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최초 AI 장관회의…디지털 전환 협력 강화
국내 기업, 글로벌 AI 시장 진출 위한 협업 본격화
정부, 고위급 협의체 구성해 AI 기술 협력 확대 추진

4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APEC 디지털 AI 장관회의’ 브리핑 자리에서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이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애플경제)
4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APEC 디지털 AI 장관회의’ 브리핑 자리에서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이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애플경제)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AI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협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APEC 디지털 AI 장관회의’에서는 처음으로 AI와 디지털 전환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뿐 아니라 국내 ICT 대기업과 스타트업까지 한자리에 모여 기술과 정책을 함께 논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민관이 힘을 합쳐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이를 기반으로 해외 협력과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APEC 첫 AI 장관회의…협력 강화 초석 마련

이번 회의는 APEC이 창설된 이후 처음으로 AI와 디지털 전환을 핵심 의제로 삼은 장관급 회의였다. 21개국 정부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이들은 '모두의 번영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디지털 AI 전환'이라는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선언문에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포용성과 연결성을 넓히며,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은 이번 선언문 초안 작성을 주도했고, 회의에서는 APEC 내에 AI 협력을 위한 고위급 협의체를 정례적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과기정통부는 APEC 산하 실무 그룹들과 연계해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정책 역량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술 보여준 기업들, 현장에서 협업 논의도 시작돼

이번 회의의 또 다른 특징은 기업 참여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부 중심으로 이뤄졌던 정책 논의에서 벗어나,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직접 현장에 나섰다.

회의 기간 열린 ‘AI 디지털 전시회’에는 SK, LG, KT 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리벨리온, 뤼튼테크놀로지스 등 국내 AI 스타트업 20여 곳이 참가해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산업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 기술이 주로 전시됐고, 일부 기업은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도메인 특화형 AI 기술과 오픈소스 기반 협업 전략을 앞세웠다. 의료, 제조, 물류 등 분야에 맞춘 맞춤형 AI 모델은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부도 폐쇄형 풀스택 모델보다 개방형 협력 전략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회의 다음 날 열린 ‘글로벌 디지털 AI 포럼’에는 APEC 회원국뿐만 아니라 세계은행, 각국 정부 기관, 글로벌 IT 기업, 국내 기업 등 다양한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기술 논의뿐 아니라 데이터 거버넌스, 보안, 국제 표준화 등 정책 이슈도 함께 다뤄졌다.

정부는 이번 포럼이 단발성 외교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하고, 민간과 협력해 지속 가능한 글로벌 AI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이번 포럼은 국내 기업들의 기술이 글로벌 기준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지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현장에서 받은 피드백은 기술 수출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자료가 됐다.

글로벌 무대서 협력 확대…국내 기업 성장 기대

이번 회의를 통해 우리나라는 데이터 인프라, AI 반도체,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이 본격화할 가능성을 키웠다. 국내 기업들 역시 APEC 플랫폼을 발판 삼아 글로벌 사업 기회를 넓힐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2025년 이후에도 장관회의를 정례화하고, 고위급 협의체를 중심으로 공동 프로젝트를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번 회의는 우리나라가 국제 무대에서 디지털 협력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확인한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협력 채널을 지속 확대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포럼은 국내 기업들의 기술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점검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현장에서 받은 긍정적 반응은 기술 수출 가능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신호가 됐다. AI 기술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만큼, 이번 회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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