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거시 브라우저 대신, 생성 AI 기반의 AI인터넷 전환 가속도
기사, 파일 등 웹페이지→AI 채팅 인터페이스 갖춘 브라우저로
구글 렌즈, 애플 사파리, 퍼플렉시티 코멧, 오페라 네온 등
MS도 엣지+코파일럿AI, 오픈AI도 ‘Operator AI 에이전트’기반 개발 중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레거시 웹브라우저가 사라지고, 멀지 않아 AI브라우저가 대세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 이미 글로벌 웹 시장은 브라우저 검색창에서 바로 생성 AI를 사용하는 개념의 AI인터넷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일일이 주소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는 ‘구글 검색’과 같은 브라우저 솔루션이 문가 일각에선 “AI로 작업을 수행하게 되면 브라우저를 더 이상 ‘브라우저’라고 부르는게 부적합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미 많은 브라우저 제작사들은 그런 개념에 동의하고 있다.
AI 챗봇, 브라우저와 웹 검색의 상호 작용 방식 변화
국내에서도 이같은 AI브라우저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다. 엔터프라이즈 AI솔루션을 출시한 ‘일레스틱’사는 “다른 모든 기술과 마찬가지로, 브라우저 역시 생성AI와의 상호 작용 기능을 포함하게 될 것”이라며 자사의 AI검색 솔루션인 ‘일레스틱서치’를 그 전단계로 예시하기도 했다. 지난 ‘2025 국제인공지능대전’에서 소개된 이 제품은 “AI와 ML로 스스로 판단하고 학습하는 스마트한 데이터 플랫폼”이라고 했다.
사측 관계자는 “(AI브라우저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사용자가 선택한 AI모델의 챗봇을 갖춘 사이드바를 설치하거나, 외부의 검색 추적기를 차단하는 등 개인정보 보호에 중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챗GPT, 퍼플렉시티, 앤스로픽 등과 통합하는 등의 방식도 그런 경우다.
다만 AI 기업과 쿼리를 공유할 경우 철저한 개인정보보호 장치가 필요하다. 개인 정보 보호 모드는 사용자가 AI와 정보를 공유하고 싶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탭 세트다. 실제로 해외의 경우 많은 빅테크들이 자사 AI나 자사 솔루션을 선호하는 바람에 사용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면서 최근 오픈소스 브라우저 기업인 파이어폭스의 경우는 사용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 AI브라우저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Z세대에겐 이미 친숙, ‘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부상
특히 해외에선 Z세대의 성향이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다. Z세대는 이미 AI 기반 브라우징을 컴퓨터와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보고 있다. 이에 글로벌 브라우저 회사들도 이에 대한 접근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이달 들어 역시 본격적인 AI브라우저를 선보인 ‘브라우저 컴퍼니’도 그 중 하나다. 이 회사는 “브라우저와 생성AI 도구가 완벽하게 결합된 ‘인터넷 컴퓨터’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르면 기존 브라우저는 웹페이지를 로딩하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점진적으로 앱이나, 기사, 파일 등의 웹페이지를 AI 채팅 인터페이스를 갖춘 브라우저로 바꿀 것이란 얘기다. “여러 측면에서 채팅 인터페이스는 이미 브라우저처럼 작동하고 있다. 검색하고, 읽고, 생성하고, 응답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많은 기업들은 Z세대의 ‘AI 네이티브’ 선호를 염두에 두다보니, 이처럼 실험적 ‘AI 브라우저 붐’이 일고 있다. 그야말로 Z세대는 AI를 “새로운 것이 아니라, (AI브라우저 시대의) 시작점”으로 생각하는 셈이다.
시장분석기업인 ‘트렌드 헌터’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Z세대는 AI를 인터넷과 상호 작용하는 기본적인 방식으로 여기며, 직장에선 으레 생성AI를 필수로 생각한다”면서 “특히 검색 엔진과 AI를 구분하지 않는다”고 했다.
AI브라우저는 특히 기존 검색 엔진과도 다르다. 검색 엔진처럼 입력된 검색어에 응답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탐색하는 등 ‘사냥’의 성격을 배제하고, 그 자체가 즉답을 내놓는다. 그래서 “간편함과 직관을 중시하는 Z세대의 기호에 맞다”는 해석이다.
너도나도 ‘AI 브라우저’ 개발에 주력
이미 주요 브라우저와 틈새시장을 겨냥한 많은 브라우저 기업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자사 제품에 AI를 통합해 왔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구글 크롬’이 대표적이다. 이는 이미 웹페이지의 이미지나 텍스트에 대한 질문에 AI를 활용, 답변하는 ‘구글 렌즈’(Google Lens) 등의 AI기능을 제공한다. 주소창에서 구글을 검색하면 바로 검색창의 ‘AI 개요’로 연결되는 것이다.
애플의 사파리(Safari)도 마찬가지다. 해당 하드웨어에서 바로 ‘애플 인텔리전스’를 사용한 웹사이트 요약 기능을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브라우저인 ‘엣지’(Edge)에 역시 자체 코파일럿 AI 비서를 통합했다. MS측은 제품 설명 블로그를 통해 “AI가 발전함에 따라 엣지도 발전한다”면서 “브라우저, 검색 기능, AI 컴패니언 등을 하나의 완벽한 경험으로 통합하는 더욱 스마트하고 직관적인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AI 기업 퍼플렉시티도 지난달 기존 웹 브라우징과 ‘에이전트 검색’을 결합한 ‘코멧(Comet) 브라우저’를 베타 테스터들에게 공개했다. ‘노턴 네오’(Norton Neo)는 브라우저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AI ‘매직 박스’(Magic Box)를 제공하고 있다. URL을 입력하는 대신, 사용자는 자연어로 질문을 하고 ‘미리보기’ 창에서 링크를 확인할 수 있다.
생성AI 본산 오픈AI도 브라우저 시장 진출 예고
마침내는 생성AI의 본산지인 오픈AI도 자체 AI브라우저 개발에 나섰다. 아직은 ‘프리뷰’ 단계에 있는 ‘Operator AI 에이전트’와 접목, 항공권 구매 등 다단계 기능을 계획, 실행할 수 있는 브라우저를 개발하고 있다. ‘Operator AI 에이전트’는 챗GPT와 GPT-4를 잇는 새로운 AI 에이전트다. 그 과정에서 오픈AI는 또한 배달대행앱 개발 업체인 ‘도어대시’와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또한 “구글이 크롬을 매각해야 할 경우 인수할 수도 있다”며 AI브라우저 시장 진출에 대한 의욕을 내비쳤다.
스타트업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유명 스타트업인 ‘브라우저 컴퍼니’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자사의 레거시 ‘아크(Arc)’ 브라우저 업데이트를 일시 중단했다. 대신에 사용자가 방문하는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작성하거나, 코드를 작성할 수 있는 AI 기반 브라우저인 ‘다이어’(Dia)에 모든 개발 리소스를 투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는 사용자가 소셜 미디어 피드에서 ‘트렌딩’ 사이드바를 제거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지난 3월엔 이 회사는 웹사이트를 생성 AI 에이전트가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 자동화 도구인 ‘브라우저 유즈’ 개발을 위해 1,700만 달러의 시드머니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오페라가 출시한 ‘오페라 네온(Neon)’은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사용자를 검색할 수 있는 브라우저다. 양식 작성이나 웹사이트 제작을 위한 AI 에이전트를 탑재하고 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국내선 아직 ‘관망’하는 중, “신중한 접근”
반면에 브라우저와 LLM모델 등 AI 트렌드의 접목을 배제한 경우도 있다. 일부 브라우저 업계에선 저작권 문제나, 에너지 소비, AI의 환각이나 거짓말 등을 이유로 AI 챗봇을 추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기도 한다.
사실 생성 AI는 구글 검색만큼이나 인터넷 브라우징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할 수도 있다. 아직 국내 브라우저 시장에선 AI와의 접목이 드물다. 아직은 관망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른바 ‘리걸AI 솔루션AI’를 개발해온 국내 업체 ‘앨리비’의 한 관계자는 “브라우저가 사람들의 인터넷 사용 방식을 변화시킬지, 아니면 인터넷 인터페이스의 미래에 대한 수많은 실험 중 하나로만 남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AI브라우저 기술이 크게 발달하게 되면, 분명 컨텍스트 창에 대해 실시간 반응을 보인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것”이라며 “또한 (AI학습 과정에서) 풍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