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AI 기반 검색 날로 활발, “검색 시장의 독보적 아성 깨질 수도”
챗GPT, 구글 일일 검색량의 6분의 1 처리, 앨트먼 “이제 시작이다”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난공불락이었던 구글이 예전 야후와 알타비스타 시대 이후 처음으로 정상을 빼앗길 위협을 받고 있다. 검색 시장을 두고, 생성AI로 무장하 오픈AI 등 후발주자들에게 맹렬한 추격을 당하고 있다. 이미 지구촌 검색시장 안팎에선 ‘구글의 종말’까지 언급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챗GPT는 이미 구글 일일 검색량의 6분의 1을 처리할 정도로 무서운 속도로 구글을 쫓아오고 있다. 오픈AI 샘 알트만은 그러나 “이제 막 시작에 불과하다”고 해 앞으로 시장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챗GPT, 매일 25억건, ‘8개월 전보다 2.5배’
오픈AI는 구글 추격대열의 맨 앞에 서있다. 엑시오스, 아즈테크니카 등에 따르면 챗GPT가 현재 매일 무려 25억 건의 메시지를 처리하고 있다. 그중 미국에서만 매일 3억 3천만 건의 쿼리가 발생한다. 불과 8개월 전만 해도 이 수치는 하루 10억 건에 그쳤다. 그 간 2.5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에 비해 구글은 매일 약 140억~160억 건의 검색을 처리한다. 즉, 오픈AI의 대화형 AI는 2년도 채 되지 않아 구글 검색 엔진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검색량을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지난 수 십 년 동안 국내외를 막론, ‘검색’이라고 하면, 단연 하나의 의미, 즉 ‘구글 검색’을 의미했다. 아즈테크니카가 인용한 ‘Datos’의 분석은 이런 급속한 변화를 실감하게 한다. 지난 2024년, 평균적인 미국 데스크톱 사용자는 매달 126건의 구글 검색을 수행했다. 물론 여기에는 ‘페이스북 로그인’과 같은 탐색 쿼리부터 쇼핑, 뉴스, 지역 검색 등을 망라한다.
늘어나는 사용자들 ‘검색 엔진 대신 AI로 옮겨’
하지만 챗GPT와 같은 신생 AI 도구들이 이런 관행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 이는 고급 사용자들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아직은 많지않지만, 날로 늘어나는 사용자 집단은 검색 엔진 대신에 AI를 사용하는 쪽으로 변해가고 있다. (검색 엔진이 제시한) ‘파란색 링크’ 목록을 스캔하는 대신, AI에 답변을 찾고, 요약하고, 생성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즉 “대부분의 사용자가 아직 구글을 버리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변화는 구글에게 매우 위협적”이란 분석이다. 이에 구글도 초조할 수 밖에 없다. 최근 구글은 자체 AI를 기반으로 한 ‘"검색 생성 경험(Search Generative Experience)’과, 기존의 링크를 선호하는 사용자를 위한 ‘웹’ 탭까지 방어적으로 출시했다.
구글의 핵심 사업은 뭐니뭐니해도 검색 광고다. 이같은 급속한 변화는 구글의 광고와 경영에도 큰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 구글은 작년에 1,75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총 3,070억 달러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만약 앞으로 언젠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만한 검색 서비스 중 일부라도 챗GPT로 이전된다면 구글로선 ‘재앙’ 수준의 타격을 감수 할 수 밖에 없다. 구글의 경영은 심각한 장기적 위험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에 구글도 자체 제미니(Gemini AI)를 검색에 통합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선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AI생성 답변, 구글 광고 클릭 감소 유도
그럼에도 AI가 생성하는 답변은 구글 광고에 대한 클릭 수를 감소시켜, 가장 중요한 수익원을 직접적으로 침해할 수 있다. 구글은 또한 유사한 기능을 통합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혁신’을 이루기보다는 오픈AI(의 GPT)를 베끼는 것처럼 보일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사용자들로선 새로운 변화가 낯설기도 하지만, 반가울 수도 있다. 챗GPT와 구글의 경쟁은 웹을 사용(경험)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소비자들은 더 빠르게 대화형 답변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링크와 관점을 접할 기회는 줄어든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더욱이 AI는 ‘검색 엔진’보다 더욱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수집하는게 특징이다보니, 소위 ‘정보 권력’이 한층 중앙집중화될 것이란 우려도 따른다.
크리에이터와 기업으로서도 새로운 환경을 맞이한다. 지금까지 구글의 지배력은 곧 단일 알고리즘 최적화를 의미했다. 이에 비해 AI 기반 검색은 강력한 보호 장치가 내장되지 않으면, 콘텐츠가 요약되고 출처 표시가 삭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미 트래픽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겐 매우 불리한 모습이다.
일반 대중들도 무관하지 않다. 샘 앨트먼은 이를 두고 검색시장의 ‘민주화’란 표현까지 썼다. 그래서 공평한 경쟁 끝에 누가 경제적 몫을 얼마나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AI는 원래부터 잘못된 정보나 편향, 그리고 소수의 손에 경제적 집중이 심화될 위험을 안고 있다.
검색의 미래, 중대한 국면전환?
분명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온라인 공간에서 검색 문화는 중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의 오픈AI로 대표되는 변화를 보면, 분명 중대한 국면 전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아직은 “AI가 대부분의 사용자들에게 조만간 구글 대신 자리잡게 될 것”이란 데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다만 얼리어댑터들만을 보면, 그런 조짐을 예상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챗GPT가 현재 구글 트래픽의 6분의 1을 처리하는 지금의 현실은 어떻게 해석이 될까. 또 앞으로 AI 기반 검색기능이 휴대폰이나, 자동차, 음성 비서에 내장되면 어떻게 될까. 그런 변수들을 생각하면, ‘구글의 종말’은 몰란도, 적어도 ‘구글 제국의 붕괴’는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대해 앨트먼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구글에 대한 AI검색의 대체는) 사람들에게 ‘혁신’을 맡겨 그들 스스로 혜택을 누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