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등 각국, 다양한 지역별 ‘맞춤형’으로 고루 보급
사실상 ‘영리법인화’ 포기 직후 발표, “공익사업” 강조 맥락
中 견제, 美 AI패권 속뜻도? 표면상 “통제 배제, 개인 자유 보호”

오픈AI가 이른바 '민주적 AI' 개념을 제시했다. (출처=셔터스톡)
오픈AI가 이른바 '민주적 AI' 개념을 제시했다. (출처=셔터스톡)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샘 앨트먼이 영리 사업 부문을 비영리법인 이사회에 귀속시켜 사실상 ‘영리법인’ 전환을 포기했다. 그 직후 오픈AI는 이른바 “민주적 AI(democratic AI)를 전세계에 전파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마치 비영리 공익적 소명에 앞장서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고 나섰다.

오픈AI는 7일 오후 “각국이 AI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권위주의적인 가치보다는 민주적인 가치에 기반한 AI를 장려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그 의도가 어떠하든간에 소위 ‘민주적 AI’라는 정치·사회적 차원의 기술 가치를 내건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XAI(설명가능한 AI) 등에 비해 한층 공화적 색채를 강하게 띤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전 세계 대상, ‘챗GPT 보편화 의도’ 해석

그러면서도 오픈AI는 미국 중심의 패권적 의도를 감추지 않았다. 샘 앨트먼은 이날 “‘민주적 AI’의 글로벌 확장은 본사의 막대한 투자가 결실을 맺는 데 중요한 요소이며, 특히 이를 통해 미국이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민주적 AI’공산당 일당 체제의 사회주의 기반의 중국식 자본주의에 맞서는 무기가 될 것이란 의미다. 최근 ‘딥시크’로 상징되는 중국의 급속한 AI기술 발전을 염두에 둔 것이다.

오픈AI는 이른바 ‘새로운 "국가를 위한 OpenAI’라는 자못 거창한 비전을 내걸었다. 이는 “각국 또는 세계의 다양한 지역과 협력, 챗GPT의 현지화된 버전을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의료 및 교육 분야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WSJ, 엑시오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민주적 AI’ 캠페인에 동참하는 국가는 오픈AI가 올해 초 오라클이나 소프트뱅크와 함께 발표한 ‘프로젝트 스타게이트’(Project Stargate)의 확장을 위한 인프라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AI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 권한을 가진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오픈AI 기술의 제공과 적용 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픈AI, 오라클·소프트뱅크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자금 지원

앞서 샘 앨트먼은 “오픈AI는 ‘이익 상한제’ 파트너십에서 완전한 공익법인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영리법인 전환을 포기한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7일 오후에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가 아직 (영리부문의 비영리법인 통합과 이사회 귀속) 협상을 진행하는 중이며, 규제 당국도 아직 승인을 내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오픈AI CEO 샘 앨트먼. (출처=테크크런치)
오픈AI CEO 샘 앨트먼. (출처=테크크런치)

‘민주적 AI’ 선언은 CEO 샘 알트먼이 미 의회 상원 상무위원회의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청문회에 출석하기 하루 전에 나왔다. 사측은 “세계가 ‘민주적 AI’와 ‘독재적 AI’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이 시점에서, 세계의 많은 나라와 지역들이 ‘민주적 AI’를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각국에 자신들만의 ‘데이터 주권’을 부여하고, 오픈AI와 협력해 현지 스타트업을 지원함으로써 ‘국가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금을 조성할 수 있는 역량을 제공키로 했다. 앞서 샘 앨트먼은 워싱턴포스트에 게재된 ‘OpenAI for Countries’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런 의미의 ‘민주적 AI’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또한, 많은 국가들이 자국 버전 스타게이트(Stargate)에 대한 수요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픈AI는 “최근 파리에서 열린 ‘AI 액션 서밋’(AI Action Summit)에서 이러한 의견을 자주 접했다.”며 “이런 시도는 또한 미국이 중국과의 AI 패권을 놓고 벌이는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도록 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와도 부합하도록 설계되었다”고 밝혔다.

각국 ‘맞춤형’ 통해 중국 AI 기술 견제

그렇다면 과연 ‘민주적 AI’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과 이견이 난무할 수도 있다. 가장 큰 의문 중 하나는 오픈AI가 챗GPT를 다양한 국가와 지역에 각기 적합하도록, 얼마나 맞춤형으로 설정할 의향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는 특히 미국 아니면 중국 AI 시스템 중 어느 것을 사용할지를 고민하는 국가들에게 중요한 요소다.

오픈AI는 블로그 게시물에서 “각국의 필요에 따른, 그리고 각국의 필요에 맞춘 AI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접근 방식은 없을 것”이라며 대신에 “특정 목적에 맞는 추론 모델을 원하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정한 나라의 정부가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AI를 사용하는 것은 방지한다. 대신에 ‘개인의 자유’를 확실히 보호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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