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유튜버 미스터비스트, 오라클, 아마존 등 부상
틱톡은 ‘넷플릭스’ 선호? 규제 묵인 메타·구글 ‘그림의 떡’
MS는 ‘시큰둥’, 트럼프 “미국 정부도 일정 지분 가져야”
배후 中정부 승인이 결정적 변수, ‘매각 가능성 50%’ 관측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월간 미국 사용자 1억 7,000만 명을 과시하는 미국 ‘틱톡’의 새 주인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선 트럼프의 이민추방과 미 의사당 파괴범들 사면과 함께 틱톡의 새 주인을 가릴 인수작업이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19일 미국 내에서 일시적으로 전면 차단되었던 틱톡은 트럼프의 75일 유예 결정에 따라 다시 회생할 시간을 벌게 되었다. 특히 누가 과연 이 거대한 틱톡앱을 인수하느냐에 따라 향후 미국은 물론, 세계 소셜미디어 판도가 달라질 전망어서 특히 관심을 높을 수 밖에 없다.
이미 여러 기업과 재력가들이 그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린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억만장자를 등에 업고 있는 유명 유튜버 미스터비스트, LA다저스의 전 오너였던 프랭크 매코트, 그리고 빅테크들도 자연스레 떠오르고 있다. 오라클의 레리 윌슨, 메타, 구글, 아마존, MS, 넷플릭스 등등이다. 한켠에선 “미국 정부 관영으로 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인수까진 ‘넘어야 할 산’ 많아
물론 틱톡 인수작업이 이뤄지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중국정부와 바이트댄스의 태도다. 아직까지도 공식적으론 “매각 말고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게 바이트댄스의 입장이다. 그 배경엔 중국정부의 사실상 승인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 동안 바이트댄스가 지난 1년 간 매각 시도에 격렬하게 반대해온 것도 사실상 중국정부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다.
또 트럼프의 75일 간 시한 연장도 과연 법적 검토를 통과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美 국가 안보법에 따르면 매각 절차 연장은 거래가 이미 진행 중인 경우에만 허용된다. 아직 어떠한 (인수를 위한) 거래도 발표된 바 없다. 그렇다고 그대로 미국 내 틱톡이 그냥 없어지도록 방치할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다. 현재 짐작되기론 틱톡의 시가는 적어도 500억달러 이상이란게 중론이다. 특히 “매월 1억 7천만 명의 젊은 미국인들 사이에서 문화와 정치의 주요 원동력이 되고 있는 앱”이란 점에서 무척 매력적이다. 그래서 현지 언론도 “이미 인수 작업을 위해 적극 나선 당사자들이 많다”며 매각과 인수를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분위기다.
1월 들어 틱톡 금지법 시행까지 가장 많이 회자된 인물은 LA다저스의 소유주였던 ▲프랭크 매코트와 케빈 오리어리다. 항간에 떠도는 얘기에 의하면 억만장자인 이들은 이미 틱톡측에 입찰 서류를 진출했다고 한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24억 달러 자산을 보유한 맥코트는 다만 “틱톡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추천하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은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는 중국측이 판매를 거부하는 핵심기술을 “안 사도 좋다”는 것이어서, 한층 협상 가능성을 높일 것이란 분석이다.
그 못지 않게 오르내린 인물인 유명 유튜버 ▲미스터비스트(MrBeast)다. 본명이 지미 도널드슨인 그는 앱을 매수하려는 여러 투자 그룹들과 현재 합동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여기에는 ‘Employer.com’의 설립자이자 기술 기업가 제시 틴슬리가 이끄는 그룹도 들어있다. 틴슬리는 이번 주에 입찰 참가 의사를 공식화하면서 도널드슨도 함께 (인수) 투자자 목록에 올렸다. 그러나 정작 도널드슨은 “잠재적 구매자 몇 명과 논의하고 있지만, 누구와도 독점 계약을 맺지 않았다.”고 짐짓 여유를 부리고 있다. 주변에선 만약 입찰이 성사되면 도널드슨은 운영을 위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가장 선호하는 인수자는 역시 ▲일론 머스크다. 순자산 4,400억 달러의 세계 최고 부자인데다, 트럼프의 적극적인 지지자이자 후원자이기도 하다. 또 이미 소셜 네트워킹 X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중국측도 머스크가 틱톡을 소유하는데 대해 논의가 오간 바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중국 양측의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인물이란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그가 사고 싶어한다면 그럴 수 있을 것”이라며 그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트럼프는 또한 오라클 회장인 ▲래리 엘리슨도 밀어주고 있다. 취임식 관련 행사장에서 트럼프가 직접 엘리슨 곁에서 “래리가 인수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2,09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엘리슨도 트럼프를 지지했고, 오라클 CEO 사프라 카츠도 그를 지지해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더 높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오라클은 이미 틱톡의 주요 기술 및 인프라 파트너다. 틱톡의 미국 데이터를 이 회사가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도 큰 무기다. 트럼프가 1기 행정부 당시 틱톡 매각을 강요할때도 인수자로서 이미 오라클을 선택한 바 있다. 다만 오라클은 이미 거대한 M&A로 인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으며, 여유 자금의 대부분을 데이터 센터 건설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소셜미디어를 제패하고 있는 ▲메타와 마크 저커버그도 1월 들어 후보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 페북, 인스타 등 소셜미이더의 ‘왕국’이라고 할 메타로선 자사의 미디어 패권을 한층 공고히 다질 기회로 삼을 만하다. 게다가 틱톡 앱을 자사의 기존 서비스 믹스에 추가하면 엄청난 광고 수익을 기할 수 도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독점규제당국의 제동이 걸릴 공산이 크다. 메타는 이미 엄격한 반독점 조사에 직면해 있으며, 연방 규제 기관은 그런 구조를 해체하려고 메스를 들이대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서 현재로선 틱톡은 ‘그림의 떡’일 수 밖에 없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도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세계 최고의 비디오 플랫폼인 유튜브를 소유하고 있으며 틱톡과 잘 어우러질 강력한 광고 사업도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 비디오 제작에 대한 깊은 지식과 경험도 있어, 틱톡 비디오 게시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 그러나 구글 모회사 알파벳 역시 반독점규제로 심판받고 있어 메타가 같은 신세다.
미 법무부는 작년 말에 구글의 온라인 검색 시장 불법 독점을 이유로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그래서 역시 틱톡 인수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럼 ▲아마존은 어떨까. 이 회사도 이미 영상 서비스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를 소유하고 있으며, 현금 등의 보유액이 거의 720억 달러에 달한다. 이미 쇼핑 분야에서 틱톡 파트너이며, 틱톡 숍 전자상거래와 통합할 경우 큰 시너지를 기할 수 있다. 또한 제품 검색 엔진 등도 이 회사만의 강점이다.
그러면 이런 특징을 지닌 아마존이 과연 틱톡에 관심이 있을까. 분명치는 않지만, 설립자 제프 베조스는 트럼프와의 밀접한 관계를 발전시키며, 인수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4년 전 틱톡 매각 논란이 일때도 ▲MS는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이 회사 역시 이미 링크드인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소셜 네트워킹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셈이다. 그러나 CEO 사티야 나델라는 지난 2020년의 (틱톡 매각과 같은) 판매 프로세스를 자신이 해본 것 중 “가장 이상한 일”이었다고 최근 회고,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지는 알 수 없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는 “대규모 인수를 한 적이 없으며 별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틱톡은 지난 2020년 넷플릭스에게 인수를 타진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사실을 근거로 만약 넷플릭스가 임장을 바꾸면 역시 유력한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넷플릭스가 수백만 명의 젊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친근하면서, 유튜브에 대한 경쟁력도 있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트럼프는 틱톡을 “미국이 일부 소유하기를 원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즉, 새로운 투자자가 앱을 매수하고 미국정부에 ‘절반’을 주는 대가로 ‘허가’를 받아 미국 내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제안이다. 물론 그런 일은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민간 기업에 지분을 인수하거나 강력한 디지털 미디어 회사를 소유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더욱이 중국 정부가 이를 승인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자신의 그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두고 볼 일이다.
