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등 AI자동화, “AI도구 도입으로 SW개발자 대거 해고”
글로벌 빅테크들 ‘AI 도구 의한 일자리 대체’ 날로 심해
자신들 구축한 플랫폼·솔루션 탓에 스스로 “쓸모없는 존재”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산업계에선 생산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AI 도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SW개발자들 에게 코딩을 비롯한 AI도구는 생성AI의 이점을 가장 극대화한 사례로 각광받고 있다. 개발자들 스스로도 지루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해 주는 등의 이유로 AI 도구를 적극 개발, 사용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엔 AI로 생성된 코드의 품질도 더욱 향상되면서, 초창기에 제기되었던 우려도 해소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정은 급변했다. 이젠 그런 AI 도구를 만들어냈던 개발자들은 거꾸로 자신들이 구축한 플랫폼과 솔루션 때문에 스스로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5월에 또 다시 대량 해고를 발표했다. 불과 몇 달 간격으로 두 번째 해고사태다. 기술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이 즈음 해고가 낯선 일은 아니지만, 이번 해고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해고 대상의 상당수가 MS의 레드먼드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 중 약 40%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분야로서, 모두 800개 이상의 직무에 해당한다. 대부분 AI 도구를 만든 개발자들이다. 자신들이 만든 AI도구에게 일자리를 내주고, 쫓겨나는 셈이다.

언뜻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가 개발자와 엔지니어를 해고한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일로 비친다. 하지만 이는 최근 업계 종사자들이 직면한 새로운 현실다. 기업들은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정당화하기 위해 AI를 전면에 통합하는 추세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최근 “회사 코드의 약 30%가 AI로 생성되었다”고 밝히며 사실상 대량 해고를 암시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만 이런 상황을 겪는 것은 아니다. 작년에는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도 “구글 내부 소스 코드의 25% 이상이 AI로 생성되었다”고 밝혔는데, 그 이후로 이 비율은 더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AI도구에 의한 대량 해고인 셈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전면적으로 AI를 통해 모든 프로세스를 진행한다는 뜻은 아니다. 여전히 ‘인간’ 개발자들이 일정 수준 워크 프로세스에 참여하고 있으며, 모든 코드는 이들에 의해 엄격한 검증을 받는다.

 인공지능 솔루션을 시사한 이미지/ (출처=셔터스톡)
 인공지능 솔루션을 시사한 이미지/ (출처=셔터스톡)

그러나 대규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서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가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 달 ‘국제인공지능대전’에 참가했던 국내의 한 SW업계 관계자는 “흔히 개발자들을 대거 해고한 후 남은 인력들은 자신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AI 도구의 결과물’을 모니터링하는 관리자들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자사는 전혀 그럴 계획이 없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수 년 동안 이미 개발자 등 IT직종의 종사자들에게 일종의 경고 신호가 계속 이어졌다. 생성AI가 등장하고 붐이 일면서 ‘인적 자원’은 AI와 효율성을 견주는 대상이 되었다. IBM 같은 경우도 “생성AI 등장은 ‘자동화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인력 감축 노력은 겉으론 “(생산성이 높은) 고성장 분야에 집중한다”는 명목으로 이루어졌다. 즉 AI투입에 의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란 얘기다. 그 중 구조조정의 대표적인 대상은 특정 개발 직종, 특히 SW개발 부문이 타깃이 되기도 했다.

특히 “단조로운 업무”와 그 종사자들은 정리해고 1순위로 꼽히곤 했다. 또 “보람 있는 직무”를 강조하고, 그와 인접한 ‘직무’에 종사하는 경우도 비슷하다.

작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일즈포스의 ‘세일즈포스 드림포스’ 컨퍼런스도 그 대표적인 사례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이 회사 CEO 마크 베니오프는 AI 도구, 특히 “자체 에이전트 AI 솔루션이 인간 근로자를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그 사례를 구체적으로 나열,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그 후 지속적으로 이런 주장을 펴면서, “AI 에이전트 덕분에 이젠 회사가 별도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채용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했다.

앞서 이미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도 “본사는 향후 1년 안에 엔지니어를 AI로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들이 이젠 “개발자를 AI도구로 대체”한다는 과격한 주장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결국 이는 (주주들을 염두에 두고) 기술에 대한 그들의 전략과 투자를 정당화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그 말대로라면, A도구를 열심히 만들어놨던 개발자가, 오히려 그런 AI 에게 일자리를 비켜주는 셈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개발자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물론 이에 대해 의견은 엇갈린다. 다만 해고는 아닐지언정 어려움에 처한 개발자와 엔지니어들에게 “살기 위해선 또 다른 기술을 연마, 향상해야 한다”는 압박이 날로 강해지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작년 가트너의 연구에 따르면 “AI는 고용과 일자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자동화의 물결을 헤쳐나가기 위해 이에 적응하고 기술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란 분석이다. 가트너는 “2027년까지 AI 관련 기술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개발자) 인력의 80%가 기술(혹은 신기술)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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