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소프트웨어 개발자 콘퍼런스 2025', 글로벌 행사로 진행
AI·보안·양자컴퓨팅, 국내 개발자가 마주한 핵심 과제 논의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클라우드도 기조연설 참가
사이버보안도 중점 논의, 운영 경험 바탕 '최신 보안 전략' 공개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며 개발자들의 과제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사진:미드저니)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며 개발자들의 과제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사진:미드저니)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AI 3대 강국'을 목표한다는 새정부의 선언이 나온 바 있다. 그런 가운데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국내 개발자 3500여 명이 한 자리에서 각자의 연구성과와 적용사례를 공유, 관심을 모았다 .

 LG전자가 마련한 ‘LG 소프트웨어 개발자 콘퍼런스 2025’에서는 인공지능, 보안, 양자컴퓨팅을 주제로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산업 전반의 핵심 이슈를 짚었다. LG 계열사뿐 아니라 글로벌 기술 기업까지 참여해 단순한 사내 행사가 아닌, 국내 개발 생태계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논의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특히 이번 행사는 "기술 변화가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을 흔들고 있다. 데이터 활용과 서비스 혁신 속도가 빨라지면서 개발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도 무겁다"는 문제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AI 전환기, 개발자들에게 다가온 첫 번째 과제

올해 콘퍼런스에서 역시 가장 큰 관심을 끈 주제는 인공지능이었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LG CNS 등 계열사에서 모인 3,500명의 개발자들은 AI를 실제 서비스와 제품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배우고 공유했다. LG AI연구원은 제조, 가전,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AI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산업 전반에 걸친 활용 가능성을 설명했다.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클라우드도 기조연설에 참여해 실제 사례를 소개했다. 이들은 인공지능이 비즈니스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강조하며, 개발자가 어떤 도구를 선택하고 어떤 학습 방식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서비스의 완성도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AI가 개발자의 역할을 줄이기보다는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코딩은 AI가 대신하더라도, 문제를 정의하고 기술을 적용하는 부분은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인식이다. 결국 한국 개발자들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AI를 얼마나 빠르게 익히고 현장에 녹여낼 수 있느냐다.

LG전자가 23일부터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최신 기술과 혁신 아이디어 교류의 장인 'LG 소프트웨어 개발자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사진은 LG전자 CTO부문 박인성 SW센터장이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LG전자)
LG전자가 23일부터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최신 기술과 혁신 아이디어 교류의 장인 'LG 소프트웨어 개발자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사진은 LG전자 CTO부문 박인성 SW센터장이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LG전자)

보안, AI 시대의 필수 조건

AI가 확산할수록 보안은 필수 조건으로 떠올랐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두 번째로 집중된 주제도 사이버보안이었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데이터가 끊임없이 오가고, AI 모델이 여러 서비스에 들어가는 만큼 위협의 범위는 넓어지고 있다.

LG CNS는 자사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최신 보안 전략을 공개했다. 특히 ‘제로트러스트(Zero Trust)’ 모델을 중심으로 모든 접속과 행위를 검증하는 방식이 강조됐다.

현장에서는 해킹대회도 열렸다. 실제 공격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방어 전략을 시험하며 보안 수준을 점검했다. AI가 공격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자동화된 공격에 대응하려면 보안 기술도 같은 속도로 발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드러났다.

발표자들은 개인정보와 AI 서비스가 결합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짚었다. 데이터 유출, 학습 과정의 편향, 운영 중 발생할 수 있는 취약점까지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안은 더 이상 서비스 출시 이후의 과제가 아니라, 설계 단계부터 함께 고민해야 하는 조건임이 강조됐다.

양자컴퓨팅, 아직은 실험 단계지만 준비 필요한 이유

이번 행사에서 눈길을 끈 또 하나의 주제는 양자컴퓨팅이었다. IBM 퀀텀 아시아태평양총괄 유리 코바야시는 현재 연구 현황과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를 설명했다.

양자컴퓨팅은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하지만, 파급력은 분명했다. 기존 슈퍼컴퓨터가 수십 년을 걸려야 할 계산을 짧은 시간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학습, 신소재 개발, 암호 해독 등 여러 분야에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LG가 이 주제를 다룬 이유는 기술 동향을 단순히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미래를 대비한 연구와 학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개발자들에게 환기하기 위해서다. 아직 피부에 와닿지 않는 분야일 수 있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늦으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현장 체험과 개발자 교류의 장 열려

행사에는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도 적극 참여했다.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클라우드, IBM 등은 데모 부스를 마련해 최신 개발 도구와 환경을 소개했다. 참가자들은 직접 툴을 다뤄보며 기능을 익혔고, 현장 엔지니어들이 지원에 나서 학습을 도왔다. 이 과정을 통해 참가자들은 이론 발표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기술을 경험할 수 있었다.

개발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열렸다. ‘프롬프톤(Prompthon)’에서는 고객 중심의 AI 솔루션을 기획하고 구현하는 능력을 겨뤘다. 해킹대회는 보안 기술 수준을 확인하는 자리였고, 프로젝트 매니저 경연은 실무와 유사한 환경에서 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멘토링과 네트워킹 공간도 확대돼 개발자들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협업 기회를 찾을 수 있었다. LG전자는 이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자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그룹 차원의 협력 시너지를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박인성 LG전자 SW센터장은 “개발자들이 아이디어와 경험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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