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된 2100만개의 코인,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시스템”
‘순수 암호화폐’너머 광범위한 ‘암호화폐 자산’ 세계의 핵심
분산원장의 투명성으로 중앙집중형의 불안, 불투명 해소

비트코인. (출처=언스플레시)
비트코인. (출처=언스플레시)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기존 법정통화에 비해 여전히 비트코인(BTC)에 대한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 비트코인은 단순한 암호화폐의 선두주자가 아닌, 암호화폐 기반 토큰과 규칙에 기반한 ‘글로벌 통화 시스템’이란 주장이 새삼 눈길을 끈다.

즉, 비트코인이야말로 ‘유일한 규칙 기반’ 화폐 시스템이며 경쟁자들을 압도하게 된 이유란 얘기다.

비트코인 ‘독자적인 카테고리’ 갖춰

최근 암호화폐 투자 커뮤니티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글로벌 투자운용사인 아크 인베스트(ARK Invest) CEO 캐시 우드는 이처럼 비트코인에 대한 나름의 주장을 편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최근 ‘마스터 인베스터’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다양한 암호화폐와 비교하며, “수십 년 후에는 비트코인이 단연코 가장 큰 암호화폐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에게 암호화폐 세계는 수천 개의 다양한 코인과 토큰이 헤엄쳐야 하는 탁한 바다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보기에 따라선 훨씬 더 단순한 관찰이 가능하다. 즉, ‘순수 암호화폐’와 더 넓은 개념의 ‘암호화폐 자산’의 세계로 명확하게 구분된다. 그 핵심은 바로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을 그토록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규칙’이다. 앞서 캐시 우드는 “비트코인은 규칙에 기반한 통화 시스템”이라고 했다. 비트코인의 가장 근본적인 특징인 2,100만 개의 코인이라는 고정된 공급 한도다. 이런 내재적인 제한은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가능하게 한다. 정부가 현금이든 디지털 수단이든 언제든 원하는 대로 법정 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 기존 통화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같은 ‘수학적 확실성’이야말로 비트코인을 단순한 자산을 넘어, 그 자체로 ‘세계적인 통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란 얘기다.

비트코인이 ‘통화 세계의 왕’이라면, 암호화폐의 또 다른 영역인 탈중앙화 금융(DeFi)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미국 달러와 같은 안정적인 자산에 고정된 디지털 통화인 스테이블코인의 부상도 주요 성장 동력으로 지목된다.

DeFi 혁명과 스테이블코인에도 주목해야

캐시 우드는 “이런 새로운 금융 생태계의 진정한 힘은 ‘중개자를 배제하는 능력’”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기존 은행 시스템은 그야말로 ‘중개료 징수원’으로 가득 차 있다. 모든 신용카드 거래에 자동으로 2.5%에서 3%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이 이러한 모델을 해체하고 있다.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최대 25%에 달할 수 있는 송금 수수료가 1% 이하로 급락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개선을 넘어,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구조적 변화라는 평가다. 금융은 그 덕분에 더욱 저렴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암호화폐에 대한 회의론은 광범위하다. 특히 간헐적으로 벌어지는 사기사건과 거래소 붕괴 등의 보도가 나올 때마다 이는 더욱 심해진다. 그러나 중앙집중형 거래소 FTX의 참혹한 붕괴사건에서 보듯, 온체인에 연결된 투자의 투명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FTX 사태 당시 자산을 온체인에 직접 보유한 투자자들은 사실상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자동화된 프로토콜은 필요에 따라 담보를 청산했고, 금융 기관은 자금을 돌려받았다. 만약 “불투명하고 매우 중앙집중화된 FTX 생태계에 있었다면 모든 돈을 잃었을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FTX에 있는 것보다 온체인에 있는 것이 더 안전했던 셈이다. 가시적 세계의 이러한 특징은 분산원장의 투명성이야말로, 중앙집중형이면서도 불투명한 기관으로선 불가능한 수준의 보안을 제공할 수 있음을 심감하게 해준다.

이더리움, BTC 자리 빼앗을 수 없어

광활한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갖춘 이더리움은 나중에 비트코인보다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이른바 ‘"비트코인 플리프닝’을 옹호하는 주장이 그것이다. 캐시 우드는 그러난 그런 주장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이 세 가지 뚜렷하고도 기념비적인 역할을 한다”며 이유를 밝혔다. 즉, 글로벌 통화 시스템, 실전에서 검증되고 해킹되지 않은 기술,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자산 클래스의 선구자라는 사실 등 3가지다.

그는 이더리움이 ‘DeFi 생태계의 기본 화폐’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한다. 코인베이스의 ‘베이스’처럼 이더리움 위에 존재하며, 거래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만드는 ‘레이어 2’ 플랫폼 거래에 주목한다. 이들은 궁극적으로 서로 경쟁함으로써 이더리움 체인으로 환원되는 가치를 감소시킬 것이란 예측이다.

물론 비트코인이 항구적 ‘승자’가 되기 위해선 다각화 등 현명한 투자방식도 필수다. 예를 들어 캐시 우드의 ‘ARK 인베스트’의 경우는 제한된 수의 암호화폐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그리고 솔라나 등 세 가지다.

간단히 말해, “비트코인이 최고의 가치 저장 자산”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또 현재는 웹 3.0 및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분야의 선두 주자들이 이더리움과 솔라나와 같은 플랫폼에서 개발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한다. 즉 “비트코인을 가장 강력한 기반으로 삼고, 나머지 새로운 디지털 경제의 핵심 부분에 집중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비단 자사뿐 아니라, 이런 방식을 널리 투자자들에게도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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