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능 성분 발굴부터 안전성 검증까지… 연구 기간 대폭 단축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LG생활건강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화장품 효능 성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신소재 연구에 AI 기술을 접목해 연구 속도를 대폭 높였으며, 이를 통해 내년부터 AI 기반 성분이 적용된 화장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LG생활건강은 LG AI연구원과 협력해 AI 모델을 활용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용해도를 개선하고 안전성을 높인 새로운 화장품 효능 성분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화장품 원료는 높은 효능을 갖고 있어도 물에 잘 녹지 않아 실제 제품에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이번 AI 기반 연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킨 롱제비티(Skin Longevity, 피부 건강 수명 연장)’ 트렌드에 맞춰, AI로 개발한 고효능 성분을 활용한 다양한 원료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기존과 달리 화장품 성분 개발 전 과정에 AI가 관여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 화장품 업계는 AI를 활용해 기존 원료를 분석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LG생활건강은 신물질 발굴부터 성분 최적화까지 AI를 활용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도입했다.
연구의 혁신을 이끈 것은 LG AI연구원의 신소재 발굴 특화 AI 모델인 ‘엑사원 디스커버리(EXAONE Discovery)’다. 이 모델은 대량의 분자 구조 데이터를 분석해 각 물질의 특성을 예측하고, 최적의 후보 물질을 빠르게 찾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연구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
기존에는 연구자가 논문과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후보 물질을 선정하는 데 평균 1년 10개월이 소요됐으며, 다양한 실험 재료를 구매하는 데에도 비용이 많이 들었다. 그러나 AI를 활용한 이번 연구에서는 후보 물질을 찾는 데 단 하루면 충분했다.
또한,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연구 초기 단계에서 유해 성분 발생 가능성을 미리 분석해, 안전성이 확보된 성분만을 선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 인해 제품화 과정에서 별도의 안전성 검증 절차가 더욱 효율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LG생활건강은 추가 연구를 거쳐 AI가 개발한 고효능 원료를 더욱 정교하게 보완하고, 내년부터 ‘더후(The Whoo)’ 브랜드의 제품에 처음 적용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더욱 효과적인 피부 개선 제품을 선보이겠다”며 “앞으로도 AI를 기반으로 연구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