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전사 AI 조직 통합으로 한국형 AI 허브 구축 속도
생활형 AI와 데이터센터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SK텔레콤이 통신사를 넘어 ‘AI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사진:미드저니)
SK텔레콤이 통신사를 넘어 ‘AI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사진:미드저니)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SK텔레콤이 통신사를 넘어 ‘AI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전사 조직을 묶어낸 ‘AI CIC(Company in Company)’ 출범은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 한국형 AI 허브를 세우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데이터센터와 서비스, 플랫폼, 모델 개발까지 AI 전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체계를 갖추며,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할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SKT, AI 기업으로 속도 낸다

SKT가 CIC를 만든 배경에는 빠른 의사결정과 민첩한 실행력이 있다. 흩어져 있던 AI 조직을 한데 모아 CEO가 직접 대표를 맡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에서는 “AI 사업을 더 이상 부수적 과제가 아닌 핵심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강한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비스 부문은 생활형 AI 비서 ‘에이닷’과 기업형 서비스 ‘에이닷 비즈’, 그리고 메시징·인증 사업이 포함됐다. 인프라 부문은 AI 데이터센터, 글로벌 파트너십, 연구개발까지 포괄한다. SKT는 앞으로 5년간 5조 원을 투자해 2030년 연 매출 5조 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생활에 파고드는 AI ‘에이닷’

SKT 전략의 중심에는 생활형 플랫폼 ‘에이닷’이 자리한다. 최근 업데이트에서는 오픈AI GPT-5, 앤트로픽 클로드, 구글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라이너 등 글로벌 모델과 함께 자체 개발한 ‘A.X 4.0’을 탑재했다. 한국어와 문화적 맥락 이해를 강화한 A.X 4.0은 국내 사용자 경험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보안 기능도 강화됐다. 스팸·피싱 위험을 자동 탐지하는 ‘AI 메시지’ 기능은 문자 속 사칭·사기·악성 링크를 걸러내고, 위험 메시지에는 경고 팝업을 띄운다. SKT는 에이닷을 단순한 챗봇이 아닌 일상 전반을 관리하는 ‘AI 동반자’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 유영상 CEO가 25일 전사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열고 AI 사업 혁신을 위한 AI CIC 출범을 발표했다.(사진:SK텔레콤)

데이터센터로 글로벌 무대 도전

AI CIC의 또 다른 핵심 축은 데이터센터다. SKT는 울산에 AI 특화 데이터센터를 세우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동시에 정부와 협력해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통신 인프라를 넘어 AI 비즈니스의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고성능 GPU와 전력 효율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SKT는 국내 수요뿐 아니라 해외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형 LLM ‘A.X 4.0’의 확장, 내부 혁신까지 AI로

SKT가 강조하는 차별화 지점은 한국어 특화 대규모 언어모델 ‘A.X 4.0’이다. 영어 중심의 글로벌 모델과 달리 한국어 문법과 문화적 맥락을 깊이 반영해 더 자연스러운 응답을 제공할 수 있다.

회사는 A.X 4.0을 에이닷에만 쓰지 않고 제조, 금융, 공공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한국 기업들이 AI 도입 과정에서 겪는 언어 장벽을 낮추고,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SKT는 내부 업무 전반에도 AI를 적용하고 있다. 네트워크 운영 자동화, 고객 상담 지능화, 문서 작성 지원 등 곳곳에 AI가 들어가면서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내에서는 ‘AI 프론티어’와 ‘AI 보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직원들이 직접 AI를 활용하고 경험을 쌓도록 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기업 문화 자체를 AI 중심으로 바꾸려는 시도로, 궁극적으로는 구성원 성장을 통해 회사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평가다.

산업 전반에 던지는 파장

SKT의 CIC 출범은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국내 AI 산업에 새로운 모델을 던졌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AI를 성장축으로 삼고 있지만, 전사 AI 역량을 하나의 사내 회사로 묶어낸 사례는 드물다. 업계에서는 “SKT가 성과를 낸다면 다른 기업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I 데이터센터와 한국형 LLM 역시 국내 AI 생태계 전반에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중심의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독자적인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영상 SKT CEO는 “AI CIC가 서비스, 플랫폼, 데이터센터, 파운데이션 모델 전 영역에서 성과를 내겠다”며 “국내 AI 생태계와 국가 전략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시선은 SKT가 이 구상을 실제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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