 이직을 생성AI 탓으로 돌려선 안돼”

물론 업종별로는 다소 차이가 있다. 예일대 연구진에 의하면 금융, 정보 서비스, 전문직과 비즈니스 등의 직종이 다른 분야보다 생성AI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

특히 신문(newspaper)부터 데이터 처리, 영화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정보 분야 직종은 챗GPT가 출시된 2022년 11월 이후 가장 큰 변화를 경험했다. 출시 후 32개월 동안 이 분야 직종에서 이직이나 퇴사, 신규 취업 등 ‘고용 구성 변화’가 무려 14%에 달했다. 이는 기준치인 4%를 약간 넘는 수치다.

이에 비해 전문직이나 비즈니스 부문은 약 6.5%, 금융 활동은 약 8.5% 변화가 생겼다. 즉, 일자리가 대체되었다는 뜻이다.

사진은 본문과는 관련이 없음. (출처=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일자리추진단
사진은 본문과는 관련이 없음. (출처=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일자리추진단

그러나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퇴사, 이직 등)를 생성AI의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즉 이러한 변화는 언뜻 보기에 생성 AI에 기인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다르다는 주장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미 이런 산업 내 추세는 챗GPT 출시 이전에 시작되었음을 시사한다. 그래서 “더 넓은 시각에서 볼 때, 정보 산업의 큰 변화는 특정 기술 발전의 결과라기보다는 산업 자체의 특성인 것으로 보인다”는 예일대 연구진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따르면 “생성 AI가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게 결론이다. AI가 노동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경제 전반에 걸친 중대한 혼란보다는, ‘안정성’을 주로 반영한다는 논리다.

생성 AI가 변혁적이고 범용적인 기술임엔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기술이 향후 일자리에 얼마나 큰 파괴적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실제 연구에서도 “기술 발전 초기 단계에서 광범위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이전 기술 혁신(1~3차산업혁명) 시기의 변화 속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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