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10 보안 지원 중단 조치 철회돼야”, 美 법원에 소송 제기
사실상 윈도우10 중단 요구…“환경오염, 막대한 비용 부담 등”
원고 “윈도우10이 전체 사용자 10%될 때까지 중단 보류돼야”
“제품 수명 주기와 소비자, 환경 등 관련 논쟁 유발” 등 중요한 의미

윈도우 10 유료 보안 업데이트 시작 화면.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10 유료 보안 업데이트 시작 화면.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는 10월부터 윈도우10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이 처음으로 법정에 서게 되었다. 미국에선 9일(현지시각) 윈도우 10에 대한 무료 보안 업데이트를 종료하기로 한 결정을 두고 소송이 벌어지고 있다. 비록 ‘무료 보안 업데이트’의 중단이 소송의 대상이 된 것이지만 사실상 윈도우10 중단 자체에 대한 반발이나 다름없다.

법원 결정에 따라서 무료 보안 업데이트는 물론, 10월 윈도우10 중단 계획 자체에 대한 영향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윈도우 운영체제 사용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MS의 윈도우10 중단 계획 발표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날로 높다. 자사 하드웨어 판매를 촉진하고 생성AI 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멀쩡한 OS를 강제로 낡은 제품으로 만든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테크스토리, 더 버지, 익스트림테크 등 외신을 종합하면, ‘클라인’이란 이름만 알려진 원고에 의해 제기된 해당 소송은 사실상 오는 10월 MS의 윈도우10 중단 자체를 저지하기 위한 의도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사용량이 크게 감소할 때까지는 중단되어선 안 된다”고 소송을 통해 밝히고 있다.

MS, 불만 여론에 “유료로 2028년까지 확장 보안 업데이트”

앞서 MS는 “2025년 10월에 대부분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Windows 10 보안 업데이트가 공식적으로 중단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계획대로라면, 윈도우10을 사용하는 수백만 대의 기기가 맬웨어, 바이러스, 기타 사이버 보안 위협을 방지하기 위한 패치를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불만과 비난이 쇄도하자, MS는 업그레이드를 원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고객을 위해 3년을 연장한 2028년까지는 확장 보안 업데이트(ESU)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는 무료가 아니란 점이 문제다. 현재 알려지기론 PC 등 기기 1대당 연간 30달러(한화 약 4만원), 기업은 그 2배인 61달러(한화 약 84만원)에 달한다.

요금은 매년 증가하되, 기업용 요금은 3년차부턴 244달러(한화 약 34만원)로 인상된다.

이에 “이런 요금은 기존 (윈도우10) 기기를 계속 사용하고자 하는 사용자에게 불이익을 주어 윈도우11을 실행할 수 있는 새 하드웨어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이번 ‘클라인 소송’은 MS의 조치를 구형 시스템을 조기에 단계적으로 폐기하려는 의도적인 전략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고객이 새 PC를 구매하도록 유도한다”는 주장이다. 윈도우 버전에 (새 기기의) 최첨단 AI 기능을 결합,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강제적 노후화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수백만 대의 컴퓨터가 조기에 폐기됨으로써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원고 “시장 지배 위한 ‘강제 노후화’, 환경오염” 주장

실제로 이번 소송에서 주목할 만한 점 중 하나는 시장 분석가의 2023년 전망이다. 만약 MS 윈도우10이 폐지되면, 최대 2억 4천만 대의 PC가 폐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수직으로 쌓아올리면, 높이가 달에 도달하는 거리보다 600km나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는 구형 기기가 매립지로 보내져 환경을 오염시키는 기술 산업의 폐해를 새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클라인 소송’에선 특히 윈도우 10의 수명 종료는 사실상 MS의 생성AI에 대한 야망과 관련있다는 지적이다. 즉, 윈도우 11 이상의 버전을 포함해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AI 기능을 날로 점점 더 추가하고 있다. 특히 코파일럿 통합과 같은 첨단AI 기능 중 다수는 최신 하드웨어 사양을 요구한다.

MS는 윈도우10 지원을 중단함으로써 AI 지원 PC로의 마이그레이션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OS 시장과 AI 도구 시장 모두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게 된다. 그래서 이번 ‘클라인 소송’은 기업들의 OS체제 수명 주기가, 새 기술 도입과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새삼 주목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1회 업데이트에 30달러(한화 약 4만원)를 지불해야 하는 윈도우10 보안 해치 화면. (출처=마이크로소프트)
1회 업데이트에 30달러(한화 약 4만원)를 지불해야 하는 윈도우10 보안 해치 화면.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원고 “금전 보상 필요없고, 무료 지원 계속해야”

특히 이번 소송에서 원고는 개인적인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신 “MS가 윈도우10 점유율이 전체 윈도우 사용자 중 10% 미만으로 떨어질 때까지 무료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 때문에 이번 소송은 개인적인 이득 추구가 아닌, 소비자 보호라는 공익적 목적을 띠고 있어, 한층 정당성과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직 MS는 소송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MS는 OS 지원 종료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유지해 왔다. “고객들이 더욱 새롭고 안전하며 기능이 풍부한 윈도우 버전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만 밝혀왔다. 그러나 환경에 대한 영향, 가격, 접근성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MS가 윈도우10 종료 전략의 일부 측면을 최소한 재고해야 한다는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

이미 MS결정에 대한 비판적 여론은 두 가지 주요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우선은 환경적 비용이다. 수백만 대의 PC를 대량 폐기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전자 폐기물 문제를 야기하며, 독성 성분이 토양과 물로 스며든다는 우려다. 비용 부담도 큰 문제다. 구형 기기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높은 보안 요금을 지불하거나, 그게 싫으면 사이버 보안 노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결국은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기기)을 구매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저소득층 가정이나, 학교, 중소기업의 경우, 이에 따른 비용이 엄청나게 높아 안전한 컴퓨팅 환경을 이용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소송 결과, 산업 전반의 새로운 ‘선례’될 것”

흔히 기술업계에선 신제품 출시로 구형 모델이나 제품을 폐기하는 수명 주기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MS의 조치는 또 다르다. 전세계적인 윈도우10 사용자 기반의 규모를 고려할 때, 이는 그 영향이 엄청난 것으로 보인다. 윈도우 OS는 전 세계적으로 수억 대의 기기를 구동하고 있어 지원 중단의 여파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와 별개로 이번 소송은 ‘혁신’과 ‘지속 가능성’ 사이의 갈등, 그리고 “기업이 기존 사용자의 요구와, ‘발전’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할 의무가 있는지”에 관한 사회적 논쟁을 유발하고 있다.

최종 결론까지 수개월 또는 수년이 걸릴 수 있지만, 그 영향은 윈도우 10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만약 법원이 원고의 손을 들어준다면, 기술 기업들이 제품 수명 종료 정책을 처리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선례가 될 수 있다. 지원 기간 연장이나 저렴한 보안 옵션 도입을 의무화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수백만 명의 윈도우 10 사용자는 ‘카운트다운’에 직면해 있다. MS가 방침을 변경하지 않는다면, 사용자들은 보안 강화 비용을 지불할지,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할지, 아니면 점점 더 위험해지는 온라인 환경에서 그냥 기기의 안전을 방치할지 선택해야 할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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