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코딩 30%, AI 구축…프로그래머 중심 전직원 3% 해고”
메타, 구글 등 빅테크들도 “내년 이후 대대적인 AI코딩 전환”
‘대량 실업 우려 vs 인간만의 역할 필요’…“개발자들 창조적 대응 필요”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SW개발자 내지 프로그래머들에게 전례없는 ‘겨울’이 닥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전 세계 자사 인력의 약 3%를 감축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는 현실로 닥치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프로그래머(개발자)들이 이번 해고 조치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 등이 코딩 작업부터 빠르게 AI로 전환하면서,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SW개발업계에도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AI코딩이 점차 확산되면서 이들 빅테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외에선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등이 자체 AI 생성 코드 규모를 공개하며 SW개발자들에게 사전 경고를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가 15일 미국 본사에서 열린 회사 창립 50주년 기념 행사에서 “본사 코드의 최대 30%가 AI로 작성되었다”고 공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AI 기술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미치는 영향을 웅변으로 확인한 셈이다.
메타, “코드의 20~30%, 소프트웨어로 작성”
나델라는 지난달 메타의 CEO 마크 주커버그와 함께 진행한 간담회에서도 그는 코드의 20~30%가 “소프트웨어로 작성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다시 말해 AI가 생성한 코드라는 뜻이다. 나델라는 저커버그에게 “현재 우리 저장소에 있는 코드의 20~30% 정도, 그리고 일부 프로젝트는 아마도 모두 소프트웨어로 작성되었을 것”이라며 “회사에서 AI가 작성하는 코드의 양이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에서는 결과가 엇갈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파이썬으로 AI코딩을 원활하게 작업할 수 있는 반면에, C++는 작업이 까다로웠다”고 전했다. 파이썬이 AI코딩에 더 유용하다는 사실은 각종 실태조사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실제로 작년 스노우플레이크의 조사에 따르면 파이썬은 AI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언어로 부상했다.
저커버그 역시 MS의 이런 추세에 공감하고 있다. 그는 메타 역시 이같은 상황과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음을 언급하며, “향후 ‘라마(Llama)’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내년에는 코딩의 절반 정도가 사람이 아닌 AI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간이 갈수록 그 비중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이는 다른 많은 전문가들도 공감하는 대목이다.
마이크로소프트 CTO 케빈 스콧도 ‘테크스토리’에 “2030년까지 모든 코드의 95%가 AI로 생성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저커버그 역시 “지난 연초부터 이미 AI 코딩 기술이 중간 수준 숙련도를 지닌 엔지니어 수준에 도달했다”고 확신했다.
구글, “내부 소스코드 25%가 AI로 생성”
MS 메타만 이러한 AI 기반 코드 개발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작년에 이미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는 “회사 내부 소스 코드의 약 25%가 AI로 생성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회사가 개발팀 내에서 AI를 광범위하게 활용해 왔으며, 주로 코딩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피차이는 “AI로 된 코드는 강력한 보안 조치와 함께,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엔지니어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엔지니어의 워크플로우가 개선되고 작업 속도가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렇다면 AI 시대의 개발자들은 이제 종말을 맞이한 것일까. 이에 대해선 다소 전망이 엇갈린다. 일단 AI 코딩에 대해선 긍정론이 많다. 즉 “일상적인 워크플로에 AI 도구를 통합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거나, “개발자들은 생산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작년 깃허브에 따르면 AI 솔루션을 사용하는 개발자들은 “한층 안전한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 코드 품질을 개선하며, 새로운 언어를 한층 빠르게 도입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로 인해 “가까운 미래에 AI 관련 일자리 감소가 잇따를 것”이라는 비관적 시각도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 그럼에도 빅테크 CEO들의 최근 발언은 많은 개발자들을 긴장하게 한다.
이미 MS의 본사 직원 약 2,000명이 당장 일자리를 위협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가 소재한 미국 워싱턴주 분석에 따르면 그중 약 40%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직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개발자들도 나름대로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SW업체 ‘하네스’(Harness)의 현장 CTO인 마틴 레이놀즈는 “궁극적으로 개발자들이 업계 내 AI 도구의 유입에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와이어드’에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술 대기업들이 AI를 사용해 코드를 작성할수록, 개발자들은 인간의 판단이나, 창의성, 감독이 필요한 작업에 집중하여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레이놀즈는 “물론 실업에 처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하거나 더욱 전략적이고 고부가가치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또 다른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주문했다.
“AI코딩, 만병통치약은 아냐” 주장도
레이놀즈는 또 “AI 도구가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는 있지만, 기업에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면서 “안전과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항상 인간이 최신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품질과 기능을 보장하기 위해 AI로 작성된 코드를 검토하고 디버깅하는 데 있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현재 AI 모델은 효율적으로 코드를 생성할 수 있지만, 버그나 최적이 아닌 솔루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인간의 개입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가트너는 “ 2027년까지 엔지니어의 약 80%가 기술 향상을 강요받을 것”이라면서 “다만 이는 이것이 반드시 일자리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즉 이러한 도구의 에 적응하기 위해 나름의 기술 혁신을 추구할 경우 오히려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