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고의 스타트업, 오픈AI에 도전, 획기적 ‘르 샤’ 모델 개발
실리콘 밸리 출신 3인 공동창업, 설립 2년도 안돼 억만금 투자 조달
미스트랄 라지, 픽스트랄, 코데스트랄, 레 미니스트로 등 다양한 AI 제품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프랑스의 AI 스타트업인 '미스트랄 AI' (사진=픽사베이)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프랑스의 AI 스타트업인 '미스트랄 AI' (사진=픽사베이)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설립된지 2년도 채 안되는 프랑스의 AI 개발 스타트업인 ‘미스트랄AI’가 빠르게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획기적이고 다양한 AI모델 개발과 함께 거액의 투자 라운드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번번이 새로운 제품으로 세계적인 이목을 끄는가 하면, 최근 ‘파리 AI 서밋’에서도 ‘제2의 오픈AI’로 스폿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AI 에이전트인 ‘르 샤’(Le Chat)를 비롯한 다양한 파운드리 모델을 만든 이 회사는 이미 프랑스 뿐 아니라 유럽에서 가장 유망한 기술 스타트업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오픈AI와 견주며 경쟁할 만한 유일한 유럽 AI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시장 가치가 60억 달러에 불과해 오픈AI와 비교가 안 된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아직은 보잘 것 없는 상태다.

아직은 시장가치 60억달러, “급성장” 예상

그러나 결코 만만한 회사가 아니다. 최근 '테크크런치', '블룸버그' 등을 종합하면, 이 회사는 모바일 앱 스토어에 AI 채팅 에이전트를 출시하면서 더욱 인기와 기대가 높아가고 있다. 엠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파리AI 액션 서밋’을 앞두고 TV 인터뷰에서 “오픈AI의 챗GPT 등 그 어떤 AI모델보다 ‘미스트랄’에서 만든 ‘르 샤’를 다운로드 하시라”고 적극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물론 이런 인기에도 불구, 아직은 오픈AI와 같은 기업과 경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녹색 지향적이고, 선도적인 독립 AI 연구소”라는 자체 슬로건에 충실하면서도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있다.

미스트랄 AI는 2023년 설립되었다. 그 후 “모든 사람의 손에 최첨단 AI를 제공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상당한 사업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오픈AI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AI의 개방성을 내세우며 상대를 견제하는 함의를 담고 있는 제스처로 해석된다.

특히 챗GPT를 의식하고 개발한 채팅 도우미 ‘르 샤’는 이제 iOS와 안드로이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엔 모바일 출시 후 2주 만에 100만 건의 다운로드를 달성했으며, 적어도 프랑스 내에선 iOS 앱 스토어의 무료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다.

미스트랄l AI의 AI 모델 시리즈는 다양하다. ‘미스트랄 라지’와 최신작인 ‘미스트랄 라지 2’ 등의 LLM이 대표적이다. 또한 멀티모달 모델인 픽스트랄(Pixtral)과 2024년에 새로 출시된 픽스트랄 라지(Pixtral Large), 그리고 코드 생성 AI모델인 코데스트랄(Codestral) 등도 관심을 끌고 있다.

휴대전화와 같은 에지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모델 제품군인 ‘레 미니스트로’(Les Ministraux), 아랍어 전문 모델인 미스트랄 사바(Mistral Saba) 등도 인기가 높은 제품들이다.

구글 딥마인드 출신인 '미스트랄AI'의 CEO 아르투르 망쉬가 기술설명회에서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구글 딥마인드 출신인 '미스트랄AI'의 CEO 아르투르 망쉬가 기술설명회에서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폭발적 인기 ‘르 샤’, 챗GPT와 한판 승부?

미스트랄AI는 애초 실리콘밸리에서 기술과 노하우를 쌓은 세 사람의 연구원 출신들이 세운 회사다. CEO인 아르투르 망쉬는 구글 딥마인드에서 일했고, CTO인 티모테 라크롸, 수석 과학자인 기욤 랑쁠은 각기 메타에서 근무한 바 있다.

공동 창립 고문 겸 이사회 멤버로 장 샤를 사뮤엘리앙 웨르브, 샤를 고랭땡, 그리고 전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인 세드릭 오 등이 있다.

미스트랄 AI의 모델은 무조건 오픈 소스는 아니다. 상업적 목적인 프리미어 모델과, 아파치2.0 라이선스에 따라 가중치 액세스를 제공하는 무료 모델로 구분된다. 무료 모델은 엔비디아와 협력한 미스트랄 네모 등과 같은 연구 모델이 포함되며, 이는 지난해 7월부터 오픈 소스로 전환했다.

‘르 샤’ 등 AI모델, 대부분 오픈소스, “수익 창출이 관건”

미스트랄 AI 제품의 대부분은 무료이지만, 일부 유료 ‘르 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순수한 B2B 측면에서 사용자 기반 가격 책정으로 API를 통해 프리미엄 모델을 수익화하기도 한다. 회사측은 블로그를 통해 “장차 이를 라이선스할 수 있고, 전략적 파트너십에서 상당한 수익 몫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 중 일부는 파리 AI 서밋에서 선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은 여전히 ‘8자리’ 범위(수 백 만 달러 수준)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따.

2024년에 이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통해 MS 애저 플랫폼을 통해 AI 모델을 배포하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1,500만 유로의 투자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에 영국의 ‘경쟁 및 시장 기관’(CMA)은 “거래 규모가 작기 때문에 조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재빨리 결론지었으나, EU에선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1월에 이 회사는 프랑스의 세계 4대 통신사 중 한 곳인 Agence France-Presse(AFP)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르 샤’를 위해 198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 AFP의 전체 텍스트 아카이브를 쿼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밖에도 프랑스군과 각종 구인 기관, 독일 방위 기술 스타트업 헬싱, 그리고 IBM, 오렌지,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기업들과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미스트랄AI는 현재까지 약 10억 유로의 자본을 조달했으며, 이는 미화로 약 10억 4천만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는 일부 부채와, 연이어 조달된 여러 주식 자금 조달 라운드가 포함된다. 지난 2023년 6월, 첫 번째 모델을 출시하기도 전에 이 회사는 ‘Lightspeed Venture’가 주도한 기록적인 1억 1,200만 달러의 시드 라운드를 조달한 바 있다. 당시 소식통에 따르면, 이는 유럽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시드 라운드였다. 당시 출범한지 한 달 밖에 안된 스타트업임에도 불구, 이 회사는 2억 6,000만 달러의 시장가치를 인정받은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미스트랄AI가 자사 모델 '르 샤'를 개발, 오픈AI의 챗GPT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사진=테크크런치)
미스트랄AI가 자사 모델 '르 샤'를 개발, 오픈AI의 챗GPT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사진=테크크런치)

다양한 파트너십과 투자라운드, 일각의 ‘매각설’ 일축

불과 6개월 후, 미스트랄AI는 또 다시 3억 8,500만 유로(당시 4억 1,500만 달러)의 시리즈 A를 마감했으며, 그 평가 기준이 된 시장 가치는 20억 달러에 달했다. 당시 해당 라운드는 세계적인 투자운용사인 안드레센 호로비트가 주도,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밖에도 기존 후원자인 라이트스피드를 비롯, BNP Paribas, CMA-CGM, Conviction, Elad Gil, General Catalyst, 세일즈포스 등 쟁쟁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비록 갓 태어난 스타트업이지만, 그 가능성을 일찌감치 간파한 것이다. 그 후로도 이 회사는 지난해 6월에 주식과 부채를 혼합하여 6억 유로를 모금했다. 미화 약 6억 4,000만 달러에 달한다. 역시 앞서와 같이 제네럴 캐널리스트가 주도하고, 시스코, IBM, 엔비디아, 삼성 벤처투자자문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참가한 해당 라운드는 60억 달러의 시장가치 평가액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시장가치가 상승하고 장래가 촉망한 기업으로 떠오르면서 매각설도 부지런히 떠돌았다. 그러나 CEO 망슈는 지난 1월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미스트랄은 결코 매각될 일이 없다”면서 “물론 IPO는 추진할 계획”이라고 단언했다. 이는 지금까지 이 회사가 조달한 투자자금을 고려하면 당연한 일이라는 업계의 분석이다. 오히려 대규모 매각의 경우 투자자에게 충분히 높은 배당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으며, 인수자에 따라 주권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인수 소문을 확실히 잠재울 만한 유일한 방법은 60억 달러의 시장가치에 상응한 수준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라는 전망도 따르고 있어 앞날이 한층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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