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활발한 기술혁신, 최근엔 자사 RX9060가 RTX5050 능가
‘Instinct MI450 AI’, IFOE 설계 모듈화, GPU당 432GB HBM 등
엔비디아 차세대 ‘루빈’ 출시 연기, 성능 고도화 위한 재설계까지
‘루빈’ 출시 등 모든 움직임, ‘AMD 일거수일투족’에 초점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엔비디아가 맹렬한 기세로 추격해오고 있는 AMD탓에 차세대 제품 출시 일정마저 조정하고 있다. 여전히 양사 간 격차가 크긴 하지만, 최근 AMD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자사의 RTX5050(혹은 5060) 성능을 능가하는 RX9060을 출시하는 등 전과 다른 AMD의 의기양양한 모습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14일 엔비디아는 일단 “루빈 아키텍처와 관련된 GPU는 본사의 연례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차세대 루빈 라인업은 라인업을 재설계하고 있기 때문에 최소 몇 달 정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다른 요인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AMD 때문이다.
애초 루빈 GR150 GPU부터는 CoWoP(Chip-on-Wafer-on-Platform PCB) 패키지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추격해오는 AMD를 저지하기 위해 이를 재설계함으로써 한층 성능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루빈’ 재설계로 AMD와의 경쟁 심화 예상
실제로 차세대 AI 하드웨어 시장 점유율이 상당 부분 엔비디아에서 AMD로 옮겨가고 있다. 업계에서도 “앞으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는 시각이 많다. 두 회사 모두 우수한 장비를 출시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더 긴장하는 쪽은 엔비디아다.
앞서 AMD의 RX 9060은 벤치마크에서 엔비디아의 RTX 5050을 가볍게 앞질렀다. 여러 게임에 적용한 결과, RTX 5060과도 막상막하의 경쟁을 펼치는 등, 기대 이상의 성능이란 평가다. Wcdftech, 익스트림테크 등에 따르면 고급형엔 고성능 라이젠(Ryzen) 9800X3D CPU, 그리고 보급형 시스템에는 라이젠(Ryzen) 7500F가 사용되었다.
또 벤치마크 ‘Space Marine II’에서 RTX 9060은 평균 62FPS를 기록했고, 9060 XT는 67FPS를 달성했다. 이에 비해 RTX 5050은 약 60FPS로 RTX 9060보다 약간 뒤처졌다. 다만 5060은 70FPS로 RTX 9060보다 약간 앞섰다.
그러나 또다른 벤치마크 ‘Forza Horizon 5’에선 9060이 평균 95FPS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이에 비해 5050은 86FPS, 5060은 90FPS에 그쳤다.
이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9060은 RTX 5050보다 약 20% 빠르고, 5060보다는 2% 느린 성능을 보였다. 그러나 한 단계 위인 ‘9060 XT’는 엔비디아 5060보다도 6%의 성능 우위를 보였다. 또한 ‘비디오카즈’에 따르면, 9060은 표준 9060 XT보다 약간 작은 크기여서, 소형 폼팩터 시스템 구축에 적합한 것도 장점이다.
더욱이 AMD는 ‘Infinity Fabric over Ethernet’(IFOE)을 사용한 설계 모듈화를 통해 랙 배치를 용이하게 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기존 이더넷 기반의 네트워크에서 데이터 전송과 전력 공급을 동시에 지원하는 기술이다.
이런 상황에서 엔비디아는 ‘경쟁이 예상치 못하게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애초 공언했던 일정을 변경, ‘루빈’ 재설계를 통해 AMD를 견제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AMD의 ‘Instinct MI450 AI’ 라인업 겨냥
대만 최대 은행 중 하나인 ‘푸본 리서치’(Fubon Research)의 보고서에 따르면, 그런 이유로 ‘루빈’은 2026년도 생산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재설계로 인해 출시가 약 4~6개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재설계의 구체적인 내용은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엔비디아의 이런 결정은 AMD의 ‘Instinct MI450 AI’ 라인업을 겨냥한 것은 확실해보인다. AMD는 애초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Vera Rubin)을 염두에 두고 이를 개발했다. 이는 일단 소규모 버전인 MI450X IF64과 함께 IF128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 중요한 것은 AMD가 GPU당 최대 432GB의 HBM 용량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엔비디아로선 매우 신경쓰이지 않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항간에선 아예 “엔비디아가 전혀 새로운 ‘루빈’을 처음부터 다시 개발, 설계할 수도 있을 것”이란 얘기까지 나돌고 있을 정도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다.
이같은 ‘루빈’의 재설계로 인해 2026년에도 차세대 아키텍처의 출하량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왕의 ‘Blackwell 울트라’ 품귀 현상과 같은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엔비디아의 출시 일정은 무엇보다 AMD의 MI450이 언제 출시될 것이냐에 달렸다. 만약 AMD의 출시가 예상보다 빨라질 경우, ‘루빈 울트라’의 출시 시기 또한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한켠에선 또 ‘루빈’의 지연에 대한 또 다른 추측(혹은 억측)도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의 (지나치게) 활발한 제품 주기가 (공정상) 문제를 일으킬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불분명하다. 다만 확신한 것은 엔비디아의 모든 움직임이 이젠 AMD의 일거수일투족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