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당국, 중간서 빼돌려 中 밀반출 조직 급습
엔비디아 ‘매출 결제 청구액 22%, 싱가포르에서 발생“
美 대중제재 더욱 강화 예상, 엔비디아 “우리는 잘못없어”

엔비디아 '블랙웰' 이미지. (출처=엔비디아)
엔비디아 '블랙웰' 이미지. (출처=엔비디아)

[애플경제 이지향 기자] 중국으로 엔비디아 칩이 밀수되는 경로가 현재 조사 중인 가운데, 실제로 이를 감행한 사람들의 실체가 밝혀져 관심을 끈다. 그 동안 막연한 가능성이나 혐의만 의심되었으나, 실제로 용의자들이 검거되면서 ‘엔비디아칩 대중 밀수출’ 설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27일 싱가포르 경찰은 엔비디아의 AI GPU를 중국으로 운송한 혐의로 3명을 적발, 기소하기로 했다.

앞서 중국의 딥시크가 사실은 싱가포르에서 몰래 유입된 엔비디아의 GPU를 활용, 인공 지능 모델을 훈련했다는 정보가 나돌았다. 이에 가장 유력한 밀수출의 진원지로 지목된 싱가포르 당국은 조사에 착수, 관련 용의자들을 대거 검거하고, 일단 GPU 용도를 허위로 진술한 용의자 3명을 사기 혐의로 기소하기로 했다.

본래 딥시크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기존 모델들과는 달리, AI 훈련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인해 글로벌 주식시장은 크게 동요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단 하루 만에 시장 가치로 따져 약 6,000억 달러에 가깝게 폭락하는 등 1월 주식 시장은 그야말로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연간 거래 관련 자료를 자세히 살펴본 미 SEC에 따르면 매출의 상당 부분이 싱가포르에서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싱가포르에서 생산된 칩이 중국으로 유입된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싱가포르 경찰, 세관법 위반으로 9명 체포

이에 싱가포르 경찰과 세관 당국은 한 달 가량 조사를 벌인 결과, 이날 대중 밀수출 혐의로 일당 9명을 급습, 체포했다. 그 중에서 한 제품의 최종 목적지를 허위로 표현한 혐의로 3명을 일단 검거, 기소를 의뢰했다.

테크파워업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엔비디아는 SEC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에서 자사 대금 결제 청구의 22%가 싱가포르로 향했다고 밝혔다. 그 후, 이 회사는 “딥시크의 획기적인 성과는 이른바 ‘Time Test Scaling’을 통해 이루어졌다”면서 “이는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는 AI모델은 물론, (대중) 수출 통제를 완벽하게 준수하는 본사 컴퓨팅을 활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A 보고서에 따르면, 엔비디아 칩을 몰래 중국으로 밀수출한 혐의로 기소된 용의자 중 3명 중 2명은 싱가포르 국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명은 중국인으로서 시종 허위 진술을 통해 밀반입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싱가포르인은 진술서에 명시한 대로 “최종 사용자의 허가된 최종 수탁자가 아닌 다른 기관에 제품을 배송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여기서 ‘다른 기관’이란 중국 기업 혹은 중국행 유통업체를 뜻한다. 그 중 중국인은 ‘Luxuriate Your Life’라는 허의 브랜드를 내세운 회사로 제품을 배송한다고 허위 진술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특히 ‘허위 진술’은 싱가포르에서 심각한 범죄다. 만약 허위 진술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무려 20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

앞서 엔비디아 칩이 싱가포르를 경유, 중국으로 배송된다는 보도가 나온 후, 미국 정부는 “ 중국으로 가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래 엔비디아는 미국의 수출 통제 제한으로 인해 대부분의 AI GPU를 중국으로 배송해선 안 된다. 이번 싱가포르 당국의 검거 소식이 전해진 후 “미국 정부가 중국에 칩을 판매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재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시장 우려로 인해 오늘 뉴욕 증시에선 엔비디아 주가가 무려 8%나 폭락했다.

한편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은 “추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최근의 AI 모델은 이전 모델보다 100배 더 많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엔비디아는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본사가 중국에 판매하는 기존 칩으로는 중국이 AI 역량 면에서 미국을 앞지르는 게 불가능하다”고 설득하고 있다. 딥시크의 출현과 같은 중국의 AI기술 바전은 자신들과 무관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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