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U, 반도체 넘은 AI 플랫폼으로 성장
팹리스·AI 기업 협력, 해외 맞춤형 AI 시스템 실증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이 핵심 기술인 NPU(Neural Processing Unit)를 앞세워 해외 시장 진출에 본격 나섰다.(사진:미드저니)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이 핵심 기술인 NPU(Neural Processing Unit)를 앞세워 해외 시장 진출에 본격 나섰다.(사진:미드저니)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이 핵심 기술인 NPU(Neural Processing Unit)를 앞세워 해외 시장 진출에 본격 나섰다. 단순히 기술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환경에서 NPU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정부는 올해부터 국산 NPU 해외 실증 지원을 확대하며, 한국형 반도체 생태계가 AI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국산 NPU는 일본, 영국, UAE, 태국 등 다양한 해외 현장에 투입돼 실제 AI 서비스에 적용된다. 서버형부터 엣지형까지 여러 형태의 NPU 칩이 현지 기업과 공공기관 시스템에 탑재돼, AI 솔루션과 함께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검증한다. 이를 통해 국산 NPU의 기술 완성도를 입증하고, 글로벌 시장 문을 두드릴 기반을 다진다.

국산 NPU, 해외 실증으로 기술 완성도 높인다

AI 반도체 분야에서 NPU는 GPU보다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 칩으로, 적은 전력으로 빠르고 효율적인 연산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은 엔비디아, ARM 등 거대 생태계가 이미 자리 잡은 상태다. 따라서 국산 NPU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단순한 성능 수치를 넘어 실제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해외 실증 지원 사업은 NPU 기술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직접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순 개발을 넘어 실사용 환경에서 안정성과 효율성을 입증하는 과정이다. 참여 기업들은 이를 통해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해외 고객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지난해 4개 컨소시엄(서버형 2곳, 엣지형 2곳)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4개를 추가로 선정해 총 8개 컨소시엄이 일본, UAE, 영국, 태국 현지 수요에 맞춰 NPU 기반 AI 시스템 실증에 나선다.

리벨리온 컨소시엄 실증 계획도.(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리벨리온 컨소시엄 실증 계획도.(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팹리스·AI 솔루션 기업 손잡고 현장 문제 직접 해결

이번 실증 사업에는 국내 팹리스 기업과 AI 솔루션 업체들이 협력해 NPU를 핵심 축으로 삼았다. 각 컨소시엄은 국산 NPU에 자사 AI 기술을 접목해 해외 현장에서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서버형 부문에서는 퓨리오사AI와 더존비즈온이 일본 중소기업 대상 AI 기반 자원 관리 시스템을 실증한다. 일본 정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에 맞춰 ERP 시장에 AI를 접목한 국산 NPU 솔루션의 경쟁력을 검증하는 자리다.

리벨리온과 에코피스는 중동 UAE의 열악한 환경에서 NPU 기반 AI 영상 분석과 수질 정화 기술을 함께 적용한다. 고온·고염도 조건에서도 NPU 탑재 장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중대한 시험이다.

엣지형 NPU로 현장 문제 해결 나서다

엣지형 NPU 실증도 기술 검증의 핵심 무대다. 엘비에스테크와 디노티시아는 영국 버밍햄 교통국과 협력해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네비게이션 서비스를 시험한다. 센서로 수집한 보행로 데이터를 NPU가 탑재된 장비에서 AI가 분석해 경로를 안내한다. 이 과정에서 엣지형 NPU가 현장 기기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라온피플과 모빌린트는 태국에서 도시 치안과 재난 대응을 위한 AI 관제 시스템 실증에 나섰다. 메콩강 인근 지역의 범람 위험, 밀수 범죄 등 지역 특화 이슈에 대응하는 맞춤형 AI 솔루션을 NPU 기반으로 구축하고, 현지 정부 시스템과 연동한다.

NPU 중심 반도체 생태계 확장

이번 실증 사업은 국산 NPU가 단순한 칩 수준을 넘어 AI 서비스 전반을 움직이는 중심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해외 실증은 국산 NPU가 실제 환경에서 잘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수출로 이어지고, 현지 사업까지 확대할 수 있다. 일본의 ERP 시장, 중동의 수질 관리, 영국의 교통약자 지원, 태국의 도시 안전 관제 등 현지 상황에 맞춘 실증 사례들이 앞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실증 과정에서 기업들의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제도를 보완할 방침이다. AI 시대에 국산 반도체가 기술력뿐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 활용되는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자리 잡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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