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방질화붕소’ 탑재, ‘지구 반대편까지 완벽한 보안, 고품질 통신”
인공위성 활용해 ‘장거리 양자 얽힘 분배, 글로벌 양자네트워크 구축’
“hBN 기반 단일 광자원, 실제 양자 기술에 적용하는게 과제”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양자기술 연구가 가속화되면서, 특히 통신 부문에서 이른바 ‘양자광원’과 ‘양자통신’의 융합으로 우주 공간을 통해 수천 km 거리의 안전한 양자 통신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나아가선 현재의 인터넷이나 모바일 통신이 어느 날 양자 기반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양자광원 편광·위상 정밀제어, 새로운 양자통신 기술
이를 위해 주목되는 것은 ‘육방질화붕소’(hBN) 양자광원이다. 이는 단 한 개씩 혹은 두 개의 광자가 서로 쌍으로 얽힌 것이다. 이런 양자광원의 편광이나 위상 등의 상태를 정밀하게 제어하면, 새로운 양자통신 기술이 가능하게된다. 도청이 불가능한 양자암호 통신이나, 먼 거리의 양자 노드 사이 얽힘 분배 등 양자네트워크를 구성할 수도 있다.
이렇게 양자광원 기반으로 구축된 양자통신은 기존 지상 양자통신과 달리 거리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더욱이 “인공위성을 활용하면 장거리 양자 얽힘 분배와, 글로벌 양자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양자광학과 위성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런 글로벌 네트워크의 실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분야 전문가들 중엔 “수 년 이내에 hBN 기반의 양자광원을 탑재한 위성 양자통신 시스템의 시제품이 등장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영덕 경희대 부교수 등은 최근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보고서를 통해 특히 ‘육방질화붕소’(hBN)를 바탕으로 한 단일 광자원이 현재의 위성 기반 양자통신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즉, “현 위성 기반 양자통신 시스템에 탑재되는 광자 소스 방식은 극저온 운용이 필요하거나, 방출 효율과 안정성 측면에서 제약이 있다”면서 “‘hBN’ 기반의 단일 광자원은 상온에서도 안정적이며 높은 광자 발생률을 갖는다는 점에서 매우 유망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hBN’은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단일 광자를 방출할 수 있는 차세대 양자광원이다. 단일 광자원은 도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양자암호나, 장거리 양자통신에 필수적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전기 구동 방식, 집적 광자 소자 기술 등 소형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그 결과 “나노 스케일의 결함에서 발생한 광자를 우주까지 연결, 글로벌 양자네트워크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hBN’, 안정적 단일 광자 방출하는 ‘차세대 양자광원’
만약, hBN 박막 기반의 광원 소자를 위성 플랫폼에 실을 수 있으면 이런 기대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즉, 단일광자나 얽힌 광자 쌍을 초당 수백만 개 이상 안정적으로 생성하고, 이를 위성 내에서 특정 빔 라인을 따라 지상 관측소 두 곳으로 각각 전송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지상 수신 노드는 이 광자들을 감지, 양자 상태를 분석함으로써, 도청이나 간섭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야말로 완벽한 보안의 통신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hBN 기반 양자광원과 위성 양자통신의 접목이 구체적 기술로 구현되기 위해선 hBN 기반 단일 광자원을 실제 양자 기술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다시 말해 “그 내부에서 광자를 방출하는 ‘결함’의 기원을 정확히 규명하고 표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결함 구조는 대체로 서로 다른 방출 파장과 세기, 결맞음으로 특징지워진다. 다만 어떤 공정 조건에서 어떤 결함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필요하다. 즉 “결함의 원자 구조와 광학적 특성 사이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조건에 따른 결함 형성 과정의 제어 기술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광자의 방출 강도와 ‘결맞음’(coherence)의 수준을 높이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같은 광자원이라도, 실제 방출된 광자에는 배경 신호나 잡음이 혼입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광자의 스펙트럼이 서로 다르면, 양자통신 프로토콜에서 간섭이나 동기화 과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광자 선폭을 줄여, 높은 결맞음을 확보하고, 동시에 방출률을 높여 신호 대비 잡음 비율을 낮출 수 있도록, 소자 공정과 결함의 안정화 기술이 필요하다.
방출강도·결맞음 향상, 양자소자 단일 플랫폼 통합 등 ‘과제’
김 부교수 등은 또한 향상된 위성기술과의 융합도 강조했다. 즉 “지상과 위성을 아우른 양자 통신망을 구현하기 위한 양자중계기와의 연계”가 대표적이다.
이에 따르면 위성을 통한 장거리 얽힘, 분배가 가능하더라도 지상 노드 간에는 여전히 광자 손실과 감쇠가 일어난다. 이에 “hBN 기반 결함 중심에서 ‘스핀 자유도’를 양자 메모리로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만약, 스핀과 광자 사이의 상호작용이 정밀하게 제어된다면, 얽힘 상태를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중계할 수 있는 실용적 양자 노드를 구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다양한 양자 소자들을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하는 기술도 강조되고 있다. 즉, 단일한 광자원을 필두로, 광자 광학 회로, 고감도 광검출기, 양자 메모리 등이 단일한 칩 위에 집적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위성통신 시스템과 연동되기 위한 하드웨어적 호환성까지 확보되어야 한다”면서 “hBN을 양자광원으로 이용해 하나의 통합형 양자광자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