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항공교통부터 XR 재난훈련까지, 기술이 도시 인프라에 직접 적용
민간 기업 중심 협업, WSCE에서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
아시아 투자기관과 현장 미팅 확대, 글로벌 협력 가속화

‘2024 월드스마트시티엑스포(WSCE)’ 모습.(사진:월드스마트시티엑스포 홈페이지)
‘2024 월드스마트시티엑스포(WSCE)’ 모습.(사진:월드스마트시티엑스포 홈페이지)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민간 기업들이 도시 인프라 설계에 직접 참여하면서, 스마트시티는 점점 산업 협업의 무대로 확장되고 있다. 올해 ‘2025 월드스마트시티엑스포(WSCE)’ 현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기술 전시를 넘어 실제 비즈니스 연결이 이뤄졌고, 항공·XR·AI 기술이 도시 기반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UAM부터 XR까지, 도시 인프라로 진입

대한항공은 자사의 도심항공교통(UAM) 관제 시스템 ‘ACROSS’를 이번 전시에서 공개했다. ACROSS는 실시간 항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심 내 하늘길 교통을 통합 관리하는 솔루션이다. 기술의 초점이 항공을 넘어 도시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외에도 AI 기반 항공정비 챗봇, 드론을 활용한 스마트 점검 시스템을 함께 선보였다. 드론은 위험 지역 정비 작업을 대체하며, 정비 챗봇은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절한 대응 절차를 제시한다. 이 기술들은 항공사 내부에 머무르지 않고 도심 물류나 안전관리 영역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XR을 활용한 재난 대응 훈련 콘텐츠를 전시했다. 메타버스 형태로 구현된 이 시스템은 화재나 침수 같은 상황을 가상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용자 움직임과 음성에 반응해 훈련 시나리오가 실시간으로 변경된다. 현재 해양경찰청과 행정안전부와 함께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이를 단순한 콘텐츠가 아닌 도시 대응 체계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2027년까지 XR 기반의 통합 훈련 플랫폼을 구축해 다양한 재난 대응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확장할 예정이다.

‘2025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WSCE)’ 대한항공 부스 모습.(사진:대한항공)
‘2025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WSCE)’ 대한항공 부스 모습.(사진:대한항공)

도시 설계에 들어온 기술 기업들

스마트시티 기술은 과거엔 주로 지자체가 주도해왔지만, 최근에는 민간 기술 기업들이 도시 인프라를 직접 설계하고 서비스로 연결하고 있다. UAM은 도시 교통의 일부로, XR은 안전 훈련 시스템으로, AI는 산업 관리와 점검 기능으로 도시의 핵심 기능을 구성하고 있다. 도시는 기술을 수용하는 대상이 아니라, 기술이 도시를 구성하는 주체로 작동하기 시작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과 글로벌 협업 구조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해 WSCE는 부산시가 주최한 K-ICT Week와 통합 개최되며, 기업 중심의 기술 협업 공간이 함께 열렸다.

카카오모빌리티, 대한항공 등 대기업들이 참여한 이 공간에서는 중소기업들과의 공동 사업 논의가 실제로 이뤄졌다. 단순한 기술 발표가 아니라, 상용화를 위한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함께 논의됐다.

해외 투자사들과의 만남도 이어졌다. UAE,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투자기관들이 엑스포에 참여해 현장에서 기술 미팅을 진행했다. 기술을 전시하는 자리를 넘어 실제 협업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