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작’ 평가 ‘시리’ 구원투수로 ‘비전프로’ 개발 ‘로크웰’ 발탁
기존 지아난드레아는 다른 부서로, ‘시리’ 재도약 여부 관심사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애플의 ‘시리’(Siri)가 사실상 ‘실패작’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면서, 국면 돌파를 위한 AI부문 수뇌부의 대대적인 인사 이동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6월 WWDC 2024에서 애플의 ‘시리’를 포함한 AI부문 수장인 지아난드레아(Giannandrea)는 당시 무대에서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된 ‘시리’가 “기기(아이폰16)에 있는 내용을 풍부하게 이해하고 있으며, 음성 지원의 지식 기반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풍부해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이제 10개월이 거의 지나도록 ‘시리’는 여전히 오류와 오답을 내놓거나, 프롬프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반응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
시장의 부정적 반응이 커지자 애플은 지아난드레아를 내치고, 대신 ‘비전프로’의 책임자인 마이크 로크웰을 새로운 AI 책임자로 앉혔다. 그에게 “‘시리’를 구할 수 있는 구원투수 역할을 맡긴 것”이란 해석이다. 이와 함께 CEO 팀 쿡은 ‘시리’ 개발팀을 대거 개편했다.
이번 인사이동은 이번 주 초에 열린 임원회의 결과다. 앞서 언론보도를 통해 이미 “애플 인텔리전스가 애플의 ‘톱100’ 임원 회의의 초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시장 전문가인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은 이미 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이제 AI 책임자 존 지아난드레아가 더 이상 ‘시리’를 총괄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거먼에 따르면, 팀 쿡은 현재의 AI 책임자 지아난드레아가 제품 개발 실행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다고 판단했다. 그 때문에 즉 비전프로 제작 책임자 마이크 로크웰을 새로운 최고 책임자로 앉혔다.
거먼에 따르면 로크웰은 이제 ‘시리’를 책임지게 되며, 향후 모든 진행 과정은 사내 소프트웨어 책임자인 크렉 훼더리에게 직접 보고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아난드레아는 더 이상 ‘시리’를 담당하지 않는 대신, 다른 AI 프로젝트 부문의 보직을 맡게 되었다. 이런 결정은 애플 ‘Top 100’ 회의에서 내려졌으며, 이번 주말에 공식적으로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거먼의 보도가 옳다면, 이같은 주요 임원진의 변화는 애플 사상 보기 드문 새로운 전환기를 예고하는 것이다. 애플은 한때 음성 지원 기술의 선구자였지만 지금은 다른 경쟁사에게 뒤처진 상태다. 이에 애플은 ‘시리’를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애초 애플은 자사의 주력 제품인 아이폰16 프로를 “애플 인텔리전스에 가장 적합한 기기”라고 광고했다. 그러나 출시 후 거의 7개월이 지났는데도 소비자들은 이렇다할 만큼 AI의 효용과 효능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를 두고 거먼은 “애플 ‘시리’는 졸지에 망신살을 끼친 재앙이 되었다”고 표현했다. 이런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것이 이번 임원 인사다. 이를 통해 “‘시리’가 사용자 개인의 콘텍스트를 한껏 지원, 만족시킴으로써 성공적 결과를 도출하길 기대한다”는 것이다.
앞서 애플의 비전 프로 개발의 공로자이기도 한 로크웰은 ‘시리’를 발전시킬 능력이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비전 프로의 혼합 현실 헤드셋 기술이 반드시 상업적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 놀라운 업적임엔 분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팀 쿡이 비전프로에서 입증된 로크웰의 혁신 능력이 과연 빛을 발할지 두고볼 일”이란 시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