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으로 폐쇄, 2주 후 다시 개방, “그러나 자금부족 심각”
사이트 관리자 “돈이 없어 서버 강화, 보안 구축도 불가” 하소연
“필히 부활” 다짐 불구, “악명높은 4chan, 이번엔 완전 폐쇄” 전망도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시각에 따라 다소 평가가 다르지만 극우 내지 유해 게시물도 서슴지않는 악명높은 미국 최대의 이미지 보드 사이트 ‘4chan’이 해킹 당한지 2주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정상화를 위해선 여전히 심각한 문제들이 남아 있다.
물론 운영자들은 “이미지 게시판 기능의 사이트 기능은 결코 순순히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4chan은 익명 사용자들이 유해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게시물을 올리는 것으로 악명 높다. 익명의 힘을 빌려 빚어지는 이탈 현상인 셈이다. 그럼에도 무려 2천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둔 글로벌 수준의 이미지 사이트여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 4월15일 해킹 당한 후 ‘4chan’은 26일 다시 ‘돌아왔다’. 웹사이트 공식 블로그에 게시된 ‘Still Standing’이라는 사이트 공지문은 이달 초 4chan 폐쇄의 원인이 된 해킹 사건의 경위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사이트 자체 상태 확인 시스템에 따르면, 게시판과 메인 페이지는 정상 작동하지만, 게시물과 이미지는 여전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
또 4chan 블로그 게시물에 따르면, 해커들은 심각한 데이터베이스 공격을 통해 사이트 소스 코드에 접근했다. 이에 사이트 관리자들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14일에 부랴부랴 서버를 폐쇄했다고 한다. 블
로그 게시물은 “이 사건이 4chan의 가장 중요한 서버를 포함한 수많은 데이터베이스에 침해를 입혔다는 점에서 ‘재앙적’”이라고 규정했다. 해킹으로 인해 웹사이트가 파괴되고 ‘4chan’ 운영팀과 많은 사용자의 개인 정보가 유출되었다.
블로그 게시물은 해킹의 원인을 “‘숙련된 인력’ 부족으로 인해 코드와 인프라를 업데이트하지 못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chan은 자금 지원자를 찾기 어려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자금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특히 블로그 게시물은 “4chan과 협력할 의향이 있는 광고주와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는 드물고, (시민사회) 활동가들의 압력에 걸핏하면 서비스를 중단하게 된다”면서 “새로운 장비 구매 자금을 마련하는 데 거의 10년이 걸렸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다시 말해 “자금부족으로 인해 정상적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자칫 문을 닫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 때문에 웹사이트가 다시 운영되기 시작했지만, 몇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로그 게시물에 따르면, 4chan 팀이 흔히 게시되는 ‘.swf’ 파일 형식과 관련된 악용 사례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f/’ 게시판은 폐쇄된 상태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이유로 4chan이 부활한 지금도 PDF 업로드 기능을 비활성화하고 있다. 물론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도입할 예정이라곤 하나 불투명하다. 4chan은 이에 “웹사이트 복구 작업량을 감당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돈이 없어 ‘자원봉사자’에 의존할 수 없는 밖에 없는 구차스런 사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운영진은 그러나 “4chan이 쉽게 사라지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제로 블로그 게시물에는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4chan은 서버 최신 업그레이드를 위한 자금 확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4chan은 자금 부족에 시달리며, 허술한 인프라로 인해 또 다시 해킹 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분명 4chan은 인터넷에서 가장 트롤이 많은 곳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해킹으로 인해 4chan은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많다. 비록 4chan 나름의 역사와 오래된 연혁, 그리고 만만찮은 영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