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상반기 매출 증가와 감자 스낵 4조 원 성과로 글로벌 전략 가속

사진:오리온
사진:오리온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글로벌 스낵 시장은 내수 부진과 원자재 가격 부담에도 불구하고 수출 확대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제과업체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 5,789억 원, 영업이익 2,528억 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법인의 실적이 뒷받침됐고, 한국 내수 시장에서는 수출 확대가 성장 요인으로 작용했다.

러시아 법인은 대형 유통망 확보와 제품 다변화로 전년 대비 매출 48.6% 증가를 달성했고, 베트남 법인 역시 쌀과자·감자칩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중국 법인은 춘절 특수 부재와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다소 낮아졌지만, 간식점·편의점 채널 확대 전략으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 법인은 내수 정체 속에서도 꼬북칩, 오!감자 등 주요 제품의 수출 호조로 매출 5,737억 원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해외 매출 확대는 오리온의 핵심 상품군인 생감자 스낵 제품군 성장과도 맞닿아 있다. 회사는 1988년 ‘포카칩’ 출시 이후 37년간 약 51억 봉을 판매하며 글로벌 누적 매출 4조 원을 넘어섰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분당 270봉이 팔리고 있는 셈이다. 한국, 중국, 베트남은 주요 시장으로 자리잡았고, 특히 베트남 ‘오스타(Ostar)’와 중국 ‘하오요우취(好友趣)’가 현지 시장 점유율 확대를 견인했다.

원료 경쟁력은 또 다른 성장 기반이다. 오리온은 한국·베트남에서는 계약 재배, 중국은 직영농장을 통해 연간 20만 톤 이상의 감자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 감자 생산량의 약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한 평창 감자연구소를 통해 지난해부터 신품종을 개발·수출하며 원료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이상 기후, 환율 변동, 카카오·유지류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스낵 산업 전반의 리스크로 꼽힌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지역별 소비 패턴에 맞춘 제품 전략과 공급망 안정성을 통해 시장 확장을 노릴 경우, 꾸준한 성장 여지는 있다는 평가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내수시장 성장 정체가 뚜렷해지면서, 스낵 업체들이 해외 법인과 특화 제품에 더욱 주력할 수밖에 없다”며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건강·저당 콘셉트와 같은 기능적 가치를 강조한 제품군이 향후 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