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오픈형 무선 이어버드’ 뛰어넘을 만큼 ‘장점’ 많아
약간의 생활소음과 또렷한 통화음질, 오디오 기능 등
‘오픈 이어버드’보다 마이크 성능 뛰어나, “가성비 우수”

메타 레이벤. (사진=메타)
메타 레이벤. (사진=메타)

[애플경제 이지향 기자] 오픈형 이어버드가 날로 인기다. 주변 소음을 완전히 차단하기보단, 적당한 수준의 생활소음을 함께 변주하면서, 음악을 듣거나 통화를 한다는게 장점아닌가 싶다. 마치 벽창호 앞에 있는 듯, 회색빛 정적 속에 갇히는 기존 이어버드로부터의 탈출이라고 할 수 있다. 유용하고 놀라울 정도로 기능적이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뛰어나고 단순한 오디오 재생 이상의 기능을 제공하는 또 다른 오픈형 오디오 장치가 있다면 어떨까? 이런 수준의 기기는 사실 시중에서 구할 법한 최고의 오픈형 이어버드라고 하겠다. 이 정도면 사실 ‘이어버드’라고 할 수도 없다. 다시 말해 이는 ‘스마트 글래스’를 말한 것이다.

오디오 재생 이상의 기능 ‘스마트 글래스’

개인적으로 스마트 글래스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오디오 성능이 놀라울 정도라는 사실이다. 실상 이런 점은 그다지 부각되지 않고 있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메타 레이밴 안경을 사용하고 있다. 늘 쓰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의 생활 소음(백색소음도 포함?)을 함께 들으며, 세상의 소리가 모두 변주된 오디오가 생각날 때 사용하곤 한다.

사실 돌이켜보면 무선 오디오 장치의 핵심은 소음 제거였다. 다시 말해, 무선 이어버드는 얼마나 많은 소음을 차단할 수 있느냐가 중요했다. 그 덕분에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무선 이어버드가 여전히 유행의 한 가운데에 서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그런 흐름에 다소 변화가 생겼다. 주변 환경을 인지하는 것이 오히려 좋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나온 제품이 ‘오픈형 이어버드’였고, 빠르게 큰 시장이 형성되었다.

‘오픈 이어버드’라는 용어가 일부 독자와 사용자들에겐 생소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노이즈 캔슬링’, 즉 완벽한 소음 차단을 위한 폐쇄형 이어버드와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주변 소음이 블루투스 오디오로 자연스럽게 들리면서, 음성 통화나 음악과 섞여드는 것이다.

이런 무선 이어버드의 인기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만하다. 완벽하게 세상과 우주를 차단하는 무음의 세계. 이는 종전 ANC 이어버드가 지향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세상, 곧 삶의 소리와의 접속을 포기한 것이다. 무음을 넘어 무인, 무생명, 탈자연의 고립을 자처한 셈이다. 왠지 적막하고 두렵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그래서 나온게 오픈형 무선 이어버드다.

최근 인기리에 출시되고 있는 오픈 이어버드. (출처=퓨처)
최근 인기리에 출시되고 있는 오픈 이어버드. (출처=퓨처)

“음질에 깜짝 놀라는 사용자 많아”

나만의 음악을 듣는 것도 좋지만, 때론 주변의 자동차 소리가 섞여드는 것도 좋다. 걸으며 주변을 외면한채 음악을 듣지만, 때론 차량이나 주변 사람들의 인기척을 들으며 산책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오히려 그게 장점이자 인기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좀 거창하게 표현하면 ‘생명’이 있는 소리를 만끽하는 것이다. 귓구멍을 완전히 틀어막는 기존 ANC 이어버드와는 전혀 다른 매력이다.

더욱이 장시간 귓구멍에 이어버드를 꽂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다. 오픈형 이어버드는 그런 불편함이 없다. 예를 들어, 보스의 ‘울트라 오픈 이어버드’(Bose Ultra Open Earbuds)는 마치 귀 뒤에 스피커를 끼우는 클립 모양의 액세서리처럼 생겼다. 귀를 틀어막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통화 음질이나, 오디오 성능을 꼽으라면, 오픈 이어버드보다 한 수 위의 기기가 있다. 바로 스마트 글래스다. 예를 들어 메타 ‘레이밴’ 안경만 해도 처음 써본 사람은 누구나 그 음질에 깜짝 놀랄 만하다. 소음이 엄청나게 심한 상황이 아니라면, 방해받지 않을 정도의 생활소음이 섞여들며 훨씬 또렷하게 들린다.

음악뿐 아니다. 스마트 글래스를 ‘오픈 이어 오디오’ 제품으로 활용하면 더 유용한 쓰임새가 있다. 바로 음성 통화다. 실제로 주변에서도 메타 레이밴을 음성통화용으로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기존 ‘오픈 무선 이어버드’ 마저도 답답하게 여겨질 정도다. 사용자들의 경험상 메타 레이밴은 대부분의 ‘오픈 이어버드’ 제품들보다 우수하다는 평가가 많다.

오디오 음질뿐만 아니다. 스마트 글래스는 지금까지 출시된 모든 이어버드 중에서 마이크 성능도 가장 좋다. 보스 ‘울트라 오픈 이어버드’ 음질도 훌륭하긴 하다. 그러나 마이크는 그 보다 못하다. 그나마 나씽(Nothing)의 오픈 이어버드는 좀더 나은 편이다. 그러나 아주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메타의 레이밴은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 마이크와 통화 음질이 모두 뛰어난 편이다. 그래서 “전화를 받을 때 평소보다 목소리가 더 좋다는 얘기를 듣곤 한다”는 사용자들이 많다. 또 걸으면서도 전혀 지장없이 상대방의 음성을 또렷이 들을 수 있다.

스마트글래스엔 오픈 이어버드엔 없는 사진 촬영과 동영상 재생 기능이 있다. (출처=메타)
스마트글래스엔 오픈 이어버드엔 없는 사진 촬영과 동영상 재생 기능이 있다. (출처=메타)

‘오픈 이어버드’엔 없는 사진촬영, 동영상 녹화 기능

이는 그러나 스마트 글래스의 여러 기능 중 일부다. 음악 재생이나 통화 외에도 훨씬 더 많은 기능이 있다. ‘오픈형 이어버드’에선 불가능한 사진 촬영과 동영상 녹화까지 가능하다.

메타 레이밴의 경우 AI가 내장되어 있다. 그러나 ‘메타 AI’는 그다지 높이 평가할 만한 수준이 아니란 생각이다. 이는 여전히 불안정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제외하면 스마트 글래스는 단순한 오디오 기능 이상의 기능을 제공하는 기기다.

물론 스마트 글래스의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틴트 처리가 너무 진해서 어두운 실내 등에선 적합하지 않다. 그런 경우는 이어폰이 훨씬 낫다. 하지만 앞으로는 또 달라질 수 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안경의 틴트를 조절할 수 있는 ‘전기 변색 렌즈’가 탑재된 스마트 안경이 늘어나고 있다.

결론적으로 스마트 글래스는 여러 측면에서 (이어버드보다) 가성비가 좋다. 특히 값비싼 보스의 고급형 오픈형 이어버드(한화 약 410만원)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이는 메타 레이밴 한 쌍과 같은 가격이다. 다만 ‘보스 이어버드’의 음질이 메타 레이밴보다 뛰어나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오디오, 선글라스까지 모두 갖춘 스마트글래스를 그 보다 싼 가격에 누릴 수 있다. 운동이나 자전거를 탈 때 착용하되, 귀를 막지 않는 이어버드를 찾는 사용자들이 많다. 그렇다면 ‘오픈 이어버드’ 보다 한 수 위인 ‘스마트 글래스’를 구매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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