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워크로드·앱 중심으로 클라우드→온프레미스 전환
성능, 데이터주권, 위험 관리, 기술과 비용, 규정 준수, 보안 등 원인
“향후 기업 클라우드 생태계 ‘기본’ 설정” 예상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아직 세계적으로 일반화된 현상은 아니지만, 최근 클라우드를 폐기하고 온프레미스 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돌아가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다만 업무 성격에 따라 일부 워크로드의 클라우드만 폐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다.
작년 IDC 조사를 분석해보면, 아직은 전체 워크로드 송환을 계획하는 기업은 8~9%에 불과하며, 대부분은 특정 앱을 삭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이든 전면적이든 클라우드 환수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클라우드 앱 지연 등 ‘성능’ 문제 급증
이같은 클라우드 폐기나 온프레미스 복귀의 가장 큰 원인은 ‘성능’이다. 많은 기업들은 일부 워크로드가 퍼블릭 클라우드에 적합하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이 클라우드에선 기대만큼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으며,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이 느리게 작동하는데 대해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대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를 폐기하고, 자체 하드웨어를 도입함으로써 오히려 비용을 크게 절감한 사례도 잇따르고 있어 이런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일부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물론, 중견기업들도 이처럼 클라우드에서 일부 워크로드와 앱을 환수하고 있다. 다만 모든 워크로드와 앱을 환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애초 퍼블릭 클라우드로 마이그레이션한 기업들은 다른 ‘호스팅’ 장치보다 많은 이점을 제공하고 확장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높이 샀다. 그러나 모든 애플리케이션에 항상 최적의 솔루션은 아니라는 점을 점차 깨닫기 시작했다.
게다가 클라우드 폐기 내지 온프레미스 전환의 더 큰 이유는 데이터 주권이다. 실제로 클라우드 매니지먼트 전문업체인 미국의 노드4(Node4)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역시 클라우드 환수의 가장 큰 이유가 ‘데이터 주권’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도 원인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위험 관리, 기술적 한계, 비용, 규정 준수, 보안 등이 클라우드 데이터 이전의 동기로 꼽혔다.
특히 클라우드 환수에 관해 펴낸 가트너 보고서에서 예로 든 SaaS 기업 ‘베이스캠프’의 사례처럼 비용 절감도 큰 원인이다. ‘베이스캠프’는 클라우드를 폐기하고 자체 하드웨어를 도입함으로써 5년간 1천만 달러를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클라우드 ‘사이버보안’에 대한 신뢰도 격감”
또한 앞서 ‘노드4’는 ‘클라우드 채널’에 “대부분의 중견기업들이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에서 제공하는 고급 보안기능이나 접근 제어 구조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기업이 클라우드로 더 깊이 이동할수록 사이버 보안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진다”면서 “온프레미스를 주로 운영하는 기업들이 거의 모두가 사이버 공격을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전면적인 클라우드 기반인 기업의 경우 그런 능력에 대한 자신감은 크게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또한 지난 달 가트너의 조사에 따르면 조직의 4분의 1이 클라우드 도입 프로젝트에 대한 불만을 겪고 있으며, 별도의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분의 3이 클라우드 예산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술매체 ‘클라우드채널’은 “클라우드 환수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해서 퍼블릭 클라우드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의견을 달리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모든 워크로드를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 특정 워크로드만 이전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이브리드 환경에 대한 맹목적 선호 벗어나
그럼에도 이에 관한 그간의 조사와 언론보도를 종합해보면, 많은 기업들이 향후 일부 애플리케이션과 워크로드를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이전할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 다른 기업들은 상당수의 앱과 워크로드를 이전할 계획이다. 이에 비해 모든 작업을 클라우드에서 환수하고 싶어하는 경우는 소수다.
그처럼 전면적인 환수는 아직 많지 않다. 그러나 클라우드 환수 현상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점차 추세로 자리잡으면서 향후 전면적 환수가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분명한 것은 “하이브리드 환경에 대한 맹목적 선호에서 벗어나, (자사와) 클라우드가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등 ‘선택’의 문제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는점”이다. 앞서 ‘노드4’는 “이는 당분간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의 클라우드 생태계의 기본 설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