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윌로우’ 개발, “우주에서 빌려온 초고속” 성능 홍보
MS, 사내 클라우드 보안 칩 ‘Azure Integrated HSM’도 공개
오픈AI, “2026년 첫 번째 AI 칩 개발” 브로드컴, TSMC와 협업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마이크로소프트는 또 ‘맞춤형 보안 칩’인 ‘Azure Integrated Hardware Security Module(HSM)’도 공개했다. 사내 클라우드 보안 칩이라고 할 수 있는 ‘Azure Integrated HSM’을 통해 서명 키(기본적으로 디지털 암호화 서명)와 암호화 키(데이터를 암호화하는 데 사용되는 비트 문자열)를 “성능 저하나 대기 시간 지연이 없이” 보안 모듈에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Azure Integrated HSM’, MS 데이터센터에 설치
이에 따르면 ‘Azure Integrated HSM’은 내년부터 MS 데이터 센터의 모든 신규 서버에 설치된다. “기밀이나, 범용 워크로드에 대한 애저 하드웨어 플릿 전반을 강력히 보호할 것”이란 얘기다.
이는 인텔, AMD, 퀄컴 프로세서에 내장된 소비자 중심 칩인 ‘플루톤’(Pluton)에 이어 MS의 두 번째 보안 칩이다. 또한 구글 클라우드나 AWS 등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한 독점 솔루션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AWS의 ‘Nitro’는 특정 보안 작업을 처리하는 반면, 구글은‘Titan’이라는 구글 서버 내장 보안 칩을 갖고 있다.
물론 이런 맞춤형 칩은 보안을 개선할 수는 있어도 한계가 많다. 실제로 2020년 연구원들은 애플의 T2 보안 칩에서 “수정 불가능한” 결함을 발견했다. 즉 맥이 외부 사이버공격의 위협에 노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MS는 ‘Azure Integrated HSM’의 취약성 테스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 제공하지 않고 있다. 아무래도 출시된 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윌로우’, “10조 7,000억 년 걸리는 계산 5분만에 처리”
한편 구글은 지난해 12월 “최신 최고의 양자 컴퓨팅 칩”임을 강조한 윌로우(Willow)를 발표했다. 구글은 차별화된 속도와 안정성 등을 강조하다보니, 심지어 자사 블로그 게시물에서 “이 칩이 너무나 빨라서 다른 우주에서 계산 능력을 빌려왔을 것”이라고 과장섞인 표현까지 동원했다.
테크크런치는 “실제로 벤치마크에서 윌로우의 성능은 놀라웠다”고 일단 인정하기도 했다. 이를 장착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중 하나는 1025년 또는 10조 7,000억 년이 걸리는 계산을 5분 이내에 처리했다. 10조 7,000억 년을 숫자로 표현하면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년이다. 이런 엄청난 숫자는 물리학에서 알려진 시간 척도를 넘어 우주의 나이를 크게 넘어서는 것이다.
그래서 “이는 양자 계산이 여러 평행 우주에서 발생한다는 개념에 신빙성을 부여한다”며 “이는 우리가 다중 우주에 살고 있다는 생각과 일맥상통한다”고 자못 거창한 우주물리학의 개념을 동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구글의 그런 주장은 몇 년 전에 이 회사가 양자 성능을 측정하기 위해 만든 벤치마크에 근거한다”고 지적했다. 그것만으로는 여러분의 평행 버전이 다른 우주에서 돌아다니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는 반박이다. “그저 기본 측정 기준이 나온 곳에서만 그럴 뿐”이란 지적도 따른다.
즉, 비트가 0인지 1인지(켜짐 또는 꺼짐)에 따라 계산하는 기존 디지털 컴퓨터와 달리, 양자 컴퓨터는 매우 작은 큐비트에 의존한다. 이는 켜짐/꺼짐 또는 둘 다(중간 어딘가)일 수 있으며 ‘양자 얽힘’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런 ‘양자 얽힘’은 두 개 이상의 입자가 우주의 가장 작은 수준에서 연결되어 있는 신비한 연결이다. 이를 통해 두 입자를 분리하는 거리에 관계없이 상태가 연결된다.
양자 컴퓨터는 이러한 양자 역학을 사용하여 현재 기존 컴퓨터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매우 복잡한 문제를 계산한다. 그러나 큐비트를 많이 사용할수록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는게 문제다. 따라서 분석가들은 “양자 컴퓨터가 과장된 광고에 부응할 만큼 충분히 신뢰할 수 있고 강력해질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는 지적과 함께 “윌로우를 통해 구글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이러한 오류를 줄이는게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오픈AI, 칩 제조 공장 구축은 포기
오픈AI 역시 AI칩 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샘 앨트먼은 최근 “오는 2026년에 첫 번째 AI 칩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픈AI는 TSMC와 브로드컴과 협력, 자체 AI 칩을 개발하고 있으며, AI를 훈련하기 위해 엔비디아, AMD 칩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오픈AI가 적어도 지금은 칩 제조를 위한 공장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계획을 포기했다”면서 “대신 이 회사는 자체 칩 설계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수개월 동안 브로드컴과 협력하며,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AI 칩을 개발해 왔으며, 이르면 2026년에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픈AI는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AMD 칩을 사용, 모델을 훈련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는 거의 전적으로 엔비디아 GPU에 의존해 학습했지만, 칩 부족과 지연, 고가의 학습 비용으로 인해 그런 대안을 모색하게 되었다는 얘기다.
그런 가운데 한때 오픈AI는 상장을 앞둔 AI 칩 제조 회사인 ‘Cerebras’를 인수하는 방안을고려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일론 머스크가 오픈AI에 대해 진행한 소송 내용에는 “오픈AI가 Cerebras를 인수하는 것을 고려했다”며 그 방법을 설명하는 대목도 들어있다. 그 시점은 Cerebras가 설립된 지 1년 후, 즉 오픈AI가 창업한지 불과 몇 년 후인 2017년경이다.
당시 오픈AI의 공동 창립자이자 전 수석 과학자인 일리아 수츠케버는 CEO 샘 앨트먼과 머스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머스크의 EV 회사인 테슬라를 통해 Cerebras를 인수할 수도 있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았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머스크가 아직 오픈AI 운영에 관여했을 때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