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주, 캐나다, 네덜란드, 스페인, 프랑스 등 수 십개 양자 스타트업들
‘양자 시스템 확장 위한 필수 연결성, 오류 수정 등 병목 현상 해결’
많은 외신·언론들, 특히 광자기술, 초전도, 중성원자 기술 업체 등 주목
[애플경제 이지향 기자] 양자 컴퓨팅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여러 기업들이 기존 컴퓨터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경지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특히 일부 스타트업과 소규모 기술 기업들까지 나서 양자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양자 컴퓨팅의 발전의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그 동안 각종 외신과 언론을 통해 이들 소기업들의 기술이 자주 부각되곤 했다. 물론 빅테크가 아무래도 양자기술의 진도가 한 수 위고, 특히 많은 큐비트 수를 자랑한다. 그럼에도 이들 스타트업들 역시 양자의 기본 원리에 충실하며, 꾸준한 R&D에 박차를 가할 경우 양자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는 평가도 많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먼저 해결해야 할 실질적인 과제들이 있다. 예를 들어, 양자 컴퓨팅의 기본 정보 단위인 큐비트(양자 비트)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칩을 개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치열한 기술 경쟁에서 흔히 그렇듯,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이 선두에 서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자 시스템 확장에 필수적인 연결성이나, 오류 수정 등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기술에서 이들도 선전하고 있다. 그간 언론에 보도된 스타트업 중엔 양자 칩 프로젝트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기업들도 많다.
▲아케토닉스(Akhetonics)는 전광학 범용 칩을 개발하는 독일의 광자학 스타트업이다. 이는 대부분의 업체가 좁은 응용 분야에 집중하는 것과는 또 다른 역발상적 시도로 주목받는다.이런 대담한 버전과 기본 원리에 기반한 접근 방식을 통해 2024년 11월엔 ‘매터웨이브 벤처’사가 주도한 600만 유로 규모의 시드 투자 라운드를 유치하기도 했다.
▲앨리스 앤 밥(Alice & Bob)은 프랑스 스타트업이다. 이는, 2025년 1월 1억 4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라운드를 통해 ‘내결함성’ 양자 컴퓨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칩에만 집중하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앨리스 앤 밥은 완전한 양자 컴퓨팅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오류를 줄이고 오류 수정을 간소화하도록 설계된 초전도 큐비트의 일종인 ‘캣 큐비트’를 사용한다.
▲퀀티넘(Quantinuum)도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양자 기술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2021년 캠브리지 퀀텀과 하니웰 퀀텀 솔루션의 합병으로 설립된 양자 컴퓨팅 기업이다. 주력 제품은 H 시리즈 포획 이온 양자 컴퓨터다.
지난 2024년 4월, MS와 함께 오류 정정 분야의 획기적인 기술을 발표한 바 있다.
보스턴에 본사를 둔 ▲‘QuEra’사는 중성 원자(neutral atoms)를 “대규모 내결함성 양자 컴퓨터를 구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보고있다. ‘QuEra’는 아마존 브라켓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256큐비트 아날로그 중성 원자 양자 컴퓨터인 ‘아킬라’(Aquila)를 지난 2022년에 출시했다. 이 회사는 특히 구글의 지원을 받고 있다. 구글은 2025년 2월 이 양자 스타트업이 유치한 230달러 규모의 부채 라운드를 주도했으며, 소프트뱅크, Valor, 그리고 기존 투자자들이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아톰 컴퓨팅은 광학적으로 포획된 중성 원자 배열을 사용하는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는 미국 기업이다. 지난해 ‘Microsoft Ignite 2024 컨퍼런스’에서 MSt와 함께 2025년 상용 양자 컴퓨터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D-Wave’는 최신 주력 시스템인 ‘Advantage2’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이는 ‘양자 어닐링’이라는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한다. 해당 프로세스는 양자 물리학을 사용, 가장 안정적이고 에너지가 낮은 원소 배열을 찾아 주어진 문제에 대한 최적의 조합을 도출한다. 1999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분사한 ‘D-Wave’는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기업이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본사를 둔 ▲‘EeroQ’는 양자 칩 설계에 헬륨을 활용하는 스타트업이다. 2022년 725만 달러의 시드 투자 라운드를 유치하고, 지역 공적 지원을 받은 EeroQ는 2024년 9월 시카고 훔볼트 파크에 위치한 본사 확장에 11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후지쯔와 리켄(RIKEN)도 지난 ‘2023년 64큐비트’에서 256큐비트 초전도 양자 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아이온큐(IonQ)’는 아이온큐 포르테(IonQ Forte)를 포함한 포획 이온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는 미국 상장 기업이다. 2021년 말 SPAC(주식공개)를 통해 상장한 후, 캐나다 네트워킹 전문 기업 인탱글드 네트웍스(Entangled Networks)를 인수했다.
▲아이큐엠(IQM)은 초전도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는 핀란드 스타트업이다. 알토 대학교와 핀란드 VTT 기술 연구 센터의 분사 기업으로 2024년 1차 투자를 유치했다. 핀란드 정부 지원에 이어, ‘EIC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의 지원도 이어졌다.
▲파스칼(Pasqal)은 양자 컴퓨팅에 풀스택 접근 방식을 취하고 중성 원자에 투자하며, 꽤 이름이 알려진 프랑스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202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자 교수인 알랭 아스펙트가 공동창립자이기도 하다.
▲‘PsiQuantum’도 광자 기술을 사용하는 양자 컴퓨팅 스타트업이다. 호주 학자들이 설립한 이 회사는 이른바 ‘100만 양자 비트 머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 2월에는 뉴욕 ‘GlobalFoundries’에서 제조되는 양자 광자 칩셋인 ‘오메가(Omega)’를 발표하기도 했다.
2021년, PsiQuantum은 블랙록이 주도한 4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했으며, 현재도 BlackRock은 60억 달러의 사전 투자 가치 평가를 통해 7억 5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 라운드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킬리만자로(Qilimanjaro)는 아날로그 양자 앱 전용 집적 회로(QASIC)에 중점을 둔 스페인 스타트업이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한 풀스택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2024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의 ‘4 Years From Now’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우승했다.
▲‘Quandela’는 광자 양자 컴퓨터 개발을 위해 2017년에 설립된 프랑스 스타트업이다. 2023년 11월, 5천만 유로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고 프랑스 2030 계획을 통해 프랑스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
▲‘리게티 컴퓨팅’사는 2013년 설립, 초전도 기술에 중점을 둔 양자 컴퓨팅 기업이다. 이 회사 제품군에는 ‘Ankaa-3’와 곧 출시될 ‘336큐비트 Lyra 시스템’이 포함된다. 경쟁사인 D-Wave나 ‘IonQ’와 마찬가지로 리게티 컴퓨팅은 상장 기업이다. 2021년 SPAC을 통해 상장하기 전에 벤처캐피털(VC)에서 약 2억 달러를 조달했다.
2025년 2월, 리게티는 대만의 ‘퀀타 컴퓨터’(Quanta Computer)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퀀타 컴퓨터’는 3,500만 달러를 투자하고 리게티의 주식을 인수할 예정이다. 양사는 향후 5년간 초전도 양자 컴퓨팅의 개발 및 상용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각각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QuantWare’는 양자 처리 장치(QPU)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둔 독점 3D 칩 아키텍처인 VIO를 개발한 네덜란드 스타트업이다. 2025년 2월부터 양자 오류 정정을 위한 첫 번째 QPU인 Contralto-A의 선주문을 받고 있다. 2020년에 델프트 공과대학교(TU Delft)와 산하 연구소인 ‘QuTech’의 분사 기업으로 출발했다.
미국 양자 스타트업 ▲‘SEEQC’는 회사 명칭부터가 “확장 가능하고 에너지 효율적인 양자 컴퓨팅”의 약자다. 이 회사는 IBM의 초전도 전자 사업부 출신 직원들이 설립한 칩 회사 ‘Hypres’에서 다시 분사한 업체다. 2023년, ‘SEEQC’는 엔비디아와 “양자 컴퓨터와 GPU 간의 완전 디지털, 초저지연 칩 간 연결”을 구축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2025년 1월, 3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 밖에 중국 스타트업인 ▲‘SpinQ’도 2018년 설립 이후 양자 컴퓨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일부 양자 컴퓨터는 휴대 가능하고, 이를 위해 핵자기 공명(NMR)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밖에 캐나다 스타트업 ▲‘자나두’(Xanadu)는 광자 접근 방식을 통해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업체다. 지난 1월, 35개의 광자 칩을 포함한 12큐비트 시스템인 ‘오로라’를 출시했다. 2016년에 설립된 ‘자나두’(Xanadu)는 현재까지 약 2억 7,500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2022년 11월에는 1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아 1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 스타트업은 빅테크와 협업하거나, 파트너십 내지 분사 형태를 띠며 기술 개발에 가속도를 내기도 한다. 그 배경은 역시 빅테크가 자금과 기술력으로 이룬 기왕의 기술 역량이다.
앞서 2025년 초 이미 AWS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CIT)와 협력, 개발한 오셀롯(Ocelot)을 출시하면서 공식적으로 양자 칩 경쟁에 뛰어들었다. 오셀롯은 아마존 최초의 양자 칩이다. 그러나 AWS는 이전에도 D-Wave, IonQ, Rigetti 등과 협력, 양자 컴퓨팅 서비스인 브래킷(Braket)을 출시하며 기술 역량을 축적해왔다.
구글 역시 2024년 12월, 구글은 최신 양자 컴퓨팅 칩인 윌로우(Willow)를 발표했다. “윌로우는 이전 모델인 시카모어(Sycamore)보다 우수하다”거나, “양자 오류 수정 분야의 획기적인 발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구글 퀀텀 AI의 설립자 하르트무트 네븐은 “윌로우의 성능은 양자 계산이 여러 평행 우주에서 이루어진다는 개념에 신빙성을 부여한다”고 독자적 기술 성과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IBM도 나름의 양자 컴퓨팅 프로젝트를 실현하고 있다. 이는 최대 1,121큐비트까지 확장 가능한 획기적인 초전도 칩인 콘도르(Condor)와, 성능 향상 및 오류율 감소에 중점을 둔 156큐비트 프로세서인 헤론(Heron)이 핵심이다.
인텔도 실리콘 스핀 큐비트 기반 양자 컴퓨터를 개발한지 오래다. 지난 2023년 6월, 인텔은 12큐비트 연구용 칩인 터널 폴스(Tunnel Falls)를 공개했다. 당시엔 “터널 폴스 기반 차세대 양자 칩이 2024년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2025년 2월, 마이크로소프트도 ‘토폴로지 코어 아키텍처’를 사용한 양자 칩인 ‘마조라나’(Majorana)를 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전에 “10년 이내에 양자 슈퍼컴퓨터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