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선 ‘웨이모’ 레벨3~4단계 중간 상용화 수준” 평가
레벨2 ‘부분자율화, 고급 운전자 지원 시스템’ 구현
레벨3부터 사실항 ‘자율주행’ 시작, ‘인간 개입’ 준비는 필요
레벨4, ‘운영 설계 도메인’(ODD), 인간 개입 완전 불필요
레벨5, 인간과 자동차의 완전분리, “과연 필요한가” 회의론도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자율주행 1~5단계에 대해선 이미 일반에 널리 알려져있다. 그러나 정작 각 단계별로 정확한 구분과 서로 다른 기술적 특징과 차별성 등에 대해선 자세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같은 ‘자율주행’이라도 영어로 ‘autonomous driving’과 ‘self driving’은 전혀 다른 뜻이다. 후자인 ‘self driving’은 자동화가 지능형 수준에 도달한 3단계 이상에 해당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운전자 지원 수준, 1단계 자율주행
당연한 얘기지만 아예 자율적 특성이 없는 0단계를 제외하면, 1단계는 자율 주행 수준 중 가장 낮은 단계다.
이는 흔히 ‘운전자 지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자동화된 운전 기능이 운전자의 운행을 약간 쉽게 만들어 주지만, 이를 ‘자율 주행’으로 여길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기존 지구상의 자동차 중 상당수가 레벨 0을 지나 레벨 1 자율 주행 차량을 운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다만 레벨 2 이상의 기술 수준을 좀더 잘 이해하기 위해 레벨 1에 속하는 차량들의 특성을 살펴볼 필요는 있다.
레벨 1은 차량 속도를 앞차의 속도에 맞게 조정하는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이나, 차량이 현재 차선에서 벗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차선 유지 지원’과 같은 기능이 통합되어 있다. 보행자나, 길을 잃은 쇼핑 카트 또는 기타 장애물이 갑자기 나타나면 자동 비상 제동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나마 이러한 기능도 차량 앞쪽, 백미러 또는 차량 뒤쪽에 있는 내장 카메라와 적외선 센서의 시각적 입력이 필요하다.
레벨 1의 ‘차선 유지 지원’ 기능은 잘못된 차선 이탈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교통 사고를 최대 11% 정도 방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레벨 1’ 기능이 작동하더라도 운전자가 차량을 제어하고, 주변 환경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레벨 1 자율 주행 차량은 운전자를 사고 위험에서 벗어나게 할 수 없다. 이에 국제적 권위를 지닌 美 국제자율주행기구(SAE international)는 5단계 자율주행 중 1단계에 대해 “모든 운전 관련 작업에 인간 운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레벨 2, ‘필수적 운전 자동화’
레벨 2는 때론 ‘부분 자동화’라고도 불리며 레벨 1을 한 단계 더 높인 수준이다. 인간 운전자는 여전히 도로를 면밀히 살펴야 하지만, 필수적인 운전 작업은 자동화되어 있다. 그렇다고 러시아워에 낮잠을 자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 역시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지원’, ‘자동 비상 제동 기능’ 등은 여전히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핸즈프리 조향, 교통 표지판 인식, 사각 지대 감지 및 자동 주차 기능이 함께 제공된다. 레벨 1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기능은 카메라, 적외선 센서, 초음파를 통해 가능해졌다. 일부 레벨 2 차량은 야간 투시 기능을 제공, 열 화상을 통해 야간이나 사각지대의 그늘과 어둠 속에 가려져 있는 사람이나 사물을 선명하게 식별할 수 있다.
많은 ‘레벨 2’ 차량에서 이런 기능은 고급 운전자 지원 시스템 또는 ‘ADAS’라고 알려진 시스템에 함께 패키지되어 있다. 예를 들어 ‘ADAS’는 시속 40마일 미만의 속도에서 핸즈프리 조향을 제공하는 아우디의 ‘Traffic Jam Assist’와 같이 특정 상황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앞서 테슬라는 ‘Full Self-Driving’과 ‘Cadillac Super Cruise’ 두 가지는 레벨 2 자율 주행에 해당하는 최초의 시스템들이다. 그 후 지난 1년 동안 제조된 많은 차량들, 예컨대 2022년형 포드의 ‘Ford F-150 Lightning’에서 2022년형 리비안 R1T 및 R1S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ADAS를 장착하고 있다.
레벨3, ‘self driving’ 수준
3단계부터는 사실상 ‘자율주행’의 본격화라고 할 수 있다. 앞서 ‘SAE international’은 “‘조건부 자동화’, 즉 ‘자율 주행’이라는 용어에 대한 일반적이고 구어체적 이해와 일치하는 기능이 시작되는 단계”라고 규정했다.
3단계로 분류된 차량의 경우 적절한 주행 환경 조건이 충족되면 운전자가 운행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 뒤짚어 보면 ‘주행 환경 조건의 충족’이란 조건부인 만큼 운전자가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가 (인간의) 개입을 요청할 경우 직접 운행을 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실제로 3단계 자율 주행은 가속, 제동, 조향, 주차는 물론, 교통 표지판이나, 신호를 탐색하고, 고속도로 진입 및 출구를 식별하며, 다른 차량과의 안전한 거리와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숙련된 운전자가 직접 차를 운전할 때 필요한 모든 기능이다.
레벨 3은 또 복잡한 센서, 프로세서, 알고리즘을 통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어, 사실상 운행 과정 전체를 ‘자율화’할 수 있다. 다만 “복잡한 공사 구역이나, 사고 현장, 또는 기타 특정 상황에서는 운전자가 개입해야 할 수도 있다”는 ‘SAE international’의 얘기다.
실제로 메르세데스-벤츠는 자동차 제조업체 중 가장 먼저 미 캘리포니아에서 레벨 3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이는 진작부터 레벨3에 치열하게 도전해온 테슬라를 앞지른 것이다.
메르세데스는 지난해 4월에 이런 기능의 ‘Drive Pilot’이 장착된 자동차 시판에 들어갔다. ‘S-Class’나 ‘EQS 세단’을 운전하는 사람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안전을 기하면서도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편안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메르세데스의 ‘Drive Pilot’ 소프트웨어는 항상 운전자의 눈가 마주쳐야 하기 때문에 주행 중 ‘낮잠’은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다. 이는 레벨 4 이상에선 가능하다.
레벨 4, 사실상 ‘완전 자율 주행’
‘고도의 자동화’라고 할 수 있는 ‘레벨 4’는 인간 운전자의 책임을 사실상 필요 없게 한다는 평가다. ‘레벨 4’ 차량은 앞서 레벨3 이하의 한계를 극복하고, 운전자가 개입할 필요가 없다. 그람에도 운전자가 원하면 운행에 개입할 수 있다.
중국의 자율 주행 트럭 회사 ‘투심플’사는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통해 “레벨 3은 특정 조건과 상황에서만 자율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면서 “레벨 3에서는 운전자가 극한 상황에서 인수하기 위해 운전하는 동안 항상 현장에 있고 경계해야 한다”며 레벨4에 못미치는 한계를 시인하기도 했다.
실제로 레벨 4 차량에는 ‘운영 설계 도메인’(ODD)이 내장, 운전자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운전자 아웃 런(Outru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앞서 중국 ‘투심플’사의 자체 자동화 트럭 경로와 구글 웨이모의 소형 자율 주행 택시 운행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또 개별 운전자로선 보다 편안한 운행을 할 수 있다. 책을 읽거나,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화면에서 넷플릭스를 Netflix를 보거나 심지어 낮잠을 잘 수도 있다. 그래서 “일상적인 출퇴근이나 장거리 여행이 더 즐거워질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영업용이나 사업적 용도일 경우, ‘레벨 4’는 운전자 피로를 줄이고 안전을 보장하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레벨4’ 자율 주행차는 또한 공급망 문제를 완화하고, 세계적인 운전자 부족난을 타개할 수 있다.
또한 수동으로 운전하는 트럭에 비해 연료 소비를 10%나 줄일 수도 있다. 이는 운전자가 자율 주행차로 화물을 운송할 때도 그 만큼 비용이 절감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구글 웨이모가 각종 사고로 어려움을 겪듯이, 이는 아직은 본격적인 상용화가 쉽지 않다. 테슬라의 경우 ‘Full Self-Driving’이라는 레벨 4 버전을 2023년 말까지 상용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사실상 실패한 상태다.
레벨 5, ‘꿈의 완전 자율 주행’
‘레벨 5’는 꿈의 완전 자율화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차량이 어떤 상황에서든 스스로 운전할 수 있게 한다. 어떤 주변 상황이나 조건에도 불구, 인간 운전자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
‘레벨 5’는 그야말로 ‘꿈’의 대상이다. 그나마 ‘레벨 4’ 주행에 가까이 다가간 회사도 아직은 메르세데스-벤츠 정도다. 이 회사 역시 완전한 레벨4 여부를 두고 업계에서도 이견이 많다. 또 레벨4를 완전 상용화한 사례는 아직 없다보니, 아직은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이 레벨3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렇다보니 ‘SAE 인터내셔널’은 “레벨4 차량도 상용화가 안 된 상태인데, 레벨 5로 도약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론적으로 레벨5 수준이 되면 때와 장소를 안 가리고 어디에서나 운행할 수 있다. 즉, 어느 나라나 도시든 간에 이 차량을 완벽하게 운전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아직 꿈같은 일이다.
이에 진정한 자율 주행 수준은 무엇인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구체적인 주행 여건에 따라 이에 적합한 자율주행 수준도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운전자의 운전을 편리하게 해주고, 안전과 편안함을 선사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지금의 레벨2 ‘ADAS’로도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렇지 않고 만약 “운전자를 차량과 운전대에서 완전히 떼어내고, 완벽하게 안전을 기하고, 연료 효율성을 높이며, 최소 비용 등을 기대한다면 역시 레벨 4나 레벨 5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