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美 ‘빅3’ 의존 탈피, 여러 클라우드 공급업체로 다변화
8개 유럽의 기술기업과 기관이 주도, 구축 한 달 안돼 100개 기업 도입
30개 이상 유럽 회사, 가상화 위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스택’ 정의

클라우드 이미지. (사진=아이스톡)
클라우드 이미지. (사진=아이스톡)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의 AWS, MS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빅3’가 장악하고 있다. 이에 세계 각지에선 이른바 ‘소브린 클라우드(클라우드 주권)’의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지난 달 등장한 EU의 ‘소브린 클라우드’인 ‘버트라(Virt8ra)’는 사실상 세계 최초이자 최대의 ‘클라우드 주권’의 표본으로 평가되며, 그 방식과 내용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EU 기술 기업이 협력해 만든 주권적 엣지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버트라’는 하이퍼스케일러(‘빅3’ 클라우드)와 대형 기술 공급업체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이미 EU 6개국, 즉 크로아티아, 네덜란드, 폴란드, 독일, 슬로베니아, 스페인에서 운영 중이다. 또 8개 유럽의 기술기업과 기관이 협력해 (빅3 이외) 여러 클라우드 공급업체에서 이식성과 상호 운용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럽의 ‘주권적 엣지 클라우드 플랫폼’

이는 ‘버트라’ 플랫폼 개발에 참여한 기업은 아시스(Arsys), BIT, 그단스크 공과 대학, 인포빕(Infobip), 아이오노스(Ionos), 콘트론(Kontron), 몬드래곤 코퍼레이션(Mondragon Corporation), 옥타웨이브(Oktawave) 등 8곳이다. 스페인의 오픈소스 기업인 오픈네뷸라시스템즈(OpenNebular Systems)가 전체를 주도하고 있다. 또 EU 역내 여러 국가에서 컴퓨팅 및 스토리지 리소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버트라’에 참여한 각 기업의 역할을 보면, 아이오노스는 독일 시설에서 제공하는 베어 메탈 서버를 맡고, 슬로베니아의 콘트론은 클라우드 리소스를 제공하며,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몬드래곤에서 인프라를 제공한다. 특히 스페인 디지털 혁신 및 공무원부는 오픈내뷸라의 ONExtgen 이니셔티브의 일부다. 이는 EU의 ‘Next Generation EU 프로그램’과 함께 공동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이 인프라는 5G 셀 타워에서 데이터 센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산 컴퓨팅 서비스를 관리하도록 설계했다. 따라서 스마트 팩토리, 커넥티드 카, 원격 수술, 산불 관리와 같이 낮은 대기 시간이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에 특히 적합하다.

콘트론(Kontron)은 “이번 협력을 통해 유럽의 디지털 주권을 강화하고 대륙 전역에서 혁신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조성된 분산된 환경은 이(異)기종의 국가 중심 클라우드로 구성된 클라우드 연속체에 대한 추가 연구 개발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23년 12월 유럽 위원회가 이를 승인하고, 12개 EU 회원국이 지원하고 있다. 차세대 클라우드 인프라나 서비스에 대한 유럽 공통 이익을 위한 중요 프로젝트(IPCEI-CIS)의 일부다.

이는 또 EU 전역에서 엣지 및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강화하고, 분산형 엣지 컴퓨팅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버트라’ 통합 클러스터의 일환으로 30개 이상의 유럽 회사가 가상화를 위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스택을 정의하고 있다. 즉 “클라우드 및 엣지 컴퓨팅을 관리하기 위한 자체 개발, 공급업체 중립 솔루션”이란 설명이다.

클라우드 주권을 시사하는 이미지. (출처=게티 이미지)
클라우드 주권을 시사하는 이미지. (출처=게티 이미지)

30억 유로 이상의 투자 이뤄져

특히 ‘버트라’는 무려 30억 유로 이상의 투자가 이루어졌다. 그래서 “EU 역사상 가장 큰 오픈 소스 프로젝트”라는 설명이다. 그 동안 EU는 클라우드 부문에서도 미국의 ‘빅3’에 시장을 뺏기며, 이에 대항할 만한 클라우드 산업 경쟁력을 갖출 수 없었다. 이에 ‘버트라’를 통해 EU의 독자적이고 전략적인 오픈 소스 기술을 개발하고, 유럽 전역에 주권적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실질적인 솔루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는12개 EU 회원국의 100개 이상의 유럽 기업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EU 역사상 가장 큰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버트라’ 인프라는 이처럼 EU 기업과 공공 기관이 미국의 ‘빅3’ 등 하이퍼스케일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대안으로 채택된 것이다. 이는 특히 5G 셀 타워에서 클라우드 공급업체와 데이터 센터에 이르는 컴퓨팅 연속체를 겨냥한 것이다. “그런 연속체 위에 초저지연을 요구하는 차세대용 유럽적 대안을 구축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는 설명이다.

‘버트라’ 테스트베드는 또 유럽 전역의 기술 공급업체에서 다중 공급업체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는 메타 오케스트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한 단계로 설명된다. 또한 “유럽의 데이터 경제, 디지털 주권, 경쟁력을 강화할 미래의 클라우드 에지 연속체 솔루션의 시작”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단일 제어 평면, 이식성, 상호운용성 지원

‘버트라’ 인프라의 현재 버전은 상호 운용성을 지원한다. 단일 제어 평면을 통해 물리적 리소스, 가상 머신 및 쿠버네티스 클러스터를 관리하고, 이식성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여러 위치와 클라우드 공급자 간에 쉽게 배포, 실행 및 마이그레이션할 수 있게 한다.

이는 또 “클라우드 시장의 진화하는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더 많은 위치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며 “여기에는 에지에 분산된 AI 애플리케이션 배포도 포함된다”고 했다.

이를 주도하는 오픈네뷸라 시스템측은 ‘버트라’를 통해 마침내 공급 부문의중립성과, 유럽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 하는 주권적 클라우드-에지 연속체를 구축하게 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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