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여론조사, “미국인들 절대 다수, 두 사람 싫어해”
머스크, 트럼프 등에 업고 구조조정 명분, ‘효율성부’로 전횡
저커버그, 트럼프 의식? ‘페북’ 등 ‘다양성’ 배제, 우파적 성향 추구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많은 미국인들은 세계 최고 부자들인 X, 테슬라 소유주 일론 머스크와 메타 마크 저커버그, 두 사람을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퓨리서치 센터가 5,086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두 사람 모두 과반수를 훨씬 넘는 사람들이 이들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성인의 54%가 일론 머스크에 대해 “매우 또는 대체로 호감적이지 않다”고 답했고, 마크 저커버그에 대해선 “비호감”이란 사람이 무려 67%에 달했다.
머스크는 54%, 저커버그는 67%가 “비호감”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2인자’ 행세를 하고 있다. 그는 선거 유세 무대에 올라 전기톱을 휘두르며 “연방정부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외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미 연방정부의 ‘효율화’를 추구한다는 ‘정부효율화부’(DOGE)의 수장에 앉아 세계 각국에 대한 원조를 맡은 USAID의 사실상 폐지를 진행하는 등 그야말로 구조조정을 위한 ‘전기톱’을 휘두르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인식은 다른 시각에서 해석된다. 그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비위’를 맞추려는 듯, 최근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북 등 자사 소셜미디어에서 혐오표현이나 인종차별과 反동성애 캠페인, 反페미니즘 등 금기시되었던 제한을 완전히 풀어버리기도 했다. 극우에 가까운 색채를 띤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특히 “매우 싫다”는 응답자가 36%에 달했고, 저커버그 역시 그런 대답이 26%에 달했다. 본래 “한판 맞짱을 뜨자”며 서로 공식적인 ‘격투’까지 예고할 정도로 이들 두 사람은 사이가 안좋다. 그럼에도 또 다른 공통점이 많다. 이미 막대한 문화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점도 그렇고, 모두 親트럼프에 목을 매고 있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특히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구조조정에 앞장서고 있고, 트럼프이 ‘MAGA’ 슬로건에 자신의 경영방침을 맞추고 있을 정도다.
민주당 성향 응답자의 ‘비호감’ 정도 더 높아
설문 조사에선 응답자들이 정치적 성향도 뚜렷이 나타났다. 민주당원과 민주당 성향 응답자들은 공화당원과 공화당 성향 응답자보다 머스크와 주커버그를 더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원과 민주당 성향 응답자 중 “머스크가 좋다”는 응답은 불과 12%에 머물렀다. 반면에 공화당원 내지 공화당 성향의 응답자들 73%는 그에 대한 호의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민주당원 내지 민주당 성향이 응답자들은 그 보다 훨씬 더 많은 85%가 특히 머스크에 대해 “비호감”을 표시했다. 반면에 공화당원의 경우 24%에 불과했다.
두 정당 관련 응답자들 대다수가 또한 저커버그에 대해 “비호감”을 표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역시 민주당원이 공화당원보다 주커버그에 대해 더 많이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설문 조사에서 젊은층은 고령층보다 머스크와 주커버그를 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30세 미만 성인의 약 3분의 2가 머스크에 대해 “비호감”을 표시했고, 30세 미만 10명 중 약 7명도 저커버그에 대해 “비호감”을 나타냈다.
이에 비해 50세 이상의 응답자들은 비호감의 강도가 한결 덜했다. 그 중 49%가 머스크에 대해 “비호감”을 나타냈고, 62%가 저커버그에 대해 역시 “비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 정도 비호감 수치 역시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권력을 등에 업거나, ‘비위’ 맞추는 태도 꼬집어
이같은 대중의 정서는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래 두 사람이 보인 행보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행세하며, 새로 만든 정부 효율성부를 감독하고 있다. 트럼프 2.0이 시작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머스크는 연방 직원을 대량 해고, 비용을 절감하는 조치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연방직원 전체에게 “당신의 직무가 가치있다는 증거 5가지를 써서 제출하라”는 명령을 발하는가 하면, USAID를 사실상 없애고 (트럼프를 수사한) FBI에 대한 대대적인 감원조치에 나서고 있다.
저커버그 역시 머스크와 경쟁이라도 하듯, 트럼프에게 호감을 사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최근엔 트럼프의 극우 행보를 의식한 듯, 메타의 콘텐츠 검열 정책을 완화하고 다양성 이니셔티브를 차단했다. 대신에 페북, 인스타, 스레즈 등에서 더 많은 (우파 혹은 극우적) 정치적 콘텐츠를 권장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앞서 AP-NORC 공동 여론 조사에서도 미국인 대다수가 머스크와 도지(DOGE)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음이 드러났다. 특히 최근엔 백악관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이나 각종 대중연설 현장에서 자신의 어린 아들을 데리고 트럼프와 나란히 있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는 것 또한 많은 유권자들의 눈에 곱게 보이지 않는다.
AP-NORC 여론 조사 데이터 역시 미국 성인의 약 절반이 머스크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조언에 의존해 정부 정책을 결정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많은 미국인들은 정부 효율성부(DOGE)와 머스크의 행보에 대해 전혀 확신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시사전문매체 엑시오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유권자들이 급진적인 변화를 원한다고 주장했지만, 새로운 여론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톱을 휘두르는 머스크의 영향력을 너무 과하게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꼬집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