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복합 수주 본격화…베트남·사우디 집중 공략
원자력까지 포트폴리오 확대…글로벌 공급망 진입

지난 4월 27일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에서 진행된 얀부2 발전소 연료전환 공사 계약 체결식에서 마라픽 자말 압둘라만 오마르 수석 부사장(왼쪽), 두산에너빌리티 손승우 파워서비스 BG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두산그룹)
지난 4월 27일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에서 진행된 얀부2 발전소 연료전환 공사 계약 체결식에서 마라픽 자말 압둘라만 오마르 수석 부사장(왼쪽), 두산에너빌리티 손승우 파워서비스 BG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두산그룹)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디지털 기술 기반의 에너지 인프라 전환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효율·저탄소 전력 시스템 수요가 늘면서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기술을 앞세워 수출 기회를 넓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두산그룹은 수소연료전지부터 가스복합, 원자력에 이르기까지 기술 기반 에너지 사업 수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기술 간 시너지를 높이고, 지역별 수요에 맞춘 맞춤형 솔루션을 구성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두산퓨얼셀은 최근 서라벌도시가스, 지엔씨에너지와 손잡고 지역 맞춤형 수소연료전지 사업모델을 개발했다. 도시가스 공급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기와 열, 도시가스를 함께 공급할 수 있는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 모델은 외부 전력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 단위에서 에너지 자립을 가능하게 한다. 두산퓨얼셀은 연료전지 핵심 설비 공급과 장기 서비스 계약(LTSA)을 맡고, 도시가스 사업자와 유지보수를 공동 수행하는 형태로 운영 효율도 높였다.

두산은 이번 모델을 전국 30여 개 도시가스 사업자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수익모델을 확산하고, 지역별 에너지 수요에 맞춘 시스템 구축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해외에서 대형 가스복합발전소 수주를 잇달아 따내고 있다. 최근 베트남 국영 에너지기업과 9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호치민 남서쪽 오몬 지역에 1,155MW급 발전소를 짓는다. 설계와 시공뿐 아니라 디지털 제어가 포함된 주기기까지 공급하며, 현지 전력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EPC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가즐란2와 하자르 발전소 확장 프로젝트에서 스팀터빈과 발전기를 공급하는 3400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두 발전소 모두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완공될 예정으로, 중동 지역 전력 수요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복합발전용 초대형 스팀터빈 시장에서도 두산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최근 5년간 글로벌 누적 수주량의 3분의 1을 차지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사우디에서는 최근 2년 동안 9기의 스팀터빈 공급 계약을 확보했다.

신규 수주 외에도 기존 설비 전환을 통한 탄소 감축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사우디 얀부 산업단지 내 발전소에 기존 석유 연료를 가스로 전환하는 공사를 수주해, 탄소 배출을 25%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두산은 베트남, 칠레 등에서도 이 같은 연료전환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원자력 부문에서도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산은 최근 캐나다 원자력 기업 캔두에너지와 협력해, 중수로 설비 개선과 신규 원자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캐나다 외 해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캔두에너지의 ‘우선공급자’로 선정됐다.

이번 협약으로 두산은 중수로 원전 설계부터 제작, 설치, 시운전까지 공급망 전반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루마니아와 캐나다의 원전 기자재 수주도 이미 확보했으며, 신형 원자로 ‘캔두 모나크’ 상용화 흐름에 발맞춰 추가 수주 기회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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