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등 적극 추진, 폐쇄된 대규모 제철소 ‘재활용’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친환경 방식으로 서버·장비 등 폐기물 관리
‘친환경 데이터 센터’ 대안으로 레거시 시설 등 주목

옛 제철소가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전환할 계획이다. (출처=아파투라)
옛 제철소가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전환할 계획이다. (출처=아파투라)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AI시대를 맞아 필수적이면서도 불편한 시설이 데이터센터다. 과도한 전력과 용수, 넓은 부지 확보 등이 늘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MS 등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스코틀랜드에선 폐쇄된 옛 재철소를 ‘친환경’ 데이터 센터로 부활시키기로 또 하나의 유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英 최대 제철소 부지에 인프라 구축

영국 정부는 최근 스코틀랜드 센트럴 벨트 지역의 레이븐스크레이그 제철소 부지에 대형 데이터 센터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레이븐스크레이그는 1992년 폐쇄되기 전까지 스코틀랜드 최대 규모의 제철소였지만, 친환경 AI 데이터 센터로 새롭게 태어나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아날로그’ 산업이 ‘디지털 산업’으로 전환되는 상징적 모습으로 기억될 만하다.

영국 정부의 AI 성장 구역 계획의 일환으로 제안된 이 부지는 약 39억 파운드의 자본 투자와 함께 2,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에든버러와 요크에 본사를 둔 재생에너지 개발업체 아파투라(Apatura)가 사업 주체다. 이 계획에 따르면, 레이븐스크레이그 개발 사업에는 약 64만㎡ 규모의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설과, 550메가와트(MW) 규모의 전력망 연결이 포함되며, 2030년까지 개통할 예정이다.

레이븐스크레이그는 ‘아파투라’사가 현재 스코틀랜드 센트럴 벨트 지역에 추진 중인 5개의 AI 관련 부지 중 하나다. 아파투라는 풍력 및 태양광 발전을 활용하여 스코틀랜드의 "증가하는 재생에너지 공급을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아파투라측은 “이는 친환경 에너지, AI, 교육 및 기술 분야 등 스코틀랜드의 강점을 잘 보여주는 동시에, 빅데이터 및 연구 분야에서 스코틀랜드의 뛰어난 역량을 보완할 것”이라며 “이미 부지와 전력망을 확보했으며, 지역사회와 전국의 관련 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에 밝혔다.

아파투라는 지난 달 영국정부의 AI 성장 특구(AI Growth Zone) 사업 후보지로 레이븐스크레이그(Ravenscraig)를 추천했다. 이는 스코틀랜드를 ‘친환경 AI 기반 디지털 인프라의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다.

데이터센터 모습. (출처=퓨처)
데이터센터 모습. (출처=퓨처)

‘친환경 데이터 센터’의 대안으로 부상

전세계적으로 최근엔 ‘친환경 데이터 센터’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가고 있다. 이는 지난 2년 동안 주요 화두가 되었는데, 특히 AI 붐으로 인프라 에너지 소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아이티프로’는 “그러나 진정한 친환경 데이터 센터는 재생 에너지원 그 이상을 의미한다”며 “시설과 운영 전반에 걸쳐 친환경적인 지속 가능성을 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서버, 네트워킹 장비 및 각종 하드웨어의 폐기를 포함한 전자 폐기물 관리에 대한 대책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에너지 효율과 수자원 관리는 ‘친환경 데이터 센터’로선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에 최근의 ‘친환경 데이터 센터’는 전력 사용량을 줄이고 냉각 과정에서 소비되는 물의 양을 줄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은 그런 다양한 ‘친환경 데이터 센터’ 분야에서 앞서 가고 있다. 예를 들어, 작년 10월, 콜로케이션 및 관리 서비스 회사인 ‘DSM Group’은 영국 피터버러에 역시 이번처럼 레거시 산업시설을 개조한 친환경 데이터 센터를 개소했다. 이는 최첨단 냉각 기술과 함께 200kW 태양광 발전소를 포함한 재생 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각국 정부와 산업계는 재생 에너지원과 친환경 데이터 센터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옥스퍼드에 본사를 둔 ‘Aurora Energy Research’는 최근 공개한 인사이트에서 “날로 증가하는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 간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 회사의 분석에 따르면, 이런 민·관 협력을 통해 거액의 저탄소 전력 투자를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번처럼 제철소 등 레거시 산업시설을 데이터센터로 전환하고 있는 영국의 경우 이런 노력을 통해 향후 10년 동안 약 5GW의 ‘친환경 데이터 센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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