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적 판단과 사고능력, 기억력, 문제해결 능력 크게 감퇴
MS, 코파일럿, 챗GPT 사용자 조사, “마치 ‘초기 치매’ 같아”
‘완전 자동화, 인간 개입 작업, 인간만의 작업’ 균형 맞추는게 중요

AI도구를 활용해 업무를 진행하는 모습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사진=어도비스톡)
AI도구를 활용해 업무를 진행하는 모습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사진=어도비스톡)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직장인이나 생활인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코파일럿이나 챗GPT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사고와 판단능력이 떨어진 ‘바보’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와 주목을 끈다. 즉, 비판적 사고나 문제해결 능력, 주체적 판단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뜻이다. 심하게 말해 ‘치매 초기’를 연상케한다는 비유도 나오고 있다.

국내 언론사 등 ‘AI도구 기사작성 금지’ 많아

이런 우려는 또한 다른 곳도 아닌, 코파일럿 등 AI도구의 본산지인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나와 특히 눈길을 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코파일럿이나, 챗GPT와 같은 AI 도구가 직장에서의 비판적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특히 이 기술을 많이 사용하는 직원들은 장기적으론 독립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나 판단력이 크게 줄어들고, 기계에 대한 의존적 습관에 젖어든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도 AI 도구가 직장인과 노동자들에게 편리할 수는 있지만, 날이 갈수록 이에 너무 의존하게 될 위험을 안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직장에서 생성AI를 많이 사용할수록 비판적 사고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종종 있어왔다. 실제로 스탠포드 연구에 따르면 많은 직장인들은 AI 에이전트와 함께 일할 때 더 효과적이고 생산적이다. 그러나 그런 도구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기술을 지나치게 신뢰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그 때문에 국내에서도 특히 언론사의 기자들이 챗GPT 등 AI챗봇을 이용해 기사 초안을 작성하는 행위를 금기시하고 있다. 일반 기업에서도 구성원들이 역시 챗봇을 활용해 기획이나 문서 작성 등을 하는 행위를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 부작용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이를 공급해온 마이크소프트가 직접 자체 조사를 거쳐 이를 시인하며 공개해 특히 관심을 끌게 된 것이다.

AI툴 공급업체 MS가 직접 직장인 조사 ‘눈길’

마이크소로소프트는 차제에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 의뢰, 일반 직장인들 319명을 대상으로 생성AI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예상했던대로 AI툴의 부상은 인간의 뇌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해당 보고서는 AI툴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를 환기시키며, 특히 “보존되어야 할 인지 능력의 악화”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AI자동화가 인간의 작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양한 악영향을 언급했다. 이에 따르면 근로자가 자신의 주체적 판단을 할 기회를 박탈당하면 인지 기능이 위축된다. 그 결과 매우 사소한 일상적 일을 넘어서는 수준의 문제나 판단이 필요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없게 된다.

이는 마치 스마트폰이나 소셜미디어 중독자들이 기억력이 감퇴되고, ‘주의 지속 시간’이 줄어드는 것과도 같다는 지적이다.

마이크로소트크 '코파일럿' 화면. (사진=MS)
마이크로소트크 '코파일럿' 화면. (사진=MS)

연구 결과에선 또한 “놀랍게도 AI는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지만, 단순히 AI에 의존하는 일상적이거나 위험이 적은 작업을 벗어난 중요한 문제에 대한 대응력을 감소시킨다”면서 “결국 장기적인 의존성과 독립적인 문제 해결능력을 감소시키는 등 무능력하고 ‘바보’같은 사람을 만든다”고 우려했다.

AI툴을 도입하기 전엔 흔히 사용자들이 자신의 판단과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작업의 품질을 재차 확인하곤 했다. 그러나 생성 AI 도구에 대한 의존성과 확신이 클수록 그런 비판적 태도로 작업에 임하는 빈도가 크게 줄어든다. 문제는 “그런 AI툴을 적용하는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즉, 정보 수집에서 정보 검증으로, 문제 해결에서 AI 대응 통합으로, 작업 실행에서 작업 관리로 전환되고 있는 현실이다.

“부작용 막기 위한 생성AI 개발자의 각성과 노력” 목소리

이에 해당 연구는 결론을 통해 “생성AI 개발자의 각성과 노력”을 주문했다. 즉 개발 단계에서부터 자체 데이터와 원격 측정을 사용, 이러한 AI도구가 다양한 작업 과정에서 작업자가 비판적 사고를 더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안해야 할 것이란 주장이다.

특히 심각한 것은 지식 근로자들이 생성AI를 지적 능력이 요구되는 워크플로에 통합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비판적 사고가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핵당 연구는 “이를 위해 생성AI 도구는 지식 근로자의 인식에 부합하고, 동기를 부여하며, 문제를 해소하는 수준에서 비판적 사고를 지원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AI 기반 코파일럿 도구가 광범위한 산업 각 분야의 소프트웨어 패키지에 스며든 상태이며, 일부 직장인들은 회사의 명확한 승인 없이 이를 몰래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을 벗어나 보다 창의적인 작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이유로 AI툴을 앞다퉈 도입하거나 사용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완전 자동화된 작업과, 공정에 인간의 개입이 필수인 작업, 그리고 전적으로 인간만의 작업 등 세 가지 경우를 두고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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