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저커버그, 인재유치조건으로 “‘자율통제와 컴퓨팅 파워" 제시
오픈AI 등과 '인재 쟁탈전' 와중, 샘 앨트먼의 ‘1억달러’ 스카웃'설 반박
“기존 인재 발탁 조건에 선을 그은 ‘새로운 인재 채용철학” 평가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최고의 인재 유치 비결은 돈이 아니라, 자율성과 컴퓨팅 파워다”-.
메타가 오픈AI 등 경쟁사의 최고 AI인재들을 공격적으로 스카웃하고 있어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오픈AI도 소위 ‘UNO 리버스’란 이름으로 메타와 테슬라, xAI의 최고 ‘두뇌’들을 영입하며 반격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최고 계약금 1억달러’ 등의 미확인 루머가 퍼지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가 새삼 ‘돈보다 자율성, 고도의 인프라’를 인재 유치비결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저커버그, “돈으로 인재 ‘매수’ 않는다” 반박
특히 저커버그는 “1인당 계약금 1억달러”라는 소문에 대해 간접적으로 불쾌감을 표했다. 거액의 돈만으로 마치 인재를 ‘매수’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 보단 그 사람이 가진 창의력과 그에 바탕한 재능 등의 ‘인격적 역량’과 이를 뒷받침하는 컴퓨팅 파워 등으로 널리 인재들을 섭렵했다는 주장이다. 그의 이런 태도는 평소 가혹한 해고와 구조조정을 마다하지 않은 저커버그로선 다소 새삼스럽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저커버그는 그러면서 “최고 AI 연구자들이 메타에 합류하는 주된 이유가 과도한 보상 패키지때문”이라는 소문에 반박했다. 저커버그는 ‘더 인포메이션’, ‘테크스토리’ 등을 통해 “개인이 지닌 전략적 자율성(창의력), 방대한 컴퓨팅 리소스에 대한 접근성(숙련도), 자신이 오로지 마음껏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자유”를 꼽으며, “이런 요소야말로 메타가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는 진정한 동기”라고 강조했다. 결코 ‘9자리 연봉’때문이 아니라고 반박한 것이다.
저커버그의 이런 발언은 “메타가 핵심 인력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결코 이직하지 않는다는 조건의 1억 달러 ‘사이닝 보너스’를 제안했다”는 오픈AI CEO 샘 알트먼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나왔다. 앞서 앨트먼은 이러한 제안을 “미친 짓”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저커버그는 ‘경쟁력 있는 보상’을 제공한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9자리 수의 보상’이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연구자들은 화려한 보너스보다는 연구의 규모와 의미, 과학적, 사회적 영향력에서 더 큰 동기를 부여받는다”고 주장했다.
연구자들이 메타를 선택하는 이유
특히 대규모 컴퓨팅에 대한 접근성은 요즘처럼 ‘칩 경쟁’ 승리자가 곧 ‘AI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요소다. 실제로 개인당 더 많은 GPU를 제공함으로써 최첨단 AI 모델 학습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 풍부한 컴퓨팅 접근성을 통해 더 빠르게 반복 작업을 수행하고, 대규모 실험을 제약없이 수행할 수도 있다.
메타는 AI 분야의 최고 인재의 조건으로 ‘전략적 자율성’도 강조한다. 즉, 개발자들은 연구 방향에 대한 더 큰 자율적 통제권을 보장받는다. 관료주의 또는 상업적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게 아이디어를 추구할 수 있다.
레거시 인프라로부터 자유도 중요한 조건이다. 즉, 새로운 인프라와 AI 시스템을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종전엔 연구실이나 상용화된 AI 운영 과정에서 갖가지 제약이 따르곤 했다. 이를 피하고 싶어 하는 연구자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인프라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저커버그는 “이러한 장점은 메타가 기존 시스템을 단순히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차세대 AI를 정의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매력적”이라고 주장했다.
메타의 AI 채용 열풍은 작년에 오픈AI에서 루카스 베이어(Lucas Beyer), 알렉산더 콜레스니코프(Alexander Kolesnikov), 샤오화 자이(Xiaohua Zhai) 등 세 명의 유명 연구원을 영입하면서 큰 화제가 됐다. 나름대로 앞의 ‘인재 유치의 조건’에 부합한 인물들이란 얘기다.
이들 연구원들은 오픈AI 취리히 사무실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가장 진보된 ‘비전 언어 모델’ 개발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메타의 야망은 오픈AI 인재들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현재 이 회사는 ‘서치세일 인프라’(SearchScale Infrastructure, SSI)의 공동 창립자이자 전 애플AI 책임자였던 다니엘 그로스와 전 깃허브 CEO인 냇 프라이드만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스타트업 업계와의 깊은 인연과 영향력 있는 엔지니어링 팀을 확장해 온 베테랑들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컴퓨팅 파워나 자본뿐만 아니라 인적 자본이 AI 리더십을 좌우한다는 점이 강조되면서 AI 인재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연구 자율성, 인프라, 그리고 컴퓨팅 파워를 중시한 메타의 접근 방식은 일단 획기적이란 평가다. 앞으로 최고 인재들을 채용하는 방식의 또 다른 변화를 이끌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