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과 차세대 기술 확보가 향후 산업 경쟁력 결정
화재 취약한 액체 전해질 대신 전고체 배터리 개발 경쟁

리튬이온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효율이 뛰어나 산업과 일상에서 핵심적으로 쓰인다.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사진:미드저니)
리튬이온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효율이 뛰어나 산업과 일상에서 핵심적으로 쓰인다.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사진:미드저니)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는 일단 배터리 이동 과정에서 부주의한 결과로 지목되었다. 번 사건은 시설 관리와 배치, 배터리 노후화 등 몇 가지 복합적 원인이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크게 보면 역시 화재 가능성이 높은 기존 배터리의 취약성으로 근본적 원인이 좁혀진다.

애초 리튬이온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충전과 방전 효율이 뛰어나, 소형 전자기기부터 전기차, 재생에너지 저장장치, 데이터센터까지 다양하게 쓰인다. 스마트폰이 하루 종일 문제없이 작동하고, 전기차가 수백 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것도 이 배터리 덕분이다.

폭발 위험과 원자재 의존 문제, 전고체 배터리 개발로 대응 필요해

하지만 리튬이온배터리는 여전히 과제를 안고 있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성능이 좋지만, 발열과 폭발 위험도 커진다. 전기차 화재나 ESS 사고에서 이런 문제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또 리튬, 니켈, 코발트 같은 핵심 소재는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해 가격 변동과 공급 불안정이 산업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국내 기업들은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과 원자재 확보에 공을 들인다. 소재 내재화, 재활용 기술 개발, 협력국과 장기 계약 등 전략이 모두 연결된다. 정부도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소재 자급을 지원하며 산업 경쟁력을 지키려 한다.

차세대 기술 중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전고체배터리다. 액체 대신 고체 전해질을 쓰면서 폭발 위험을 줄이고 효율을 높인다. 삼성SDI와 현대차그룹, 일본 토요타는 2027년 이후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전고체배터리가 보급되면 전기차 주행거리가 늘고 충전 시간이 짧아져, 사용자가 체감할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확산, 재생에너지 확대, 데이터센터 증가로 배터리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국내 기업들은 북미와 유럽에 합작공장을 세우고, 안정적 원자재 확보에도 나서며 대응하고 있다.

K-배터리 3사, 기술력과 공급망으로 시장 선도

한국은 리튬이온배터리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K-배터리 3사’가 대표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대형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 합작법인을 세워 생산 거점을 넓히고, 원통형과 파우치형 등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해 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SK온은 빠른 성장으로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포드와 현대차 등 완성차 기업과 협력하며 미국 내 합작공장을 추진하고, 니켈 함량을 높인 배터리로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고 있다.

삼성SDI는 프리미엄 시장에 강점을 보인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고급차 브랜드에 고성능 배터리를 공급하고, 전고체배터리 연구를 통해 차세대 기술 선점을 노리고 있다.

세 기업 모두 소재에서 셀, 모듈, 팩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다. 사용 후 배터리에서 리튬과 니켈을 회수하는 재활용 사업도 확대하며 친환경 경쟁력까지 확보했다. 기술과 공급망, 친환경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는 구조가 한국 배터리 산업을 세계 무대에서 차별화시키는 핵심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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