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안드로이드 기기 앱 개발자들 ‘개발자 콘솔’ 통해 검증
신원 확인, 앱 패키지 이름 등록, 키 서명 등의 절차 거쳐야
“iOS처럼 사실상 사전 검열, 안드로이드 ‘개방’정신 훼손” 지적도

구글 안드로이드 기기 앱 이미지. ( 사진=펙셀)
구글 안드로이드 기기 앱 이미지. ( 사진=펙셀)

[애플경제 이지향 기자]  2027년까지 안드로이드 기기에 탑재된 스토어 외부의 앱이 작동하려면 구글의 승인이 필요하다. 사실상의 사전 검열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다. 이미 iOS의 경우는 애플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그 동안 구글은 이런 제한을 두지 않다가, “사이버보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이같은 검증과 승인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개발자들로선 또 하나의 관문이 생긴 셈이어서, 긴장할 법도 하다.

구글은 이를 통해 플레이 스토어에 게시하는 개발자뿐 아니라 모든 앱 개발자의 신원을 확인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안드로이드 생태계 전반의 보안 관리를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 “제3자 출처 악성 앱 방지”

구글은 이런 조치가 “주로 제3자 출처를 통해 확산되는 악성 앱이라는 오랜 문제점을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데이터에 따르면, 스토어 외부에서 사이드로드된 앱은 공식 채널을 통해 제공되는 앱보다 악성코드가 포함될 가능성이 최대 50배 높다.

이번 검증 정책에 따라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앱을 작동시키려는 개발자는 새로운 안드로이드 개발자 콘솔을 통해 신원 확인, 앱 패키지 이름 등록, 키 서명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플레이 스토어와 달리 구글은 기능이나 콘텐츠를 확인하지 않는다. 인증된 안드로이드 기기에는 검증된 앱만 설치할 수 있다. 이 기기는 전 세계적으로 구글 서비스를 구동하는 대다수의 휴대폰이 해당된다.

구글 안드로이드 앱 이미지. (출처=펙셀)
구글 안드로이드 앱 이미지. (출처=펙셀)

이같은 구글의 검증 시스템 테스트는 2025년 10월에 시작될 예정이다. 미국 외의 개발자들에 대해선 2026년 3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적용될 지역은 브라질,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도입은 2027년부터다. 다만 중국 등 구글이 아닌 안드로이드 버전을 구동하는 기기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런 조치는 분명 구글이 안드로이드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안드로이드 시스템의 본래 취지와 정신에 어긋나는 접근 방식”이란 지적이다. 이에 구글은 “사기나 및 악성코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실효적인 조치”라고 반박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매력’ 크게 반감?

그러나 지난 세월 많은 사용자들이 선호했던 안드로이드의 ‘매력’은 크게 반감될 것이란 비판이 많다. 본래 안드로이드에선 사용자가 앱을 사이드로드하고, 서드파티 스토어를 설치하고, 심지어 ‘커스텀 ROM’을 플래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개방적인 특성이 인기를 끌었다.

이에 반해 iOS는 모든 앱이 사용자에게 제공되기 전에 애플의 검사를 통과해야 하는, 엄격한 게이트키핑 방식을 줄곧 시행해왔다.

그러나 사이버공격에 노출될 위험이 날로 크다는 이유로 안드로이드 역시 iOS처럼 사실상의 사전 검열을 받게 되었다. 이에 대한 호불호 역시 엇갈리는 가운데, 앞으로 그로 인해 어떤 결과가 펼쳐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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