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인 급등세 꺾이며, 큰 등락폭 ‘조정국면’에 실망
트럼프 ‘관세’정책, 美금리·인플레이션 등 변수로 기대 이하
그럼에도 “BTC 10만달러가 분기점이자 이정표” 전망도
美정부 ‘앞으로 더 이상 매도 없어’, 금년 20만 달러 가능?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금년 암호화폐 시장은 어디로 갈까? 아직은 안갯속에 있듯이, 확실히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일단 10만달러선이 하나의 분기점이자,이정표가 될 것이란데엔 그다지 이의가 없다.
코인게코, 디크립트, 크립토퀀텁 등 매체와 거래소 주변의 분석가들도 대체로 이같은 전망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장의 핵심은 비트코인이다. 지난해 비트코인은 새로운 경지를 개척, 처음으로 1BTC당 10만 달러의 가격을 넘어섰다. 그러나 다시 최근에 와선 “7만달러선까지 내려갈 것”이란 예측까지 나올 정도로 큰 등락폭을 보이며 불확실한 능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20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1비트코인당 0달러에서 100,000달러로 올라가며, 역대 가장 성공적인 금융 상품 중 하나가 되었다.
관세폭탄 비롯, 트럼프의 ‘갈짓자’ 행보가 변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최근 갈짓자를 보이고 있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2기 행정부의 행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에 생애 두 번째로 대통령직에 취임하면서 여지껏 본 적이 없는 암호화폐 친화적인 정책을 선언했다. 심지어 새로운 $TRUMP 밈 코인의 출시를 서두르며 수백만 달러를 벌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급변하는 거시경제 지표, 그리고 관세폭탄으로 냉전 시대 이후 최악의 글로벌 지정학적 상황 등이 이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어수선한 지구촌”의 연속이다.
크립토퀀텀은 “이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많은 기업과 각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매수해 왔지만, 최근 몇 달 동안은 매수보다 매도에 더 적극적이었다”며 “다만 미국 정부는 트럼프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이니셔티브 덕분에 더 이상 보유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런 전망마저 더 불확실하게 만드는 것은 양자 컴퓨팅과 같은 난해한 기술이 비트코인의 기반을 무너뜨릴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의 북한 라자루스 해커 집단의 바이비츠 해킹 사건과 같은 보안사고가 더욱 치명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지며 3월 들어 비트코인을 더욱 불안정한 상태로 내몰았다. ‘매셔블’은 “10명의 전문가에게 가격이 어디로 갈지 물어보면 0에서 수십만 달러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른 10가지 답변을 얻을 수 있다”며 “비트코인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를 차분하고 신중하게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의 가장 큰 이정표 ‘10만 달러 달성’
그러면 최근의 이런 상황은 그 원인이 무엇일까? 사실 2024년에 와서 비로소 비트코인은 대중적 신뢰를 얻는 ‘제도권’의 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가치가 있고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자산으로 ‘합법화’ 된 것이다. 그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은 무엇보다 현물 비트코인 ETF의 출시였다. ETF 또는 ‘거래소 상장 펀드’는 특정 자산이나 증권을 보유한 투자 펀드다. 즉, 누구나 암호화폐 지갑 소유 등 복잡한 문제를 겪지 않고도, 해당 자산(비트코인)에 노출될 수 있다. 그 뒤를 이어 이더리움 ETF가 등장했고, 다양한 앨트코인 ETF도 곧 실현될 전망이다.
실제로 BTC를 매수하여 고객을 위해 보관해야 하는 이러한 펀드는 그 규모가 천문학적이다. 이에 블랙록이나 피델리티와 같은 대형 펀드가 앞장 서서 투자에 나섰다. 그 결과 ETF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매주 수십억 달러가 유입되었다. 현재 현물 비트코인 ETF는 총 113만 BTC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약 1,000억 달러 상당의 가치다.
여기에 최근 암호화폐 ‘스타’로 떠오른 마이클 세일러의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도 이런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 2020년에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매수하기 시작, 현재 410억 달러 상당의 약 499,000개의 BTC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더 많은 비트코인을 얻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그렇다보니 ‘암호화폐 거물’들 사이에서는 곧 비트코인이 모두 소진되어 없어질까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최근 시장 침체, “그렇다고 강세장 끝난게 아냐”
지난 1월에는 암호화폐의 모든 행보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처럼 보였다. 트럼프가 취임했고, 비트코인은 1월 20일에 108,000달러를 돌파하며 새로운 고점을 경신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최고의 정책 사안으로 밀어부티며, 미국 증시가 빨간색으로 바뀌었고, 암호화폐가 그 뒤를 따랐습니다. 그 결과 3월 중순 현재 BTC는 코인당 약 82,0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물론 호재가 없진 않았다. 암호화폐 태스크포스의 구성과 함께 트럼프는 3월 초에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금을 발표했다.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전례 없는 좋은 소식인 셈이다. 이 조치는 미국 정부가 이미 소유한 비트코인을 매각하는 것을 금지하고, 더 많은 비트코인을 취득할 수 있는 몇 가지 경로를 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위추되기만 했다.
최대의 자산거래소 블랙록은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강세장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비트코인은 역사적으로 강세장 중에도 큰 가격 조정(예, 30% 이상)을 겪기도 한 점을 상기해보면 그렇다.”고 신중한 낙관론을 펴고 있다.
“5년 내 BTC 100만 달러 이뤄지려면?”
암호화폐 투자는 그 생태적 특성이 어느 정도 투기성을 띨 수 밖에 없다. 하긴 다른 금융자산도 결코 ‘제로 리스크’가 될 수는 없다. 주식을 보유한 회사는 회계 제도로 손실을 숨길 수 있다. 은행은 신원 도용으로 인한 사기를 당할 수 있다. 부동산이나 일반 상품, 재화 역시 상황이 잘못될 수 있다. 심지어 천재지변 등 어떤 돌발 변수로 인해 가격이 폭락하는 경우도 있다.
비트코인도 다르지 않다. 상황이 잘못될 수 있으며, 그런 사례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지금에 와선 분명 합법적인 자산이다. 미국 최대의 투자 회사에서 수십억 달러를 매수했고, 엘살바도르 등 일부 국가는 아예 법정 통화로 승격시키기도 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같은 회사는 현금 대신 비트코인을 쌓고 있으며, 더 이상 강력한 컴퓨터를 가진 SW기업은 아니다. 게다가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준비금의 창설로 비트코인은 합법적인 자산으로서 더욱 공고해졌다.
문제는 언제 다시 BTC가 1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냐가 관건이란게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가을만 해도 “2025년엔 20만 달러 돌파, 5년 내 100만 달러 돌파”란 ‘슬로건’이 나돌았다. 그런 희망섞인 예측이 과연 실현될 것인지도 금년 시장 추세에 달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