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확장 불가 GPU, DIMM을 연결하는 ‘도전’
페이스북에서 ‘화제’, 흡기 팬 제거, DDR5 슬롯 공간 마련
3D프린팅으로 램 슬롯 팬 덮개, RAM 스틱 ROG 그래픽 카드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3D 프린팅으로 DDR5 슬롯이 있는 맞춤형 GPU 팬 덮개를 제작하는 등 숙달된 ‘모딩’이 최근 페이스북 등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최신 GPU에서 확장 가능한 램이 어느 정도인지를 새삼 궁금하게 한다.
확장 가능한 메모리는 지난 20년 동안 사용자들이 GPU에 가장 원했던 기능 중 하나였다. 그러나 업그레이드 가능한 GPU 메모리는 2000년대에 이르러 사라졌다. 이에 최근에 일부 마나아들은 업그레이드 대신 모딩을 하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 유행까지는 아니지만, 많은 사용자들이 모딩을 통해 업그레이드 욕구를 대신하고 있다.
PC 커뮤니티 ‘Bitsandpcs.Tech’에 공개
예를 들어 GDDR 메모리는 이제 납땜으로 고정되어 있지만, 일부 사용자들은 메모리 모듈 DIMM을 GPU에 연결하는 ‘도전’을 하기도 한다. 최근 게임용 PC 커뮤니티인 ‘Bitsandpcs.Tech’는 심혈을 기울여 측면에 DDR5 램 슬롯 하나만 있는 팬 덮개를 3D 프린팅하는 모딩을 시도한 모더의 작품을 공개, 관심을 끌었다.
애초 메모리 업그레이드 기능이 사라진 이유에서 보듯, 보드 제조업체들은 비용, 복잡성, 성능 요구 사항, 냉각 문제 등을 고민하며 제품 성능을 높여왔다. 그렇지 않고 만약 그래픽 카드에 확장 가능한 메모리 슬롯을 추가하게 되면 보드 설계가 상당히 복잡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추가된 메모리 슬롯과도 호환되는 쿨러를 별도로 설계해야 한다. 업체로선 매우 비생산적인 셈이다.
그 대신 확장형 메모리에 가장 가까운 방법이 메모리 모딩이다. 숙련된 GPU 수리 엔지니어나 ‘모더’들은 최신 엔비디아 AMD GPU를 대용량 메모리 IC로 적극 업그레이드해왔다. RX 5600 XT, RTX 2070, RTX 3070 등을 포함한 다양한 GPU 모델을 대상으로 이런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고 있다.
RTX GPU 분해, 외부 덮개 디자인 교체
이는 그러나 결코 메모리 용량을 늘리는 것은 아니다. 최신 GPU는 마더보드처럼 메모리를 추가할 수는 없게 되어있다. 특히 GDDR7보다 훨씬 느린 DDR5 메모리의 경우 더욱 그렇다.
‘톰스하드웨어’가 소개한 사진을 보면, 모더는 기존 GeForce RTX GPU를 분해하고, 카드의 외부 덮개를 에이수스(Asus)와 ROG 브랜드가 새겨진, 맞춤형 3D 프린팅 디자인으로 교체했다. 이때 덮개의 일부 디자인은 ‘에이수스 듀얼’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덮개 측면은 에이수스의 듀얼 팬 그래픽 카드와 모양이나 디자인이 똑같다.
이렇게 개조된 그래픽 카드의 가장 큰 장점은 전면에 나타나있다. 원래는 오른쪽에 있던 흡기 팬이 제거되고, 그 자리에 대신 DDR5 슬롯 하나를 위한 공간이 마련되었다. 슬롯은 왼쪽 ROG 팬 바로 위에, 오른쪽 팬은 그 아래에 비스듬히 위치한다.
RAM 슬롯만 설치한게 아니다. 그래픽 카드를 개조한 모더는 RGB가 장착된 DDR5 메모리에 불이 들어오도록 RAM 슬롯에 전원을 연결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최종 결과물은 측면에 RAM 스틱이 장착된 흰색 ROG 브랜드 그래픽 카드다.
해당 모더의 3D 프린팅 작품은 단순히 재미 삼아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업그레이드 가능한 RAM을 탑재한 그래픽 카드는 과거에 실제로 제작되었다. 90년대에는 여러 그래픽 카드마다 업그레이드 가능한 메모리 슬롯을 제공, GPU의 사용 가능한 메모리 풀을 두 배로 늘릴 수 있었다. 그런 비디오 카드 중 하나는 ‘ATI 3D Rage II’였다. 당시 이는 카드에 단일 ‘SGRAM’ 슬롯을 탑재,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카드의 메모리 용량을 두 배로 늘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옛날 얘기다. 그렇다보니 최근엔 이처럼 GPU의 램 슬롯을 추가하는 등의 모딩을 시도하는 마니아들이 늘어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