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직접 입금, 직불 카드, 탈중앙화 저축·대출, 국경 간 결제
해외에선 은행 계좌에 암호화폐 매매·보관, ‘양자 통합’도 진행
거래소 계좌로 사용자 월급 직접 입금, 래핑 BTC, ETH 등 대출 등

암호화폐 시세 화면. (출처=코인데스크)
암호화폐 시세 화면. (출처=코인데스크)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암호화폐가 이젠 개인 통장이나 계좌는 물론, 모든 은행거래와 금융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이런 물음을 굳이 제시할 필요도 없게 되었다. 이미 전문가들은 암호화폐가 기존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나 각종 은행 거래를 대신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암호화폐를 활용한 ‘자신만의 은행’, ‘은행 없는 세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는 암호화폐가 기존 금융시스템 대신 개인의 재테크나 금융거래를 지배할 것이란 얘기다.

이미 ‘암호화폐 경제’가 성장,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디파이(DeFi) 프로토콜, 핀테크 기업, 암호화폐 거래소 등 관련 기업들이 기존 금융 시스템을 대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암호화폐 직접 입금과 직불 카드, 탈중앙화 저축·대출, 국경 간 결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미 “암호화폐 경제는 돈의 정의와 활용 방법에 대한 핵심적인 개념들을 빠르게 바꿔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선 암호화폐나 핀테크 기업에 직접 입금

이미 해외에선 스퀘어(Square), 페이팔, 코인베이스 등 많은 암호화폐나 핀테크 기업들이 자사 플랫폼에 직접 입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암호화폐로 기존 결제 수단을 전환하거나, 직접 손쉽게 입금토록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코인베이스 등은 사용자들의 계좌로 직접 입금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암호화폐 거래를 한층 원활하게 하고, 암호화폐 기업이 발행한 카드(예를 들어 ‘코인베이스 카드’)를 신용카드 계좌에 연결되게 했다. 여느 신용카드와 똑같은 결제와 지출, 암호화폐 보상 수취 등이 이를 통해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수표도 암호화폐 또는 미국 달러 중 한 가지로 바꿀 수 있다. 직장의 급여도 원하는 금액 만큼 입금할 수 있다. 이 모둔 거래에 수수료는 없다.

그렇다보니 일부 은행은 아예 사용자 계좌와 암호화폐를 직접 통합하고 있다. 미국에선 이미 일부 은행이 당좌 예금 계좌에서 직접 암호화폐를 매매하거나 보관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그 과정에서 암호화폐 거래소의 중개 내지 협업이 필요하다.

암호화폐 신용카드, 직불 카드도 ‘인기’

글로벌 신용카드 회사인 비자카드는 이미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에 연결하는데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코인베이스에 밝힌 바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전 세계 7천만 개 이상의 가맹점과 연결할 수 있는 50개 이상의 암호화폐 지갑 파트너를 보유하고 있다. 2021년 상반기에 이미 10억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 결제를 처리했다고 발표했다.

마스터카드 또한 암호화폐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미 소비자들이 암호화폐를 더 쉽게 구매, 지출 및 보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스터카드 가맹점들은 곧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고객들은 자체적인 ‘코인베이스 카드’에 가입할 수 있다. 이는 직불 카드로서, 계좌에 보유한 암호화폐를 모든 비자카드 가맹점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물건을 구매할 때마다 이에 대한 인센티브(리워드)도 받을 수 있다. 코인베이스는 “이런 직접 입금 기능과 함께 제공되는 ‘코인베이스 카드’는 자립형 암호화폐 경제를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흔히 블록체인 스테이킹 보상의 단점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변동성이 높은 네이티브 암호화폐로 지급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다이(Dai)나 USD 코인(USDC)과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구매하고 보유할 경우 달러로 표시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코인베이스 계좌에 다이를 보유하면 연 2.00%의 연이율(APY)을, USD 코인을 보유하면 연 0.15%의 연이율을 받을 수 있다.

비트코인과 거래소 코인베이스 이미지. (출처=셔터스톡)
비트코인과 거래소 코인베이스 이미지. (출처=셔터스톡)

탈중앙화 금융(DeFi) 통한 저축과 대출 활발

금융 리스크를 어느 정도 감수하면서 더 높은 수익률을 꾀할 경우 탈중앙화 금융(DeFi) 프로토콜이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스마트 계약을 통해 기존 금융 상품보다 잠재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투명한 P2P 대출을 가능하게 한다.

즉, 암호화폐 자산을 유동성 풀에 공급하고 다른 사용자가 해당 암호화폐를 대출하면 수익을 얻는 구조다. 디파이 사용자는 ‘Aave’나 ‘Compound’와 같은 인기 프로토콜에서 USDC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대출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 간에 거래가 가능한, 래핑된 비트코인이나 ETH를 포함한 다양한 암호화폐를 대출하거나 빌릴 수도 있다. 다만 디파이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므로, 암호화폐를 맡길 프로토콜을 반드시 사전에 검증할 필요가 있다.

디파이 앱에 접속하려면 ‘코인베이스 월렛’이나 ‘메타 마스크’와 같은 자체 보관형 암호화폐 지갑이 필요하다. 이러한 암호화폐 지갑은 단순히 자산을 보관하는 공간이 아니다. 암호화폐를 주고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 NFT 마켓, DeFi 등 다양한 암호화폐 앱을 탐색하고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미국의 경우 이미 이런 시스템을 통해 신용 조회 없이 대출이 가능하다. 미국 여러 주에선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을 담보로 최대 100만 달러까지 대출받을 수 있으며, 신용 조회는 필요하지 않다.

개발도상국들, 수수료없는 ‘국경 간 결제’ 선호

암호화폐의 가장 혁신적인 특징 중 하나는 국경 없는 결제 방식이다. 2021년 9월, 엘살바도르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인정하는 ‘역사’를 썼다. 다른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는 해외에 거주하는 가족이나 친구가 고국으로 보내는 송금 수수료를 줄이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엘살바도르의 공식 비트코인 ​​앱인 치보(Chivo)는 거래 첫날에만 300만 달러 이상의 송금을 처리했다. 개발도상국 거주자와 해외에 거주하는 가족, 친구들에게 거의 즉각적이고 저렴하게 국경 간 결제를 할 수 있는 기능은 이 나라 경제에 획기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글로벌 통화 시스템이나, 분산형 대출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개발도상국들의 기존 송금 결제 처리 수수료는 매우 비싼 경우가 많다. 암호화폐가 더욱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다. 시장조사기관인 ‘체이널리시스’ 추정에 따르면 베트남, 인도, 파키스탄을 포함한 개발도상국들이 암호화폐 도입 부문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빅테크 중에선 특히 메타가 코인베이스나 팍소스(Paxos)와 협력, ‘Novi’라는 새로운 디지털 결제 이니셔티브를 개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Novi’의 초기 시범 운영을 통해 사용자는 미국과 과테말라 간에 안전하게 실시간으로 수수료 없이 암호화폐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암호화폐와 금융 시스템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암호화폐는 기존 결제 채널이나 은행 인프라와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분산형 프로토콜은 대안으로서 더욱 두드러지게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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