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AI 기업들 지속적 하락, 시장 ‘기대수익 못미쳐 실망’
뉴욕증시 ‘빅테크 7’ 줄줄이 하락세, “닷컴 버블보다 더 심각할 수도”
샘 앨트먼도 인정…“과대광고, 기업가치 고평가 등도 버블 원인”
“AI버블 꺼진 후 오히려 새로운 기술혁신 가능할 것” 시각도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AI 버블이 곧 꺼질 수도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직은 속단하기 이르고, 여전히 AI로 인한 혁신이 지속될 것이란 이견이 맞서면서 새삼 ‘AI버블 붕괴’ 논쟁도 일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AI기업과 관련 기술주들을 중심으로 큰 폭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등 불안감이 팽배한 실정이다. “드디어 올 것이 오는 것인가”란 공포도 감돌고 있다.
특히 샘 앨트먼이 최근 ‘AI 버블’을 인정하면서 더욱 그런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앞서 앨트먼은 기자들과의 만찬에서 “투자자들이 인공지능을 과대평가하고 있으며, 이것이 현실이라고 믿는 과대광고 사이클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전반적으로 AI에 지나치게 열광하는 단계에 있는 것 같다”고 ‘버블’을 인정했다. 이날 e위크, 더 버지, 테크리퍼블릭 등 기술매체 뿐 아니라, NYT, WSJ, 블룸버그 등 유력 외신들도 이 소식을 비중있게 전했다.
‘AI붐’ 당사자 샘 앨트먼 발언도 논쟁 촉발
‘AI붐’을 일으킨 당사자이기도 한 앨트먼의 발언인 만큼, 그야말로 빅 뉴스일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주식 시장에선 시장의 실망감 속에 AI기업 가치에 대한 재평가, 더 엄격해지는 감시와 규제가 IT기업과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신중론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며 이런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 열기에 대해서도 ‘지나친 광분’이란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AI기업 자체의 수익률도 기대 이하다보니, 버블 우려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가까운 시일에는 ‘쏟아부은 돈’만큼 이윤과 수익을 제대로 못내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술매체 e위크는 “결국 이는 AI 기반 주식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져 펀더멘털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올해 초만 해도 미국 주식 시장 벤치마크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던 AI 랠리가 이제 가라앉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투자자들의 신뢰가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AI 투자가 실제 경제적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는 주요 기술주는 물론, 시장 지수, 그리고 궁극적으론 장기적인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그야말로 ‘AI 버블’의 붕괴와 주가 폭락은 마치 ‘바벨탑’처럼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다.
‘빅테크 7’ 비롯, 투자 모멘텀 지속 냉각
실제로 이번 주 초 S&P 500 지수는 0.6% 하락, 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토록 잘 나가던 엔비디아도 3.5%나 하락했고, 팔란티어의 경우는 9.4%나 추락했다. 이 외에도 AI 관련 주식들이 줄줄이 하락세를 이어가며, 투자 모멘텀은 급속히 냉각되었다.
이같은 투자 심리 냉각은 실적으로도 드러난다. IBM 조사에 따르면 AI 투자자의 4분의 1만이 예상 투자수익률(ROI)을 달성했다. 전체 기업을 기준으로 보면, 성공적으로 ROI가 실현된 경우는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업계 전문가들은 이른바 ‘빅테크 7’이 주식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도 이런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테슬라, 엔비디아, 메타, 아마존으로 구성된 ‘빅테크 7’은 시장 지수의 점유율을 날로 높이고 있다. 만약 AI버블로 인해 이들 ‘빅테크 7’이 직격타를 맞고, 추락할 경우 과거 증시 버블과는 비교가 안 된다는 우려다. 그래서 투자자들로선 한층 불안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특히 기업 가치 평가도, 한층 부풀려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모건 스탠리 등 전문가 집단은 “AI가 향후 시장 가치를 13조~16조 달러까지 높일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기업 가치를 불필요하게 부풀린 셈이다. 그러나 또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현재의 AI기업 실적을 보면 이는 지나친 과대광고”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AI 붐’이 꺾일 경우 2000년대의 ‘닷컴 버블’ 붕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최근에도 기술업체 코어위브(CoreWeave)가 이틀 만에 33%나 급락한 것도 그런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실제 버블 붕괴가 일어나면 이보다 더 큰 급격한 하락과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AI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고 투자 모멘텀이 사라지는 현상이다. 애초 기대했던 비용 효율성이나 매출 증가가 나타나지 않을 투자들로부터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투자자들로선 AI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재고할 수 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선 그런 리스크 회피 전략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도 있다.
이미 글로벌 주식시장에선 “AI의 실질적인 수혜를 입증하는 기업을 식별하고, 광범위하고 다각화된 부문의 실적을 검토하면서 펀더멘털의 추이를 예의 주시할 것”을 권하는 투자자문사의 목소리도 높다.
앨트먼, 수조 달러 데이터센터 계획, ‘버블’ 붕괴 후 겨냥?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금까지 과장된 홍보와 광고를 앞세우기만 했던 AI 선도 기업들도 태도를 달리하고 있다. 나름대로 견실한 실적을 유지하고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으며, “진정한 가치 창출”을 다짐하는 분위기다. 투자자들 역시 투기적 동기와 지속 가능한 혁신을 구분해야 할 필요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
샘 앨트먼의 최근 발언도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닷컴 버블과 같은 이전의 버블을 “시장이 지나치게 흥분한 사례”라면서도 “이런 현상은 수많은 기업의 파산과 투자자들의 손실을 초래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혁신의 시대를 열어주기도 한다”고 했다.
CNBC에 따르면 앨트먼은 “일부 투자자들은 안타깝게도 이 부분에서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앨트먼은 그러나 “하지만 AI가 사회에 창출하는 가치가 엄청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수조 달러를 데이터센터 건설에 투자할 것”이라고 해 또 다른 구설수를 부르고 있다. 그의 그런 생각과 결정 역시 그 결말은 ‘AI버블’의 운명과도 맞닿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