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 식별 어렵고, 산만하고 가독성 떨어져” 즉각 개선 요구
WWDC 2025의 ‘간판’ 요소…“이번 행사 자체가 무의미해질 판”
iOS 26, iPadOS 26, macOS Tahoe 26 등에 두루 적용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WWDC 2025에서 애플이 야심작으로 내놓은 ‘리퀴드 글래스’ 디자인이 예상과는 달리 많은 사용자들로부터 혹평을 받고 있다. 이는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토록 애플이 자신하며 내놓은 디자인에 대해 사용자들은 단순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산만하고 읽기 어렵다”며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애플로선 당혹스러울 뿐 아니라, WWDC 2025 행사 자체가 무의미할 수도 있어,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스큐어모피즘 적용, 스테인드글라스 연상”
애초 대부분의 국내외 언론과 리뷰어들은 지난 9일 처음 ‘리퀴드 다자인’이 소개될 때만해도 찬사 일색이었다. 애플은 iOS 26을 비롯한 각종 OS에 ‘리퀴드 글래스’를 적용하고 있다. iOS 26, iPadOS 26, macOS Tahoe 26 등 각종 플랫폼의 새로운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공개했다. 이 모든 디자인은 ‘리퀴드 글래스’라는 새로운 디지털 소재를 중심으로 한다.
사용자들은 처음엔 이에 매혹되었다. 여러 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디자인에다, 이른바 iOS 6 이후론 처음으로 ‘스큐어모피즘’이 적용된 것이다. ‘스큐어모피즘’ 또는 ‘스큐어모픽’ 디자인은 주로 현실 세계의 사물을 모방한 디지털 인터페이스의 디자인으로 이해되고 있다.
소재 자체도 눈길을 끌었다. 물과 유리의 외관과 속성을 활용, 반투명 오버레이를 연출했다. 빛이 투과할 뿐만 아니라, 굴절시키기도 한다. 또 둥근 모서리, 톡톡 튀는 색상, 반사되는 하이라이트는 한창 유행하고 있는 Y2K 미학을 구현했다. 밝은 색상과 사이키델릭한 패턴, 모든 것을 크롬으로 처리하는 기법 등이 그런 경우다.
그처럼 공을 들여, 이번 WWDC 2025의 ‘간판’으로 내세웠던 ‘리퀴드 글래스’가 정작 사용자들의 손에 들어간 후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디자인 언어의 가독성이 형편없다”는 등의 사용자들이 집단으로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제어 센터의 버튼이 배경화면과 뒤섞여 표시”
애플은 리퀴드 글래스 디자인 개편을 위해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다. 그 결과 디자인 언어가 기존 버전에 비해 일단은 깔끔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그런 투명한 UI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초기 베타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용자들은 “이런 디자인은 일상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X 등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iOS 26에 적용된 새로운 ‘리퀴드 글래스 UI’는 애초 ‘비전OS’(visionOS)와 같은 플랫폼에서 영감을 받은 “역대 가장 광범위한 디자인 업데이트”로 애플은 홍보전을 펼쳤다. 그러나 정작 보기에는 훌륭하지만, 많은 사용자들이 실용성과 가독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게 된 것이다. 그 때문에 iOS 26 자체가 여러 측면에서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는 우선 ‘알림’을 읽기가 어렵다. 제어 센터의 버튼이 배경화면과 뒤섞여 표시되는 것도 불편하다. 물론 아직은 첫 베타 버전이므로 기존 디자인이 유지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애플이 다시 해당 버전을 출시하기 전에 다시 추가적인 개선과 변경 사항을 적용할 충분한 시간은 있는 셈이다.
더 중요한 것은 애플의 새로운 ‘리퀴드 글래스’ 디자인이 모든 운영체제에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시급히 문제점을 개선,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본래 리퀴드 글래스의 디자인은 향후 출시될 제품, 특히 기대작인 ‘AR 글래스’를 겨냥한 것이기에 더욱 그런 셈이다.
하긴 이런 지적은 지난 9일 iOS 26이 처음 발표했을 때 이미 없지 않았다. 이 분야 저널리스트이자 유명 리뷰어인 알리 새먼은 그 날도 “가장 먼저 떠오른 것 중 하나는 가시성이 떨어진다는 점이었는데, 알고 보니 저만 그런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가시성이 너무 떨어져서 애플 뮤직 인터페이스 위의 반투명 막대 이미지가 희미하거나 구부러져 보이기까지 했다.”면서 “특히 애니메이션이 그럴듯한 아이디어이긴 하지만, 오버레이가 적용된 아이콘에 미치는 영향이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이켰다.
“‘윈도 비스타’ 시절 연상케 하는 방식” 비판도
일부 사용자들은 또 ‘리퀴드 글래서’ 인터페이스가 마치 ‘윈도 비스타’ 시절을 연상케하는 방식같았다고도 한다. 이미 “삼성은 OneUI 7 업데이트에서도 이와 유사하지만, 한층 뛰어난 디자인을 구현한 바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렇다고 무조건 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사용자들은 새로운 ‘리퀴드 글래스’ 디자인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공유하기도 했다. 중국 너씽(Nothing) CEO 칼 페이는 X에 올린 글에서 “리퀴드 글래서... 꽤 마음에 드네요.”라고 했다.
물론 아직은 ‘리퀴드 글래스’ 인터페이스가 얼마나 기기와 잘 어우러져 작동할 것인지를 속단하긴 어렵다. 다만 이런 사용자들의 부정적인 피드백을 감안, 애플이 구체적인 개선과 보완에 나설지는 두고 볼 일이다.
애플의 새로운 ‘리퀴드 글래스’ 운영 체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로손 아이폰에 최신 iOS 26 개발자 베타 버전을 설치하고, 빌드를 직접 확인해 보는 수 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